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자문위, 오츠카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병용치료제 효능 부정 의견 10대1로 채택

미국 식품의약국(FDA) 독립 자문위원회오츠카 파마슈티컬(Otsuka Pharmaceutical)의 항정신병제 ‘브렉시피프라졸(brexpiprazole)’비아트리스(Viatris)의 항우울제 ‘졸로프트(Zoloft, 성분명 설트랄린)’ 병용요법에 대해 ‘성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025년 7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자문위 위원 11명 가운데 10명이 ‘이 병용요법의 효능을 확인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으며, 단 1명만이 긍정표를 던졌다. 이는 규제당국이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리기 전 반드시 참고하는 공식 권고로, 실질적으로 시장 출시 가능성에 큰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렉시피프라졸‧졸로프트 병용요법은 PTSD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투약군 대비 위약군(placebo)보다 증상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결과가 일부 도출돼 왔다. 이번 투표에서도 “일관되지 않은 시험 결과와 제한적 치료 효과”가 핵심 반대 근거로 제시됐다.

PTSD와 치료제 개발 현황

PTSD는 전쟁, 자연재해, 학대 등 극도의 스트레스 사건 뒤에 불안‧수면 장애‧회피 행동 등을 장기간 유발하는 정신질환이다.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에 따르면 미 성인 인구의 약 4%가 질환을 앓고 있으며, 재향군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환자들은 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나 인지행동치료(CBT)를 받아왔으나, 완치율은 여전히 낮아 ‘미충족 수요(unmet need)’가 매우 크다.

약물 프로파일: 브렉시피프라졸·졸로프트

브렉시피프라졸은 도파민 D2‧세로토닌 5-HT1A 수용체 부분작용제로, 조현병과 주요 우울장애 보조치료제로 2015년 FDA 승인을 받았다. 졸로프트(설트랄린)는 1991년 승인된 대표적인 SSRI 항우울제로, 우울증‧공황장애 등에 널리 처방된다.

두 약물을 함께 투여하면 세로토닌 및 도파민 조절을 통해 PTSD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지만, 이번 자문위 평가는 해당 기전이 임상적으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규제 과정과 향후 시나리오

FDA는 자문위 권고를 의무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으나, 통상 90% 이상의 사례에서 동일한 결정을 내려왔다. 오츠카와 비아트리스는 추가 데이터 제출 또는 추가 임상시험 설계를 통해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지만, 승인 일정이 수년 단위로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적 함의

오츠카는 정신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브렉시피프라졸 적응증 확대를 추진해 왔으며, 이번 부정적 의견이 매출 성장 전략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비아트리스 역시 특허만료 이후 졸로프트 매출 감소를 만회할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양사 모두 장기 R&D 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 해설: ‘효능 입증’ 허들

임상통계 전문가들은 “PTSD는 증상 변동 폭이 크고 위약반응(placebo response)이 높아, 약물효과를 통계적으로 포착하기가 특히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다수 제약사가 당초 계획했던 적응증 확장에 실패해 왔으며, 환자 수요 대비 승인된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한 회사의 실패를 넘어, 정신질환 약물개발 전반이 맞닥뜨린 구조적 도전을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용어 설명
브렉시피프라졸: 성분명은 ‘brexpiprazole’로, 조현병 및 주요 우울장애 보조치료제로 2015년 첫 허가를 받았다. ‘아빌리파이’(aripiprazole)를 개발한 오츠카가 후속으로 선보인 약물이다.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약자로, 충격적 사건 이후 플래시백·불면·과각성 등 증상이 지속되는 정신질환을 의미한다.
자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 FDA가 의약품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전, 외부 전문가로부터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독립적 의견을 받기 위해 설치한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