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PI 둔화 호재에 S&P 500·나스닥 100 사상 최고치 마감

뉴욕 증시가 25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면서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79% 오른 5,381.21, 나스닥 100 지수는 1.04% 상승한 18,732.44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1.01% 올랐다. 동일 만기 E-미니(소형) 선물 가격도 S&P 500 선물이 0.74%·나스닥 선물이 1.00% 각각 상승했다.

2025년 10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0%로 집계돼 예상치(각각 0.4%, 3.1%)를 밑돌았다. 근원 CPI(식품·에너지 제외)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0%로 역시 예상(각각 0.3%, 3.1%)보다 낮았다. 투자자들은 이를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공간이 확대된 신호로 해석하며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했다.

다만 전년동월비 3.0%라는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지난 16개월 최고 수준과 동일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Fed 목표치(2.0%)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긴장을 완전히 해소하진 못했다.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0월 28~29일 회의에서 25bp(0.25%p) 추가 인하 가능성을 97%로 반영하고 있다.

주목

S&P 500 Chart

경기 지표 혼조…PMI 개선, 소비심리 악화

같은 날 발표된 10월 S&P 글로벌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2로 전월보다 0.2p 상승했으며, 서비스업 PMI도 55.2로 1.0p 올랐다. 두 지표 모두 시장 예상(제조업 52.0, 서비스업 53.5)보다 높아 미 경기 회복 탄력을 시사했다. 반면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10월 최종치는 53.6)는 전월 대비 1.4p 하락해 예상을 밑돌았다.

“타리프(관세)는 혁신을 억제하고 물가를 올리며 미국 노동자에게 해를 끼친다.” – 1987년 로널드 레이건 前 대통령 연설 중

전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온타리오주 정부가 공개한 위 인용문이 포함된 반(反)관세 광고를 문제 삼아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광고가 11월 5일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합법성 심리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하급심은 이미 “비상사태”를 근거로 한 트럼프식 상계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상태다.

온타리오주는 즉각 광고 집행을 중단했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준비되는 대로 재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오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11월 1일 마감 시한이 명시된 미·중 관세 담판이 재개될지 주목 중이다.

주목

정부 셧다운·실업 우려, 채권시장에 지지력 제공

4주째 이어지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 탓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 9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통계가 지연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약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 휴업에 들어가면서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01% 근처에서 3.997%로 소폭 하락했고, 기대 인플레이션(브레이크이븐)도 2.298%로 0.6bp 내려갔다.

반면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626%로 4.3bp 올랐고, 영국 길트금리는 4.432%로 0.8bp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0월 30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스왑시장에서 1% 수준에 불과하다.

Nasdaq Futures

‘매그니피센트 7’ 대체로 상승…테슬라 약세

대형 기술주 집합인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 테슬라가 3.4%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상승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엔비디아는 각각 2%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도 강세를 보였다. AMD와 마이크론은 각각 7%·5% 넘게 급등했고, 브로드컴·Arm홀딩스·램리서치도 2% 이상 올랐다. 인텔은 호실적과 긍정적 매출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0.3% 상승했다.

암호화폐 관련주도 호조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1%, 이더리움이 2.7% 오르면서 코인베이스가 JP모건의 투자의견 상향(중립→비중 확대)에 힘입어 9% 급등했다. 라이엇 플랫폼스와 마라 홀딩스도 각각 4.5%, 1.7% 올랐다.

개별 종목·실적

포드는 핵심 부품 공급업체 화재로 인한 차질에도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밝히며 12% 급등했다. 반면 금광업체 뉴몬트는 2026년 금 생산량이 2025년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6% 하락했다. 덱커스 아웃도어는 2026년 매출 전망 실망으로 15% 급락했다.

이밖에 10월 27일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Keurig Dr Pepper, 냉장고 제조사 월풀, 의료서비스 기업 유니버설 헬스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편입 기업 중 85%가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내고 있으나,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로 2년 만에 최저치가 예상된다. 매출 증가율도 5.9%로 2분기 6.4%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운영하는 주가지수 선물 가운데 표준계약의 5분의 1 규모로, 소액투자자도 접근하기 쉽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은 국채수익률과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 차이로 계산하는 시장 기대 물가상승률이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은 “9월 CPI 둔화는 미 연준의 ‘연착륙 시나리오’를 뒷받침하지만, 여전히 목표보다 1%p 높은 물가와 셧다운 장기화 위험, 트럼프발 무역 변수 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시장은 실적 시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기업별 옥석가리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