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바이오젠 ‘스핀라자’ 고용량 제형 승인 불허…추가 자료 요구

바이오젠(Biogen)이 희귀 유전 질환 치료제로 개발한 고용량 ‘스핀라자(Spinraza)’ 제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2025년 9월 23일, 로이터 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FDA는 바이오젠에 ‘완전 응답 서한(Complete Response Letter)’을 보내 제제(製劑)‧제조‧품질관리(CMC)1 모듈 개정이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FDA는 임상 데이터 자체에 결함은 없다고 밝혔지만, 업데이트된 기술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허가를 보류했다.


스핀라자는 2016년 최초 승인 이후 2024년 글로벌 매출 15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해 바이오젠의 두 번째로 큰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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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결과이지만, SMA 환자에게 고용량 요법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다.” — 프리야 싱할(Priya Singhal) 바이오젠 개발책임자

SMA(척수성 근위축증)SMN1 유전자 변이로 발생해 근육 위축과 운동신경 세포 퇴화를 초래하는 희귀 질환이다. 스핀라자는 척수 강내 주사로 투여돼 운동신경 생존에 필수적인 SMN 단백질 발현을 증강한다.


고용량 요법의 투여 방식

일본에서는 이미 승인된 고용량 스핀라자 요법은 50㎎ 적재(Loading) 용량을 14일 간격으로 두 차례 투여한 뒤, 4개월마다 28㎎을 유지(maintenance) 투여한다. 이는 현 표준용량 12㎎ 투여보다 약 2~4배 높은 수준이다.

중간·후기 임상시험에서 고용량 제형은 투약받지 않은 영아에 비해 운동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유럽의약품청(EMA)과 기타 규제당국에서도 심사 중이다.


경쟁 구도 심화

바이오젠은 노바티스(Novartis)1회 투여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로슈(Roche)경구제 ‘에브리스디(Evrysdi)’로부터 거센 경쟁에 직면해 있다. 두 치료제 모두 투여 편의성과 접근성 면에서 우위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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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FDA가 임상적 유효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음에도 CMC 요건을 들어 승인을 보류한 만큼, 바이오젠이 “자료 보완 후 신속 재신청” 방침을 밝힌 것은 투자자 신뢰 유지 차원에서 필수적 조치라고 분석한다.


바이오젠의 향후 과제와 전망

대표 품목인 스핀라자가 매출 2위 제품인 만큼, 고용량 승인 지연은 매출 성장세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오젠은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로부터 전 세계 권리를 라이선스받아 개발·제조·상업화 중이다.

전문적 시각에서 보면, CMC 보완은 일반적으로 분석 방법 검증, 원료·완제품 사양(Specification), 제조공정 밸리데이션 등 기술적 사항을 포함한다. 따라서 임상 재시험이 불필요하다면 6~12개월 내 재심사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다만 이미 신규 환자 유입을 흡수 중인 경쟁 치료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점유율 회복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보험급여 정책 변화와 환자·의료진 선호도도 변수로 작용한다.


1 CMC(화학·제조·품질 관리): 신약 허가 시 제형 구성, 제조 공정, 품질 시험법 등을 포함한 기술 문서. 안정적인 제품 일관성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