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의 결정적 승리 1년을 맞아 공약 이행 성과를 부각하는 기념 메시지를 준비했으나, 민주당의 오프이어(비정기) 선거 연승에 직면하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됐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날 일련의 결과를 두고 유권자들의 물가·생활비 불만 표출이 선거 지형을 흔든 것으로 평가하며 대응책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원래 수요일(현지시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1주년 성과를 강조하는 ‘약속 이행’ 홍보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주의 선거에서 민주당이 연승을 거두면서 기조를 수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번 결과를 드문 패배로 인식하며 원인 분석과 메시지 재정비를 병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미 역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을 민주당 탓으로 돌리며 이것이 공화당의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상원 규칙 변경을 촉구해 자신의 의제를 보다 쉽게 통과시키자고 압박했으며, 이번 선거에 본인의 이름이 직접 올라 있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거리두기도 시도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결과가 공화당에 좋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이례적으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수요일 이른 아침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확히 1년 전 우리는 그 크고 아름다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어젯밤은 승리로 예상되지는 않았다. 공화당에 좋은 밤이었다고 보지 않는다.”
“그게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밤이었고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뉴저지, 뉴욕, 버지니아에서의 민주당 승리는 생활비 상승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표심으로 연결됐음을 보여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공화당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메시지를 어떻게 재정렬할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특히 화요일 선거는 뉴욕 시장에 오른 조흐란 맘다니(34)의 등장을 전국 정치 무대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뉴요커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하곤 했지만, 맘다니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분류된다. 그의 대중적 메시지와 유권자 소통 능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악해 온 포퓰리즘적 호소력을 잠식할 잠재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뉴저지와 버지니아에서는 투표한 유권자의 약 3분의 2가 미국이 가는 방향에 대해 불만 또는 분노를 표시했다고 답했다. 그들 중 75% 이상이 민주당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신의 가계 재정상태가 제자리걸음이거나 후퇴하고 있다고 답한 유권자 다수도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
백악관의 대응은 분명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중간선거로 향하는 메시지의 초점을 ‘구매가능성(affordability)’, 즉 생활비 부담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를 상대로 성공적으로 구사했던 프레임과 동일하다.
“우리가 어떻게 이겼는지를 유권자들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그들의 지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비용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외 현안보다 국내 현안 집중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관세가 물가를 낮추는 데 실효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5일간의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으며, 최근 수개월 동안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중재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왔다.
공화당 전략가 존 피어리: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을 구하려 애쓰는 동안, 그를 이 자리에 보낸 사람들을 잊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형편은 그다지 좋지 않다. 국내 정치적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
한편 부통령 JD 밴스는 수요일, 민주당 성향이 강한 주에서의 몇 차례 선거 결과에 과잉반응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그는 공화당이 경제에 레이저처럼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국내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 이 나라에서 괜찮은 삶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2026년과 그 이후 우리가 최종적으로 평가받을 기준이다.” (플랫폼 X 게시글)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중재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수요일 마이애미 경제 콘퍼런스에서 공화당의 선거 패배 언급은 최소화했다. 그는 약 1시간의 연설을 시작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중대한 선거 승리”로 집권 1주년을 상기시키고, 미국이 자신을 백악관에 다시 앉힘으로써 ‘주권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어젯밤 우리는 뉴욕에서 약간의 주권을 잃었다. 하지만 우리가 처리할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 (조흐란 맘다니 승리를 겨냥한 발언)
용어 설명배경 이해
– 오프이어(Off-year) 선거: 연방 대선이나 중간선거가 없는 해에 치러지는 주·지방 선거를 의미한다. 전국적 관심이 덜한 듯 보이지만, 향후 국가 정치 지형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해석되곤 한다.
–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 의회가 제때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정부 기능이 부분 또는 전면 중단되는 상황을 말한다.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은 서비스 축소와 경제적 불확실성을 심화시켜 정치적 책임 공방을 촉발한다.
– 관세(Tariff): 수입품에 부과하는 국경세로, 특정 산업 보호와 협상 지렛대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업 비용 전가를 통해 소비자 물가를 높일 수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 민주적 사회주의자: 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보편적 사회복지와 경제적 형평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정치 성향을 가리킨다. 미국 정치에서 진보적 정책의 외연 확장과 맞물려 논쟁을 촉발해 왔다.
분석·전망객관적 관찰에 기반한 평가
이번 민주당의 오프이어 승리는 ‘생활비’라는 단일 이슈가 광범위한 동원 효과를 발휘했음을 시사한다. 뉴저지와 버지니아에서 국가 진로에 대한 불만·분노를 표한 유권자 가운데 75%+가 민주당을 선택했다는 점은, 단순한 정당 충성도를 넘어 경제 체감이 투표를 지배했음을 보여준다. 백악관이 ‘구매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정치적 타당성을 갖는다. 반면, 공화당 내부에서도 지적되듯 대외 어젠다 과부하는 생활비·주거·의료 등 일상경제 이슈의 메시지 파워를 희석시킬 위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국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며 외교·안보 아젠다에 투입한 정치적 자본은, 물가 안정이라는 유권자 기대와 상충할 때 정치적 비용을 낳는다. 존 피어리의 지적대로, ‘국내 현안 집중’은 공화당의 필수 교정 과제다. JD 밴스 부통령이 “과잉반응하지 말라”면서도 경제 중심 전략을 재확인한 것은 내부 컨센서스가 비용·가격 안정에 맞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조흐란 맘다니의 부상은 포퓰리즘 경쟁의 지형을 바꾸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독점해온 대중적 감성의 접속 통로에, 생활비 해결과 사회적 안전망을 결합한 진보적 포퓰리즘 메시지가 균열을 낼 여지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에서 주권을 조금 잃었다”는 농담 섞인 촌평은, 뉴욕 정치가 향후 전국 정치의 상징적 전장으로 재부상할 수 있음을 함축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결과는 2026년 중간선거로 가는 길목에서 경제 프레이밍의 중요성을 재확인해준다. 공화당이 생활비 완화에 대해 측정 가능한 성과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가격·가계 중심 메시지가 스윙 유권자를 다시 끌어당길 공산이 크다. 반대로, 백악관과 공화당이 국내정책 전환과 정치적 실행력을 증명할 경우, 오프이어 컨센서스는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 핵심은 유권자의 지갑이며, 누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생활비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