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로이터]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뉴욕권 3대 공항 가운데 하나인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의 항공편 감축 조치를 2026년 10월까지 연장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FAA는 항공 관제 인력 부족과 지속적인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시행해 온 슬롯(이·착륙 허가) 축소 정책을 추가로 1년 연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배경: 만성적 관제사 부족·혼잡 해소가 핵심
FAA는 지난 5월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공항의 운항 편수를 2025년 말까지 줄이겠다고 명령한 바 있다. 이는 유나이티드항공의 허브 공항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연·결항 사태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수백 편의 항공기가 꼬리를 물고 지연되면서 노후화된 미국 항공관제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FAA는 “이번 감편 정책의 목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유지하면서도 인력·장비 문제로 인한 지연을 최소화해 뉴어크 입·출항 과정을 원활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FAA 관계자는 “지속적인 낮은 인력 충원율과 훈련 성공률 부진이 뉴욕 TRACON(N90) 관제소의 고질적 문제”라며 “일시적이지만 불가피한 감편이 장기적으로 혼잡 완화와 안전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용어 해설
TRACON은 Terminal Radar Approach Control의 약자로, 공항 반경 약 80km 내 항공기의 접근·이륙을 담당하는 관제 시설을 뜻한다. 뉴욕 TRACON은 미국에서 가장 바쁜 관제소 가운데 하나로 ‘N90’이라는 식별 코드로도 불린다.
FAA는 2024년 7월 말, 뉴욕 TRACON 소속 관제사 17명을 필라델피아로 전보 조치했다. 이 결정은 인력 부족과 동시에 4월·5월 두 차례 발생한 통신 장애 이후 안전사고 ‘근접충돌’ 위기가 높아졌다는 점이 작용했다.
감편 범위와 기간
FAA는 이미 지난해 7월, 뉴욕권 3개 공항(라과디아·JFK·뉴어크)에 적용하던 최소 슬롯 유지 의무 면제를 2026년 10월까지 연장한 바 있다. 이번 뉴어크 공항 단독 조치는 그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구체적인 감축 비율과 시간대별 운항 허용 편수는 추후 관보 공고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FAA는 목표 대비 약 3,500명의 관제사가 부족하다. 인력 공백으로 인해 다수 시설에서 주 6일 근무 및 의무 초과근무가 이어지면서 노동 강도가 상승했고, 근접 충돌 사고가 연이어 보고돼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감독·감사 움직임
지난달 미 교통부 감사관실(OIG)은 FAA가 2024년 단행한 관제사 재배치 결정과 뉴욕권 공역 혼잡 해소 효과를 점검하겠다며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뉴어크 관제 공역에서 4~5월 두 차례 발생한 통신 장애로 항공기 안전거리가 일시적으로 확보되지 못했던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항공 정책 전문가들은 감편 연장이 단기적으로는 지연을 줄이더라도, 근본 해결책은 관제사 채용 및 교육 시스템 개편과 차세대 관제 장비 투자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뉴욕권은 공역이 복잡하고 국제선 비중이 높아, 작은 변수에도 전체 동부 해안 항공 네트워크에 연쇄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본 기자는 Air Traffic Management(ATM) 분야의 장기적 안정성을 위해 FAA가 디지털 타워 및 AI 기반 교통예측 시스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기존 인력 중심 구조만으로는 대규모 국제공항 3곳이 밀집한 뉴욕권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항공사 역시 운항 스케줄을 보수적으로 편성하고, 실시간 지연 정보 공유 플랫폼을 확대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규모 결항 사태가 항공사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가 늘면서, 업계 내부에서도 공급 과잉보다 안정 운항이 중장기 수익성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향후 일정
FAA는 이번 제안을 연방 관보(Federal Register)에 게시하고, 3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결정을 공표할 예정이다. 2026년 10월 이후 운항 정책은 향후 인력 충원 성과와 기술 도입 속도, 뉴욕권 공역 수요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립된다.
한편, 항공 여행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번 뉴어크 감편이 다른 허브 공항의 슬롯 배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FAA와 협력해 여객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여객 수요 회복세가 꺾이지 않는 한 공급 조정 과정에서 이용자 불편이 일정 부분 불가피할 것임을 인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