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PI 안정에 9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 96%…달러지수 하락

달러화가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96%로 높아진 가운데 약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43% 하락했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의 금리 정책 전망 변화가 외환·금융 시장 전반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발표된 7월 CPI는 전월 대비 +0.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와 거의 일치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7%로 6월과 동일했으며,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였던 +2.8%보다는 소폭 낮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1%로 집계됐다. 이들 수치는 올해 초 기록한 팬데믹 이후 4.25년래 저점인 +2.3%(헤드라인)·+2.8%(근원)에서 다소 반등한 수준이다.

CPI는 소비 단계의 물가 변동을 측정해 통화정책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주별 선물 금리(Federal Funds Futures)는 이를 근거로 연준의 향후 회의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가격에 반영하는 파생상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CPI가 ‘악재 없는 무난한 결과’로 해석되며, 9월 16~17일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이 96%로 상승했다. 다음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은 58%로 반영됐다.

다만 물가 지표가 중립적이었음에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0.4bp 오른 4.289%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제롬 파월 의장을 상대로 연준 건물 공사와 관련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이 채권시장을 자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 축출 시도가 정치적 동기로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조치로 해석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관세(타리프) 이슈도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세 휴전 기한을 90일 연장했고, 지난주에는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생산 계획을 입증하면 예외를 인정하겠지만,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자제품에는 별도의 세금을 매기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대(對)인도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향후 1주일 이내에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같은 조치들이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한다.

유로/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0.52% 상승했다. 그러나 유럽 기업들은 미 관세 정책의 부정적 영향에 민감해 유로화 강세 폭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실질적 진전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억누른다.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스왑은 9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0.30%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은 미 관세 정책이 일본 수출 의존 경제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우려하며 엔화 강세를 제한하고 있다.

금·은 가격도 희비가 엇갈렸다. 12월물 금 선물은 -5.70달러(-0.17%) 하락한 반면, 9월물 은 선물은 +0.215달러(+0.57%)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 수입에는 관세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공급 우려가 완화된 것이 금 가격을 눌렀다. 동시에 10년물 수익률 상승도 금리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강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안전자산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금 ETF 보유량은 월요일 기준 2년 만에 최고치, 은 ETF는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DXY(달러 인덱스)는 유로(약 58%),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프랑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가중 평균한 지수다. 지수가 하락하면 달러가 약해졌음을 의미한다.


기자 해설·전망

최근 물가 둔화가 확실히 자리 잡는다면 연준은 ‘선제적 긴축 유지’에서 ‘보험성 인하’로 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재부과 움직임은 공급망 비용을 다시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 요소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통화·재정·통상 정책이 뒤엉킨 ‘정책 믹스’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안전·헤지 자산으로서 금과 고품질 채권에 대한 분산투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 본 기사는 원문을 기반으로 한 전문 번역·해설 기사이며,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다. 투자 판단에 따른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