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대기업 바이두(Baidu)가 인공지능(AI) 칩 자회사인 쿤룬신(Kunlunxin)을 분사해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사는 이번 분사와 상장이 쿤룬신의 독립적 성장 잠재력을 부각하고, 섹터 특화 투자자 유치 및 자금 조달 옵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장 세부 사항(공모 규모·구조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상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2026년 1월 2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두는 금요일 보도자료를 통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으나, 제공된 자료에서는 공모 규모와 구체적 구조는 미정이라고 명시했다. 회사는 또한 이번 결정이 규제 당국의 승인, 특히 중국 증권감독당국의 허가를 필요로 하며 스핀오프가 반드시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두는 쿤룬신 지분 약 59%를 보유하고 있다.
쿤룬신의 위치와 역할
2012년 설립된 쿤룬신은 바이두의 ‘풀스택 AI’ 전략에서 핵심적인 하드웨어 축으로 자리 잡았다. 바이두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용 AI 칩의 주요 구매자이자, 쿤룬신을 통해 칩을 자체 설계하는 기업이다. 쿤룬신은 바이두 내부 사용뿐 아니라 외부 고객으로의 판매를 확대해온 점이 특징이며,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에서 실용성과 보급성 측면에서 널리 사용되는 AI 칩 제조사로 평가받는다.
“시장에서는 쿤룬신을 중국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널리 쓰이는 AI 칩 중 하나로 본다.”
— 브래디 왕(Brady Wang),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연구원(Associate Director)
재무·수주 실적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쿤룬신의 지난해 매출은 35억 위안(약 5억 달러)을 웃돌며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 매출 비중은 2025년에 전체의 절반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쿤룬신은 지난해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차이나모바일(China Mobile) 공급업체들로부터 10억 위안 이상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차이나모바일도 쿤룬신의 최근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으며, 해당 라운드는 20억 위안 이상을 조달하고 쿤룬신의 기업 가치를 약 210억 위안으로 평가했다는 보도가 있다.
산업 및 지정학적 배경
이번 상장 추진은 미·중 기술 갈등 심화 속에서 이뤄진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AI 기업의 최첨단 칩 접근에 대해 서로 다른 제약을 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캘리포니아 기반 엔비디아(Nvidia)의 첨단 AI 칩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해 왔다. 반면 베이징(중국 정부)은 국내 기업의 칩 도입을 장려하고 공공 자금을 수십억 위안 단위로 동원해 반도체 자급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 다른 AI 칩 업체와의 관계
시장에서는 쿤룬신이 엔비디아 칩 의존도를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나 완전한 대체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의 브래디 왕은 쿤룬신 칩이 추론(inference) 작업과 같은 이전이 쉬운 워크로드에 가장 적합하며, 특히 정부·통신사·국영 클라우드 사용자처럼 안정적 공급과 비용이 성능보다 중요한 고객군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베이징은 단일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화웨이(Huawei) 어센드(Ascend), 캠브리콘(Cambricon), 알리바바(Alibaba) 등 여러 기업과 함께 국내 AI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적 강점
브래디 왕은 쿤룬신의 주요 강점으로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꼽았다. 그는 “쿤룬신은 폐쇄형 시스템으로 사용자를 강제하지 않고, 일반적인 AI 프레임워크와 잘 작동해 엔비디아 기반 환경에서 워크로드를 이전하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이러한 호환성은 기업 고객이 기존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자국산 칩을 도입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용어 설명 — ‘추론(inference)’과 AI 프레임워크
AI 분야에서 ‘추론(inference)’은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실제 데이터에 적용해 예측·판단을 수행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학습(training)에 비해 계산 자원이 덜 필요하고 구현이 단순한 편이라 다양한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 가능하다. AI 프레임워크는 텐서플로우(TensorFlow)나 파이토치(PyTorch)와 같이 AI 모델 개발·운영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환경을 말하며, 칩 설계사가 이러한 프레임워크와의 호환성을 확보하면 고객이 기존 소프트웨어를 변경하지 않고 하드웨어만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상장 의미와 향후 영향
바이두는 공시에서 쿤룬신의 분사가 경영 인센티브를 성과와 연계하고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분석가들은 쿤룬신의 상장이 중국 내 AI 칩 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를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고 평가한다. 예컨대 JP모건(JPMorgan) 애널리스트들은 쿤룬신의 칩 판매가 2026년에 60% 증가가 아니라 6배로 늘어나 8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는 현재 수주·매출 흐름이 지속될 경우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제시된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보면, 쿤룬신의 상장은 투자자들에게 중국 내 반도체·AI 하드웨어 섹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바이두의 지분 보유 구조상 주요 주주가 유지되는 가운데 자금 조달과 기업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 첨단 제조 역량의 한계, 글로벌 공급망 제약 등은 투자 리스크로 지적된다. 특히 고성능 AI 연산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점은 단기적 퍼포먼스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장 기업의 주가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 동향
최근 수개월 동안 중국 내 여러 반도체 업체들도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모어쓰레드(Moore Threads)와 바이런(Biren Technology) 등은 상하이·홍콩 등에서 상장을 추진하며 자금 조달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화 정책과 민간 기업의 상장을 통한 기술 투자 확대가 맞물려 촉발된 현상으로 해석된다.
결론 — 실용적 접근과 장기적 과제
종합하면, 바이두의 쿤룬신 스핀오프 및 홍콩 상장 추진은 국내 AI 칩 생태계 강화와 자금 조달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쿤룬신은 소프트웨어 호환성과 실용성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특정 워크로드와 고객군에서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고급 제조 역량과 최상위 성능 면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고, 규제·정책 변수도 크기 때문에 투자자는 상장 후 실적, 수주 잔고, 기술 로드맵, 규제 리스크 등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