[뉴욕] 바클레이스(Barclays)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대형 기술주(이하 ‘빅테크’)가 다시 한 번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S&P 500(티커: SPX) 지수의 ‘수익성 엔진’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빅테크는 여전히 S&P 500의 핵심 수익 동력”이라며, 해당 그룹이 연간 실적 전망치 상향을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가 최근 발간한 ‘U.S. Equity Insights’ 노트에서 “빅테크는 계속해서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빅테크는 평균 12%의 어닝 서프라이즈(컨센서스 대비 초과 이익)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EPS(주당순이익) 27% 증가, 순이익률 190bp(1bp=0.01%p) 확대라는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FY25(2025 회계연도) EPS 컨센서스는 6월 한때 바클레이스 자체 전망치인 262달러 수준까지 내려갔으나, 이번 실적 시즌 이후 267달러로 되돌아왔다. 바클레이스는 “빅테크와 금융 섹터에서 나온 ‘비트 앤 레이즈(beat-and-raise)’가 상향 조정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 시즌 주요 지표
바클레이스는 지난주 금요일 기준 S&P 500 시가총액의 3분의 2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82%의 기업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장기 평균치(7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평균 어닝 서프라이즈 폭은 8.5%로, 특히 필수 소비재가 아닌 재량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 업종이 아마존(NASDAQ: AMZN)의 호실적에 힘입어 두드러졌다. 부동산·금융 업종도 상위권에 올랐다. 전체적으로 EPS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고, 매출은 5.3% 성장했다.
다만 바클레이스는 “빅테크를 제외한 S&P 500 순이익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둔화할 조짐”을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소재, 유틸리티, 헬스케어 업종은 2025년 예상 실적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밸류에이션과 시장 전망
현재 S&P 500은 향후 12개월 예상 EPS의 약 23배에 거래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적되지만, 바클레이스는 “금융과 빅테크에 대해 ‘컨스트럭티브(constructive)’한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빅테크의 NTM(Next Twelve Months) P/E는 약 29배로 “높긴 하지만 S&P 500 대비 프리미엄이 과도하지 않고, 연초 대비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낮아졌으며 EPS 전망은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9배라는 수치는 단순히 높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프리캐시플로·순이익률 측면에서 빅테크가 여전히 시장 평균을 상회한다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정당화될 수 있다.” —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 노트 중
전문가 해설: EPS·NTM이란?
EPS(주당순이익)는 기업의 순이익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주주가치 평가에 핵심적인 지표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실제 EPS가 시장 컨센서스를 초과할 때를 의미한다. NTM P/E는 향후 12개월간 예상 EPS를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이며, 미래 수익에 대한 시장의 기대 심리를 반영한다.
AI 열풍 vs. 경기 둔화 우려
빅테크의 실적 견인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인프라 투자 확대, 클라우드 수요 회복, 광고 플랫폼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드 데이터(소매판매·산업생산 등)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EPS 성장세가 빅테크와 일부 금융 대기업에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은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본 기자가 추가로 확인한 월가 의견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4% 안팎에서 고착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압력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다만 AI·클라우드 같은 장기 성장 스토리가 실적 모멘텀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고평가 논란’은 일정 부분 해소 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체크포인트
• 9~10월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FOMC 회의에서의 정책 금리 방향성
• 중국·유럽 제조업 경기 반등 여부
• 미국 대선 관련 정책 리스크 및 IT 규제 이슈
• AI 서버·반도체 공급망 병목 현상 가능성
이들 이벤트는 빅테크의 실적 가이던스와 멀티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바클레이스는 빅테크와 금융주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을 재차 권고했다. 빅테크 외 섹터의 실적 부진이 심화될 경우, 지수 단위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상대적 이익 성장률 관점에서 두 섹터가 여전히 ‘안전한 피난처’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