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1월 워싱턴 D.C. 인근 상공에서 발생한 미 육군 블랙호크(Black Hawk) 헬리콥터와 아메리칸항공 지역노선 여객기 충돌사고에 대한 공식 조사 청문회 일정을 확정했다. 당시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67명이 사망한 가운데, NTSB는 사건의 기술·제도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세부 청문 절차를 공개했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NTSB는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워싱턴 D.C. 본부에서 3일간의 대면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위원회는 수천 쪽에 달하는 조사 기록을 일반에 공개하며, 관계자 증언·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핵심 쟁점을 집중 해부할 계획이다.
조사 초점은 특히 육군 헬기 탑재 에어 데이터 시스템(Air Data System)과 고도계(Altimeter)의 작동 여부·정확성이다. 해당 장비는 항공기의 속도·고도·기압을 실시간 측정해 조종석 계기로 전달하는 ‘비행의 눈’ 역할을 하며, 오작동 시 충돌 경보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FAA 감독 체계도 도마 위에 올라
NTSB는 또한 연방항공청(FAA)이 담당하는 워싱턴 공역 관리·관제 업무의 적정성도 면밀히 점검한다. 특히 사고 당일 관제탑 교신 절차·레이더 모니터링·비상 대응 프로토콜이 규정대로 이행됐는지, 관제사 인력과 장비가 충분했는지 여부가 질문 리스트에 포함됐다.
FAA는 미 전역의 공역을 관할하는 연방기관으로, 민간뿐 아니라 군용 항공기의 특정 구역 운항을 승인·조정한다. 이번 사고가 군·민간 복합 공역에서 발생한 만큼, 전문가들은 두 기관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헬기 자체의 기술적 결함뿐 아니라, 복잡한 D.C. 공역에서 벌어지는 군·민 협조 체계 전반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 항공안전전문가 인터뷰*
용어 해설: 에어 데이터 시스템·고도계란 무엇인가
에어 데이터 시스템(ADS)은 기체 외부의 공기 압력·온도·밀도를 감지해 풍향·풍속·대기압·실속 경고 등 핵심 비행 데이터를 계산한다. 이 값이 오차 범위를 벗어나면 자동조종·경보장치가 부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다.
또한 고도계(Altimeter)는 조종사가 현재 고도와 지상과의 상대 거리를 파악하는 필수 장비다. 특히 야간·악천후 비행 시 시계 외부가 제한되기 때문에, 고도계가 제공하는 정밀 고도 정보 없이는 안전 비행이 불가능하다.
NTSB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서 헬기의 고도계가 과도한 편차를 보였다는 예비 분석 결과가 있어, 장비 결함·정비 이력·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록 전반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 기자 시각: 조사 결과가 갖는 함의
본지 분석에 따르면, D.C. 상공은 군 훈련·VIP 경호·상업 운항이 중첩되는 고위험 구역으로, 이번 청문회는 ‘다중 기관 공역 관리’의 미비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이는 향후 FAA가 군용 항공기 비행 계획 사전 통보 의무를 강화하거나, 민간·군 공동 관제센터 모델을 확대하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항공 시장 관점에서, 아메리칸항공을 비롯한 대형 항공사들은 안전 투자 확대·보험료 상승·운항 스케줄 재조정 등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투자자들은 NTSB 최종 보고서에서 제시될 권고 사항이 항공·방산 업체의 주문량과 기술개발 방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
*주: 인용된 전문가는 청문회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 자문위원으로, 발언은 사건 사실 확인을 위한 참고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