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글리포세이트 소송 충당금 12억 유로 추가 적립…연간 매출 전망 상향

독일 제약·화학 대기업인 바이엘 AG가 2025회계연도 상반기 의약품 부문 호조를 바탕으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고, 제초제 ‘라운드업(Roundup)’ 관련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소송에 대비해 추가 충당금 12억 유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엘은 이번 충당금을 포함해 총 17억 유로 규모의 소송 관련 비용을 회계에 반영했다. 회사 측은 “복합적인 소송 환경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잠재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바이엘의 2025년 2분기 그룹 매출은 약 107억 유로를 기록했다. 주당 순익(EPS·희석 전 기준)은 1.23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금융 비용 감소와 낮은 세금 부담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바이엘 재무팀은 “영업 효율성 제고가 이익률 개선으로 직결됐다”*고 밝혔다.


상향된 2025년 가이던스

바이엘은 연간 그룹 매출 전망치를 종전 450억~470억 유로에서 460억~480억 유로로 높였다. 또한 특별항목 제외 EBITDA(이익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가이던스를 97억~102억 유로로 상향(종전 95억~100억 유로)했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코어 EPS) 역시 4.80~5.30 유로로 상향됐다(이전 4.50~5.00 유로). 자유현금흐름(FCF) 가이던스는 15억~25억 유로, 순차입금은 310억~320억 유로 범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통화 변동·지정학적 리스크

바이엘은 유로 강세에 따라 연간 매출이 약 20억 유로, EBITDA가 약 5억 유로, 코어 EPS가 약 0.35 유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순차입금에는 12억 유로의 긍정적 환산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회사는 미·중 관세 갈등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재무적 영향은 이미 실적 가이던스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8월 6일 세부 실적 공개

바이엘은 2025년 8월 6일 2분기 상세 실적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의약품 부문 신약 파이프라인, 농업솔루션 부문의 가격 전략, 그리고 소송 비용 추이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 해설: 글리포세이트 & 라운드업 분쟁

글리포세이트는 잡초의 단백질 합성을 방해해 말라 죽게 만드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비선택성 제초제 성분이다. 몬샌토(2018년 바이엘이 인수)가 개발·판매한 ‘라운드업’ 제품에 포함돼 왔으며, 2015년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한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소송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발암 인과관계에 대한 과학적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진단하지만, 바이엘은 잠재적 배상·합의금을 위해 수년째 막대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전망 및 기자 관전평

바이엘은 의약품 부문의 블록버스터 후보 물질과 농업 부문의 디지털 농업 플랫폼 확장을 성장 모멘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라운드업 소송이 여전히 “미해결 리스크“로 남아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충당금 규모가 향후에도 추가 확대될지 여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유럽계 투자은행 일부는 EBITDA 가이던스 상향을 긍정적으로 해석함과 동시에, 신사업 분할·매각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재부상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본 기자는 단기적으로는 가이던스 상향이 투자심리를 지지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송 리스크 관리와 혁신 파이프라인 상업화 속도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특히 신약 특허 만료(LOE, Loss of Exclusivity) 및 농업 부문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은 향후 수익성과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 주: 바이엘이 제시한 모든 수치는 특별언급이 없는 한 지속사업 기준, IFRS(국제회계기준)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