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로켓 파마슈티컬스(Rocket Pharmaceuticals, NASDAQ: RCKT)의 중간 단계 임상시험에 내려졌던 임상 보류(clinical hold) 조치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사망 사례로 중단됐던 연구를 수 개월 만에 재개할 수 있게 됐다.
2025년 8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FDA는 5월 환자 사망 이후 중단됐던 ‘RP-A501’ 임상 2상(중간 단계) 시험을 개선된 전처치 요법과 감량한 투여 용량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재개되는 시험에서는 C3 단백질 억제제를 예방적 목적으로 투약하지 않기로 했다. C3 단백질은 선천 면역계의 핵심 요소로, 억제제 투약 시 감염 위험 감소라는 장점이 있으나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Capillary Leak Syndrome, CLS)과 같은 드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5월 사망 환자는 CLS로 심부전과 다장기 부전을 겪은 끝에 사망했으며, 당시 두 명의 환자가 C3 억제제를 투여받은 것으로 보고됐다.
임상 재설계: 투여량 50% 감량·환자 간 간격 4주
새로운 프로토콜에 따라 3명의 환자가 최소 4주 간격으로 순차 투여를 받는다. 투여 용량은 1/2 수준으로 낮춰, 전(前)임상 및 초기 1상 데이터에서 확인된 안정성 프로파일을 활용했다. 회사는 “
감량된 용량에서도 치료 유효성이 기대된다
”고 밝혔다.
단온병(Danon disease)은 LAMP2 유전자 결핍으로 발생하는 희귀 X연관 신경·근육 질환이다. 남성에게서 중증도가 훨씬 높고, 심근증·골격근 약화·지적 장애가 주요 증상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2024년 기준 환자 수가 1,000명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RP-A501은 AAV9 벡터를 이용해 정상 LAMP2B 유전자를 심근세포에 전달한다. 목표는 단 한 번의 정맥 내 주사로 결손 단백을 지속 발현시켜 근본적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시장의 즉각적 반응
FDA 결정이 알려진 20일(현지시간) 오전, 로켓 파마슈티컬스 주가는 30% 이상 급등했다. CLS 사망 사고 이후 두 달 반 동안 약세였던 주가가 단숨에 반등한 것인데, 이는 투자자들이 규제 리스크 해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상 보류(Clinical Hold)는 FDA가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신약 시험을 일시 중지시키는 절차다. 해제되려면 업체가 보완 시험 설계·안전 관리 방안을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해제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며, 긴 경우 수년에 걸쳐 프로젝트가 지연되기도 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유전자 치료제의 용량 독성(dose-related toxicity)은 업계 전반의 과제로, 고용량 AAV 투여 시 면역반응·간독성 등이 문제가 된다. 로켓 파마슈티컬스가 ‘저용량·고효능’ 전략을 선택한 것은 최근 규제 기관이 강조하는 ‘안전성 우선’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임상 재개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3명이라는 소규모 코호트가 충분한 효능 지표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뿐만 아니라, 희귀 X연관 질환 특성상 여성 환자에 대한 추가 검증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 추적에서 면역 지속성·유전자 발현 지속 기간을 규명해야 한다는 점이 향후 허가 관문이 될 전망이다.
용어 설명
①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Capillary Leak Syndrome): 혈관 내액이 조직으로 빠져나가 저혈압·부종·장기 부전을 일으키는 희귀 부작용이다. CAR-T, 고용량 면역글로불린 치료 등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② C3 억제제: 선천 면역계의 보체(Complement) 경로 가운데 C3 단계를 차단해 염증을 억제하는 약물군이다. 감염 위험 완화에 이점이 있지만, 내피 세포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③ AAV9 벡터: 아데노-관련 바이러스 9형을 운반체로 활용하는 유전자 전달 기술이다. 심근·뇌·근육으로의 높은 조직 특이성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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