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나스닥: BIDU)가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광고 매출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다. 미국 예탁주(ADR)는 프리마켓에서 약 2%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이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바이두는 4월~6월 기간 총 327억1,000만 위안(약 45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이는 LSEG1 컨센서스(327억6,000만 위안)에 근접했으나 5,000만 위안 가량 못 미친 수치다.
주력인 검색광고 부문 매출은 16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검색광고가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이 기업들의 광고비 축소로 직결됐음을 보여준다. 반면 AI 클라우드·자동차 SW 등 비광고 부문 매출은 34% 증가해 성장 잠재력을 재확인했다.
광고 시장 약세의 배경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고용 부진·소비 위축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기업들은 원가 절감과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조정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광고 지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검색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온 바이두에겐 구조적인 도전 과제다.
“광고주는 ROI(투자 대비 수익)를 면밀히 따져 예산을 집행하고 있으며, 시장이 확실히 회복세로 돌아선다는 신호가 포착될 때까지 지출을 보수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 업계 관계자
AI 클라우드가 보여준 성장 동력
비(非)온라인 광고 부문 매출은 강력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34% 증가했다. 특히 바이두의 ‘어폴로(Apollo)’ 자율주행 플랫폼과 ‘어윈(Ernie)’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 클라우드 서비스가 높은 수요를 이끌었다. 기업 및 지방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과정에서 AI 인프라 수요가 늘어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비광고 매출의 절대 규모는 여전히 광고 비즈니스를 완전히 대체하기엔 부족하다. 따라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광고 회복과 AI 확장이라는 ‘투 트랙 전략’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투자자 관점에서 본 주요 체크포인트
① 프리마켓(pre-market) 거래: 정규장 개장 전 이뤄지는 시간외 거래로, 실적 발표 직후 주가에 선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바이두 ADR이 2% 하락했다는 것은 단기 실망 매물이 나왔음을 시사한다.
②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 리피니티브(Refinitiv)를 보유한 글로벌 금융정보 플랫폼으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제공한다.
③ USD-CNY 환율: 기사 기준 1달러=7.1784위안. 위안화 약세가 외화 표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
전문가 시각
본 기자는 광고 매출 침체가 연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중국 GDP 성장률과 소비자심리지수를 종합하면, 광고 수요는 2026년 초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AI와 클라우드 부문의 높은 성장률은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비광고 사업 비중이 50%에 근접하는 시점이 도래하면, 기업 가치(Valuation)가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① 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 강화, ②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안, ③ 경쟁사(알리바바·텐센트)와의 AI 인력·GPU 확보 경쟁 등이 꼽힌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AI 굴기’ 정책이 지속 지원될 경우, 바이두는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며 수익 다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일정 및 체크리스트
• 2025년 11월 예정인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광고 매출 추세 반전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 AI 클라우드 부문의 GMV(거래총액) 공개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 자율주행 택시 ‘Apollo Go’의 운영 도시 확대 계획이 구체화될 경우, 장기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다.
1 LSEG : 구 Reuters‧Refinitiv 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하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