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키스캠’ 영상 여파… Astronomer CEO 앤디 바이런 전격 사임

【기업 거버넌스 이슈】 미국 데이터·AI 플랫폼 업체 Astronomer Inc.의 최고경영자(CEO) 앤디 바이런(Andy Byron)이 자사의 ‘행동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사임했다.

2025년 7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링크드인(LinkedIn) 공식 계정을 통해 “리더들은 행동과 책임의 기준을 세워야 하지만, 최근 해당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바이런 CEO는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가 이를 즉시 수락했다. 전날(19일) 그는 직무 정지 상태에 놓였으며, 최고제품책임자(CPO) 피트 디조이(Pete DeJoy)임시 CEO를 맡는다.

발단은 7월 17일(수) 미국 매사추세츠주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드플레이(Coldplay) 콘서트였다. 관객석을 비추는 ‘키스캠’(kiss cam) 화면에 바이런 CEO와 함께 포착된 인물은 회사 Chief People Officer(최고인사책임자) 크리스틴 캐벗(Kristin Cabot)이었다.

‘키스캠’은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에서 관객석의 연인을 찾아 스크린에 비추는 대중 참여 이벤트다. 영상 속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있었으며, 이는 부적절한 ‘canoodling’※ — 연인 간 애정 행각을 뜻하는 구어으로 해석됐다. 바이런에게는 배우자가 따로 있음이 알려지면서 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회사 대변인은 “영상에 찍힌 직원은 두 사람뿐”이라고 확인했으나, 캐벗 CPO의 고용 상태에 대해선 언급을 거부했다.

영상이 전광판에 송출되자 바이런 CEO는 몸을 숙여 화면 밖으로 사라졌고, 캐벗 CPO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돌아섰다. 이를 본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은 “둘이 불륜 관계이거나, 아니면 몹시 수줍은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농담을 건넸다.

이후 ‘인터넷 탐정’으로 불리는 온라인 사용자들이 SNS 프로필을 통해 해당 인물들을 신속히 확인했고, 회사도 이들의 신원을 공식 인정했다.


【전문가 시각】 기업 평판 리스크 확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스타트업·테크 기업에서 리더십 행동 규범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사내 연애·윤리 규정과 관련해 명문화된 가이드라인이 있더라도, 대중적 이미지 훼손이 발생하면 곧바로 CEO직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바이럴 리스크’가 극대화되는 SNS 시대에는 기업 평판개인 행동에 따라 실시간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내부 통제 시스템뿐 아니라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전담 조직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한편, Astronomer Inc.아파치 에어플로우(Apache Airflow) 기반 데이터 파이프라인 자동화 솔루션으로 잘 알려져 있다. 회사는 2023년 시리즈 C 라운드에서 2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며 유니콘 반열에 오른 바 있어, 이번 CEO 사임이 향후 기업가치 및 투자자 신뢰에 미칠 파장을 주목해야 한다.

“리더는 조직의 문화를 대변한다. 개인의 사생활이라 할지라도, 공공장소에서의 부적절한 행위는 조직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 ― 미국 기업윤리연구소(ECI) 관계자

【용어 브리핑】canoodling’은 영어권에서 공공장소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행위를 은밀하게 표현하는 구어적 단어다. 한국어로는 ‘부적절한 애정 행각’ 정도로 번역된다.

현재 Astronomer Inc. 이사회는 조사 절차와 별도로 조직 안정화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피트 디조이 임시 CEO 체제 하에서 단기적 의사 결정 속도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