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대장주 실적 쇼크] 바이두(홍콩: 9888, 나스닥: BIDU) 주가가 22일 홍콩 증시에서 장중 3% 급락하며 84.60홍콩달러까지 밀렸다. 해당 종목은 항셍지수(HSI)의 하락폭 0.3% 가운데 가장 큰 비중으로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검색·AI 선도 기업 바이두는 2분기 매출 327억1,000만위안(약 45억6,000만달러)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329억2,000만위안)을 소폭 하회했다.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339억3,000만위안) 대비 3.6% 감소해 성장 정체 우려가 커졌다.
주당순이익(EPS)은 13.58위안으로 예상치 13.33위안을 근소하게 상회했지만, 매출 감소와 투자 효율성 논란이 겹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해소되지 못했다. 특히 핵심 사업인 디지털 광고 부문 매출이 2분기에 15% 급감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 AI 투자 확대와 수익성 간극
바이두는 최근 2년간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전략을 펼쳐 왔다. 대표적으로 자사 생성형 AI 챗봇 ‘어니(ERNIE) 봇’을 고도화하고, AI 클라우드 인프라 증설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2분기 클라우드·AI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음에도, 광고 부문의 추락세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바이두 최고경영자(CEO) 로빈 리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당사는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으며, AI 수익화는 점진적·신중한 접근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AI 서비스가 단기간 내 의미 있는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해, 단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 미·중 반도체 갈등이 만든 ‘칩 리스크’
AI 칩 공급망 역시 바이두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중국 정부는 미국 엔비디아(Nvidia)·AMD가 설계·제조한 고성능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화웨이 등 국산 반도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향후 바이두가 최적화된 AI 하드웨어 확보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엔비디아 A100·H100 같은 첨단 GPU 수급이 제한될 경우, 바이두의 대규모 파라미터 모델 학습 속도와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산업계에서는 “국산 칩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력 효율·생태계 호환성 측면에서 글로벌 톱티어 대비 격차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 용어 풀이
컨센서스(Consensus)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평균·중앙값 등으로 집계한 예측치를 뜻한다. EPS(Earnings Per Share)는 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이미지·영상 처리에 특화된 병렬 연산 장치이나,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또한, 광고 매출은 바이두 검색·피드·영상 플랫폼에 노출되는 디지털 광고 수익을 의미하며, 클라우드 매출은 기업 고객에게 제공되는 IaaS·PaaS·SaaS 기반 서비스와 AI 솔루션 수익을 포함한다.
■ 시장 반응과 전망
증권가에서는 “바이두가 AI 생태계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으나, 예상보다 더딘 수익화 속도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광고 경기 회복과 AI 플랫폼 상용화가 맞물려야만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의 거시경제 부양책 여부도 디지털 광고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 홍콩계 자산운용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클라우드 부문 성장률 27%는 고무적이지만, 주가 재평가에는 최소 디지털 광고 매출 반등과 AI 솔루션 국내외 수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결론적으로, 바이두가 대규모 AI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을 흡수하고, 광고·클라우드의 동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과 주가 방향성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시장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 속에서 기업의 수익화 로드맵 구체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