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방위예산 급증 앞두고 유럽 방산주 신규 커버리지 개시

바클레이스(Barclays)가 유럽 방산 기업 네 곳인 라인메탈(Rheinmetall), 헨솔트(Hensoldt), 레오나르도(Leonardo), 사브(Saab)에 대해 신규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예산 재편 속에서 방위 산업이 다시 우선순위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네 종목은 9일 오전 8시 35분(그리니치표준시) 기준으로 각각 0.9%에서 3.9% 사이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2025년 9월 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냉전 종식 이후 20년 넘게 투자 부족 상태에 놓여 있던 유럽이 이제 2030년대 후반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방위비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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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리지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5%를 ‘핵심 방위(core defence)’ 예산으로 배정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공식화했다.

바클레이스의 중앙 시나리오는 2035년 방위비 비중을 평균 3%로 상정하며, 특히 독일 예산의 실현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각 기업이 위치한 국가별 정책 환경과 생산·증산 능력(ramp-up capabilities)에 따라 집행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라인메탈에 대해서는 ‘오버웨이트(overweight)’를 부여하며, 독일 정부 방위 예산에 대한 높은 노출도(매출의 약 30%)를 바탕으로 단기 사이클(short-cycle)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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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이스는 라인메탈의 매출이 2030년 480억 유로에 달하고, 영업이익률은 2024년 15.2%에서 약 20%로 상승하며, 주당순이익(EPS)의 연복리 성장률이 3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라인메탈은 2030년대 중반까지 유럽 시장점유율 약 30%를 차지하며 2030~2035년 기간 연 7~8% 성장, 2030년 이전까지는 연 30%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됐다.

헨솔트는 ‘이퀄웨이트(equal weight)’ 등급을 받았으며, 레이더·광전자(Optronics)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해 수주잔고(backlog)가 2019년 이후 세 배로 확대돼 향후 3년 치 매출을 충당할 수준에 이르렀다.

브로커리지 측은 헨솔트의 EBITDA(세전·이자차감전 영업이익) 마진이 2030년 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익 성장률을 21%로 제시했다. 다만 장기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및 생산능력 확대 투자 필요성 때문에 단기 성장 가속화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레오나르도 역시 ‘이퀄웨이트’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항공우주, 방위, 사이버보안을 아우르는 포괄적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나, 유럽 방산 매출의 약 60%가 이탈리아와 영국 예산에 묶여 있어 동종업계 대비 성장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됐다.

바클레이스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지연 없이 진행된다는 가정 아래 2030년까지 연평균 11%의 이익 성장을 제시했다.

사브에 대해서는 ‘언더웨이트(underweight)’ 의견이 유지됐다. 틈새 방산 제품 수요는 늘겠지만, 회사 규모가 작고 급성장 중인 유럽 예산에 대한 노출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스웨덴·북유럽·발트 3국절대 금액 기준 예산 규모가 작고 이미 GDP 대비 3.5% 수준에 근접한 국가도 있어 추가 증액 여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애널리스트들은 사브의 항공기 사업부(Aeronautics)의 마진 압력과 전투기(Fighter Jet) 부문 강도 높은 경쟁을 핵심 리스크로 꼽았다.

올해 들어 방산주 전반은 강세를 보였다. 바클레이스 집계에 따르면 라인메탈이 184%, 헨솔트 162%, 사브 120%, 레오나르도 82%, 탈레스 62% 상승했다.

하향식이 아닌 바텀업(bottom-up) 모델링 결과, 라인메탈의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76억 유로를 크게 웃도는 95억 유로로 추정됐고, 헨솔트는 컨센서스 대비 13% 상회, 레오나르도는 대체로 일치, 사브는 16%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바클레이스는 오는 11월 진행되는 독일 방산 자본시장데이(German Capital Markets Days)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지목했다. 헨솔트는 11월 11일, 라인메탈은 11월 18일에 각각 2030년 실적 전망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행사에서 유럽 방위비 지출 전제와 기업별 시장점유율 가정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말까지 정보 흐름이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과 시사점
바클레이스는 고가시성(high visibility),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 마진 개선, 견조한 현금흐름 등 장기 펀더멘털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도, 집행 리스크와 국가별 예산 타임라인이 향후 수년간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용어 해설
‘오버웨이트’와 ‘언더웨이트’는 투자 의견으로서 시장 평균 대비 초과·부족 비중을 뜻한다. EPS는 주당순이익을, EBITDA는 세전·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또한 ‘슈퍼 사이클’은 특정 산업이 장기간 고성장을 이어가는 구간을 가리키는 경제학적 표현이다.

기자 해설
유럽 기업들이 방위 예산 급증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할 경우, 부품·소재·첨단 전자 분야의 중소기업에도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공급망 병목과 인력 부족 문제는 방산 업계 전반의 공통 과제인 만큼, 투자자들은 기업별 실행 역량과 정부의 실제 예산 집행률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