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크립토 주간’ 진통 끝에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통과 임박

워싱턴 D.C.—미국 하원이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규제 체계를 담은 핵심 암호화폐(crypto) 법안을 통과시킬 준비를 마쳤다.


2025년 7월 17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미국 달러에 고정(페깅)되는 디지털 토큰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첫 연방 차원의 명확한 감독 틀을 확립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이미 상원에서 합의가 이뤄졌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18일(현지시간)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법안이 제정되면 미국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암호화폐 관련 연방법이 탄생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기점으로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 시장이 본격적으로 접목될 것으로 전망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자들이 자금을 옮길 때 달러와 1대1 가치를 유지하며 수수료 부담을 크게 낮춰 준다”*1고 업계 전문가는 설명한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스테이블코인은 시가 변동이 심한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발행사가 보유한 준비자산을 기반으로 가치를 1달러로 고정하려는 디지털 토큰이다. 빠른 결제 속도와 저렴한 비용 덕분에 은행 송금의 대안으로 부각됐으며, 최근 몇 년간 거래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번 주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크립토 위크(crypto week)’라 명명한 2일간의 집중 심사가 진행됐으나, 보수 성향 의원들의 돌발 반대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회의에 회의자를 직접 불러 설득에 나섰다.

트럼프의 중재 이후에도 법안 처리 절차는 지연됐다. 16일 밤까지 약 9시간 동안 물밑 협상이 이어졌고, 그 결과 연방정부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조항이 국방비 지출법안에 삽입되는 타협이 도출됐다. 이는 정부가 개인 소비를 감시할 수 있다는 보수층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 추진하지 않겠다고 재차 확인해왔다.

법안 처리 전망
하원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안과 더불어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담은 별도 법안, CBDC 금지 조항을 포함한 국방비 지출법안 등 총 세 건을 같은 날 표결할 계획이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기자들에게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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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미칠 영향
업계는 미국의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기관투자가는 명확한 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청산 수단으로 도입할 환경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1: 스테이블코인의 대표 주자로는 테더(USDT), USD코인(USDC)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