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C, 티켓마스터·라이브네이션 ‘불법 티켓 리셀 관행’으로 제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티켓 판매 공룡에 칼을 빼들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티켓마스터(Ticketmaster)와 모회사 라이브네이션 엔터테인먼트(Live Nation Entertainment)를 상대로 ‘불법적인 티켓 재판매(리셀) 관행’을 이유로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번 소송에는 플로리다·일리노이·버지니아 등 7개 주(州)가 공동 원고로 참여해 파급력이 크다.

2025년 9월 18일, C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FTC는 티켓마스터와 라이브네이션이 암표상(스캘퍼)들과 ‘묵시적 공모’를 통해 시장을 교란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치해 왔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두 회사가 암표상들에게 티켓을 불법적으로 대량 구매할 수 있도록 묵인해 수익 극대화를 도모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FTC 소장 인용 “티켓마스터와 라이브네이션의 불법 행위는 예술가들이 평균적 미국 가정의 소득 수준에 맞춰 합리적인 티켓 가격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좌절시켜, 팬들에게 해마다 수백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과한다.”


주요 쟁점 1│‘미끼 상품(bait) & 스위치’ 의혹

FTC는 두 회사가 온라인 광고 단계에서 낮은 가격을 제시한 뒤 결제 직전에 각종 수수료를 얹어 총액을 인상하는 ‘bait and switch(미끼 상품→가격 바꾸기)’ 전략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티켓 구매 한도를 초과한 암표상 거래를 고의로 방조해 ‘Better Online Ticket Sales Act(봇·매크로를 활용한 티켓 구매를 금지한 2016년 연방법)’도 위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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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쟁점 2│‘트리플 디핑’ 구조

FTC에 따르면 티켓마스터는 ① 1차 시장의 브로커(암표상), ② 2차 시장의 브로커, ③ 2차 시장의 최종 소비자 모두에게 수수료를 부과해 ‘3중 수익(triple dipping)’ 구조를 구축했다. 그 결과 2019~2024년 재판매 티켓으로만 37억 달러(약 5조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지배력과 소비자 피해

FTC는 티켓마스터가 미국 주요 콘서트·스포츠 경기장 티켓팅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소비자들이 해당 플랫폼에서 총 82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아티스트 양측 모두 금전적 손실과 시장 선택권 침해를 겪었다는 것이 위원회의 판단이다.

앤드루 퍼거슨(Andrew Ferguson) FTC 위원장은 보도자료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대중문화 공연은 국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야구 경기를 보러 가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는데 ‘팔·다리 값을 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가·업계 반응

소송 소식이 전해진 뒤 라이브네이션 주가는 장중 약 2% 하락했다. 티켓마스터·라이브네이션 측은 “현재로선 공식 입장이 없다”며 질의에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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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규제 동향

영국에서도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방식이 문제로 지목됐다. 이 가격 책정 방식은 수요 변동에 따라 실시간으로 티켓 값을 조정하는 시스템으로,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Oasis) 재결합 공연 예매 때 적용돼 조사를 받고 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 용어 설명: 항공권·호텔 요금과 유사하게, 알고리즘이 시장 수요·공급·구매 속도 등을 분석해 시세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기술적 효율성을 내세우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예측 불가능성·비투명성 문제가 제기된다.

美 법무부와의 중복 소송

2024년 5월 미 법무부(DOJ)도 티켓마스터·라이브네이션의 독점력 남용(antitrust) 혐의로 분할 명령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2022년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Eras Tour’ 예매 대란 이후 확대된 대규모 조사의 연장선이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증권·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들은 FTC와 DOJ가 ‘이중 규제 공세’에 나서면서 미국 공연·티켓팅 시장의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법원이 FTC·DOJ의 손을 들어줄 경우, 티켓마스터는 플랫폼 수수료 체계를 전면 재설계하거나 자산 매각·구조 분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티켓마스터가 대체 인프라의 부재를 이유로 ‘소비자 편의 훼손’ 프레임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소송전은 독점 규제 강화 흐름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효율성 간 균형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일정: FTC와 각 주정부는 연방지방법원에서 배심원 재판(jury trial)을 요청했으며, 첫 심리는 2026년 상반기로 예고됐다. 라이브네이션 측이 조정(settlement)에 나설지, 완전 항소전을 선택할지는 업계의 최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