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FCC)가 CBS 뉴스 등 주요 언론사에 대해 진행 중인 편집 관련 조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요구가 연방 상원에서 제기됐다.
2025년 7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Chuck Schumer) 의원과 에드워드 마키(Ed Markey) 의원은 같은 날 브렌던 카(Brendan Carr) FC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FCC가 정파적 공격을 중단하고, 독립 보도를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조사의 배경
현재 FCC는 2024년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제기한 문제 제기를 근거로, CBS 탐사보도 프로그램 ‘60 Minutes’에서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 인터뷰가 “선택적으로 편집됐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CBS가 편파 편집을 통해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의 저울추를 기울였다”며 200억 달러 규모의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슈머·마키 의원은 서한에서 “FCC가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폭스뉴스(Fox News)가 2024년 6월 트럼프 인터뷰 중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기밀자료 공개 이슈를 선택적으로 편집했다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폭스의 편집은 시청자에게 트럼프가 무조건 공개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FCC의 최근 조치와 논란
올해 1월 카 위원장은 전임 위원장 시절 기각됐던 관련 민원을 재개했다. 민원 대상은 ‘60 Minutes’ 외에도 월트디즈니(Disney) 산하 ABC 뉴스의 2024년 대선 토론 진행 방식, 그리고 NBC가 선거 직전 해리스 후보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시킨 결정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 접수된 필라델피아 폭스TV 방송국 면허 갱신 반려 청원은 재검토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정치적 편향”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의원들의 요구
슈머·마키 의원은 서한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FCC는 CBS든 폭스든 어떠한 언론사도 조사하거나 압박해서는 안 된다. 편집권은 언론 자유의 핵심이며, 정부 간섭 대상이 아니다.”
두 의원은 FCC가 특정 방송사 라이선스 승인이나 합병 심사 과정에서 정치적 잣대를 적용할 경우, 헌법상 표현·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CBS·파라마운트의 입장과 이해관계
CBS 모회사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은 이달 초, 트럼프 측 200억 달러 소송을 1,600만 달러에 합의했다. 합의금은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 건립 기금”에 투입될 예정이다.
동시에 파라마운트는 84억 달러 규모의 스카이댄스 미디어(Skydance Media)와의 합병 건에 대해 FCC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CBS는 “해리스 인터뷰 편집은 규정 위반이 아니며, FCC를 상시 검열 기관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라며 민원 기각을 요구했다.
용어 설명 및 맥락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는 미국 방송·통신 정책과 주파수 관리, 방송 면허 부여를 관장하는 독립 정부기관이다. 언론 자유 보장을 위해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며, 방송사 면허·합병 심사 과정에서 영향력이 막대하다.
‘선택적 편집(Selective Editing)’은 인터뷰나 영상에서 특정 발언·맥락만 추려내 보도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인터뷰 취지를 왜곡하거나, 특정 인상을 강하게 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는 미국 NBC가 매주 방영하는 코미디 쇼다. 대선 기간 후보가 출연할 경우, 선거법상 공정성 논란이 잦다.
전망과 시사점
FCC가 조사 지속 여부를 어떻게 결정하느냐는 언론사 합병 승인, 방송 면허 갱신 등 향후 미디어 산업 규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브렌던 카 위원장을 압박함에 따라, FCC의 정치적 독립성 논쟁은 더욱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선과 연계된 방송 편집 논쟁은 표현의 자유와 선거 공정성이라는 두 핵심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인 만큼, 추후 판례와 규제 가이드라인에 큰 선례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