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증권사 바이애드(Baird Equity Research)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N.V., 이하 ST) 주가에 대해 보다 낙관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바이애드는 최신 보고서에서 종전 ‘중립(Neutral)’이던 투자의견을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23에서 $50으로 두 배 이상 높였다. 이는 2025년 7월 21일 종가 32.81달러 대비 52%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애드는 이번 목표주가 산정 근거로 2027년 GAAP 기준 주당순이익(EPS) 예비치 3달러에 17배의 밸류에이션(과거 5년 평균과 동일)을 적용했다. 회사의 매출·이익 모멘텀 회복, 실리콘카바이드(SiC) 사업 반등, 그리고 신제품 내 부품 탑재 비중 확대가 핵심 동력으로 꼽혔다.
바이애드는 2025년 하반기와 2026년에 대한 자체 추정치를 상향했다. 특히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총이익률(Gross Margin) 개선에 주목했다. 올해 2분기에는 연초 반도체 공장(Fab) 셧다운으로 인한 수율(yield) 회복 지연 탓에 170bp(1.70%p) 가량의 이익률 부담이 있었으나, 4분기까지는 해당 요인이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300mm 웨이퍼 전환 가속···설비투자 부담은 완화
ST는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300mm(12인치) 웨이퍼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300mm 웨이퍼는 기존 200mm 대비 면적이 1.8배 이상 넓어, 동일 공정·시간 내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총 출하량 중 42%가 300mm 라인에서 나왔으며, 2027년에는 57%까지 비중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ST는 이미 고급 마이크로컨트롤러(마이컴)에 300mm 웨이퍼를 적용 중이며, 차기 단계로 아날로그 제품군까지 이전할 계획” – 바이애드 리서치 노트
이와 동시에 설비투자(Capex) 비중도 낮아질 전망이다. 바이애드는 2025~2027년 Capex를 매출 대비 15% 수준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2020~2024년 평균 21%보다 6%p 낮다. “완전히 새로운 생산 캐파(Capacity) 확충보다는 기존 라인의 300mm 전환이 중심이라 감가상각비가 줄어드는 ‘디프리시에이션 테일윈드(Depreciation Tailwind)’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수요 사이클 회복 시동…산업·자동차 부문 저점 통과
업황 측면에서도 회복 신호가 감지된다. 산업(Industrial) 부문 매출은 고점 대비 64%, 자동차(Automotive) 부문은 47% 빠진 뒤 내년 1분기에 바닥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재고(normalization) 정상화와 전년동기 대비 쉬워진 기저효과(Easy Comparison)가 맞물리면서 실적 반등이 전망된다.
스마트폰 부문도 긍정적이다. 바이애드는 “하반기 스마트폰 신모델에서 칩 ‘내용물(콘텐츠) 확대’ 효과로 수억 달러의 매출 추가가 가능하다”고 봤다.
SiC(실리콘카바이드) 사업, 中 전기차 JV 효과로 반등
SiC는 고전압·고효율 특성이 뛰어나 전기차(EV) 파워트레인과 고속충전 인버터에 최적화된 소재다. ST는 중국 산안옵토일렉트로닉스(Sanan Optoelectronics)와 합작사(JV)를 설립해 SiC 웨이퍼·디바이스를 공급 중이며, BYD·지리(Geely) 등 차세대 중국 EV 플랫폼에 탑재가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테슬라(NASDAQ:TSLA)향 SiC 점유율은 올해 초부터 50% 초반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1분기 저점을 기록했던 SiC 부문 매출은 이미 반등 국면이라고 바이애드는 진단했다.
데이터센터·위성 통신 분야로 범용성 확대
ST는 전력 반도체(SiC, GaN)와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앞세워 엣지 AI(Edge AI) 서버, 데이터센터 전원(Power) 솔루션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위성 분야에서는 스페이스X(SpaceX)에 단일 공급처(Sole Source)로 부품을 제공 중이며, 올해 하반기 두 번째 고객사의 양산 램프업도 계획돼 있다.
이처럼 산업·모빌리티·통신 등 다각화된 고객 포트폴리오는 ‘경기 방어적 성격’을 강화한다. 글로벌 경기 변동성·지리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에서도 실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바이애드의 분석이다.
리스크 요인 및 밸류에이션
다만 보고서는 환율 변동, 소비 수요 재둔화, 유통 재고 과잉 등을 리스크로 꼽았다. 실제로 4월 이후 일부 소비재 지표에서는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또한 유통 채널 재고가 여전히 평년 대비 높다는 점도 향후 실적 변동성 가능성을 남겨둔다.
ST는 2024 회계연도 GAAP EPS 1.66달러, 2025년 0.80달러(저점) 후 2026년 1.60달러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주가수익비율(PER)은 2025년 41.0배, 2026년 20.5배 수준이다. 바이애드는 “현재 주가가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투자 매력을 강조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국내외 반도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300mm 전환 효과와 SiC 사업 구조적 성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300mm 전환은 생산 효율 극대화뿐만 아니라, 동일 설비 기준 감가상각비 절감으로 장기 수익성에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SiC 역시 전기차 침투율 상승과 충전 인프라 고출력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2027년 이후에도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SiC는 장기적으로 실리콘(Si)을 대체할 차세대 전력 반도체로서, ST의 기술·공급망 우위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의 근거” – 국내 증권사 반도체 담당 연구원
결과적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① 총이익률 회복 속도, ② SiC·300mm 전환 진행률, ③ 전기차·데이터센터 수요 지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이러한 요소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바이애드 제시 목표주가 달성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