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 PCAOB 오랜 내부 인사 조지 보틱을 감사감독기구 수장으로 임명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공개기업 회계감독위원회(PCAOB)(Public Company Accounting Oversight Board)의 오랜 내부 인사인 조지 보틱(George Botic)을 새 의장 대행으로 발탁했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SEC는 전주 민주당 성향의 기존 의장을 해임한 뒤, 보틱 이사를 24일(현지 시각)부로 감독기구의 최고 책임자(Acting Chair)에 공식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PCAOB는 2002년 엔론·월드컴 사태 등 대형 회계 스캔들 이후 미국 의회가 설립한 비영리 기관이다. "감사(Audit)는 재무정보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최후 보루"라는 인식 아래, 이 기구는 상장사의 외부감사인을 등록·감독하고 국제 감사 기준을 제정·집행한다.


“SEC 및 모든 PCAOB 임직원과 함께 우리 조직의 사명을 완수하게 돼 영광이다.” — 조지 보틱

보틱은 2023년 10월 PCAOB 이사로 선임되기 전부터 20여 년간 내부 감사·검사·정책 부문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공인회계사(CPA) 자격을 보유한 그는 리더십·현장경험·제도 이해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 인사는 에리카 윌리엄스(Erica Williams) 전 의장이 SEC의 해임 요구를 받고 물러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단행됐다. 윌리엄스는 2022년 1월부터 PCAOB를 이끌어 왔으며, 임기 중 적극적인 규제 강화로 투자자 보호를 강조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권 변화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올해 초 공화당이 워싱턴 권력을 장악하면서 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의장은 PCAOB 조직·예산 축소를 시사해 왔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2025년 초 "감독 기능을 SEC로 완전 이관하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의회 통과에는 실패했다.

지금은 PCAOB를 약화시킬 때가 아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회계 부정·분식회계 위험이 높아진다.” — 에리카 윌리엄스 前 의장

윌리엄스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경제가 위축되면 실적 부풀리기나 회계 조작이 빈번해진다“며 감독공백 우려를 강하게 제기했다. 실제로 사베인스-옥슬리법(SOX) 체계가 도입된 2000년대 초반 이후에도 경기 침체기마다 회계 부정 사건이 반복돼 왔다.


보틱 체제의 과제와 전망

전문가들은 ① 해외 감사법인 검사 공조, ②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감사 기준, ③ 인공지능(AI)·데이터 분석 감사기법 도입 등을 최대 과제로 꼽는다. 특히 중국 상장사 감사자료 접근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PCAOB 규정에 따르면 의장 대행은 1년 이내 상·하원 인준을 거쳐 정식 의장으로 임명될 수 있다. SEC는 “독립적·객관적 감독 체계를 유지하겠다”며 시장 안정 메시지를 내놨다.

용어 해설: PCAOB는 한국의 감사원과 달리 민간·비영리 형태로 운영되며, 상장사 외부감사를 직접 검사한다. 사베인스-옥슬리법은 회계 투명성을 강화한 미국 연방법으로, 우리나라의 외부감사법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보틱이 "정치적 압력과 독립성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향후 PCAOB의 영향력과 국제 공조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