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체중감량제 라벨의 ‘자살 위험’ 경고문 삭제 요청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GLP-1 기반 체중감량제의 라벨에서 자살 관념(자살생각) 및 관련 행동 위험에 대한 경고문을 삭제하도록 제약사들에 요청했다. 이번 조치는 노보 노디스크의 웨고비(Wegovy)와 삭센다(Saxenda), 일라이 릴리의 제프바운드(Zepbound) 등 주요 의약품을 포함한다.

2026년 1월 1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FDA는 자사의 추가 검토 결과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와 자살 생각 혹은 행동 간의 연관성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라벨 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요청은 노보의 기존 체중감량제인 삭센다까지 포함한다.

FDA는 원래 승인 당시 라벨에 포함됐던 해당 경고문들이 과거 체중감량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연구된 다양한 구형 약물들에서 관찰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FDA의 이번 조치는 급성장 중인 이 약물군에 대한 중요한 안전성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할 가능성이 있다. GLP-1 계열 약물은 체중감량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지방간(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수면무호흡 등 체중과 관련된 다양한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이 확대되거나 실제 처방이 늘고 있어 규제 불확실성은 상업적·임상적 확장에 큰 장애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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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는 플라시보(가짜약) 대비 무작위대조 확증 임상시험을 추가로 분석했으며, 그 결과 GLP-1 약물을 복용한 환자에서 플라시보군보다 자살 생각이나 행동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고, 불안, 우울, 과민성 또는 정신병(psychosis) 등 다른 정신과적 부작용도 유의미한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국이 검토한 자료는 총 91건의 임상시험에 걸쳐 107,910명의 환자를 포함했으며, 이 중 60,338명은 GLP-1 약물을 투여받았고 47,572명은 플라시보를 투여받았다. 이러한 대규모 임상 데이터 풀(pool) 분석이 라벨 변경 요청의 근거가 됐다.

한편, 로이터가 2023년에 미국의 이상반응 보고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한 결과, 2010년 이후 해당 계열 또는 유사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로부터 265건의 자살 생각 또는 자살 관련 행동 보고가 접수된 바 있다. 그러나 FDA의 추가 검토 결과는 이러한 개별 보고 사례들이 전체 안전성 프로파일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작용 기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GLP-1 계열 약물은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며,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모방하여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발한다. 노보의 삭센다(Saxenda)는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성분를, 웨고비(Wegovy)는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성분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고, 일라이 릴리의 Zepbound는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성분를 포함한다. 이러한 약물은 당뇨병 치료에서 출발하여 체중감량제로 널리 사용되면서 적응증 확대 논의가 활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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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의약품 규제기관도 2024년 중 유사한 예비 결론을 내린 바 있으나 당시 FDA는 데이터의 제한성 때문에 작은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번에는 추가적인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참고로 EU의 해당 약물 라벨에는 원래부터 이러한 자살 관련 경고문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임상·시장·법적 영향 분석

전문가들과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FDA의 라벨 경고 삭제 요청이 다음과 같은 실무적·금융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제약사들의 임상시험 설계 및 적응증 확대 시나리오가 보다 공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심혈관 질환·지방간·수면무호흡 등 체중감량 이상의 적응증으로의 확대는 제품 수요와 매출 성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투자자 관점에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등 관련 기업의 주가 변동성은 단기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기관투자가들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지고,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처방 증가와 매출 확대는 비용 구조(예: 제조비, 환급·보험 적용 여부), 경쟁 제품의 등장, 각국의 보건보험급여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셋째, 법적·소송 리스크 측면에서는 이번 라벨 변경 요청이 소송에서의 방어 논리를 강화할 수 있다. 반면, 시판 후(real-world) 이상반응 보고는 언제든지 누적될 수 있으므로 포괄적인 감독과 지속적 감시(포스트마케팅 서베일런스)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에서 규제·회사·임상 현장의 감시 활동은 유지될 전망이다.

시장 수요 측면에서는 라벨의 경고문 제거가 처방의사와 환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처방 건수 증가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그러나 가격 민감도, 보험 적용 범위, 공급망 상황, 경쟁 제품의 가격 및 효능 차별화가 최종 시장 점유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문가 코멘트(업계·분석가 관점)

업계 관계자와 자문 분석가들은 “대규모 임상 데이터의 분석 결과가 규제 당국의 입장을 변화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포스트마케팅 단계에서의 모니터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의료 전문가들은 임상현장에서의 관찰 데이터(real-world evidence)가 임상시험에서 포착되지 않는 드문 이상반응을 드러낼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환자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종합하면, 이번 FDA의 라벨 경고 삭제 요청은 GLP-1 계열 약물의 안전성 인식 개선과 적응증 확대에 우호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처방·급여·가격 정책 및 장기 안전성 데이터에 따라 실제 임상적·경제적 파급효과는 점진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