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Select Committee on the Chinese Communist Party)가 2025년 7월 25일,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imited)의 홍콩 기업공개(IPO) 주관 역할과 관련해 JPMorgan Chase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과 Bank of America CEO 브라이언 모이니핸을 대상으로 의회 소환장(subpoena)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위원회는 두 은행이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불리는 CATL의 IPO 인수단(underwriting syndicate)에 참여한 경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자료 제출을 요구해 왔으나, 은행 측이 충분한 자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환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CATL과 중국 군부 연계 의혹
미국 정부는 1월 CATL을 ‘중국 인민해방군 지원 기업 목록’에 포함시키며, 해당 기업이 중국 군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CATL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이라는 시장적 위상과 더불어 국가 안보 차원의 리스크로 인식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CATL 측은 “군 관련 활동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위원회의 자료 요구와 은행들의 대응
위원회는 4월에 JPMorgan과 Bank of America에 공식 서한을 보내 IPO 인수 관련 내부 문건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위원회 설명에 따르면 Bank of America는 총 10건의 문서를 제출했으나 9건은 이미 공개된 자료였고, JPMorgan은 단 한 건의 공개 문서만 제출했다. 이에 따라 양사 CEO에게 8월 8일까지 추가 자료를 의회에 제출하라는 요구가 내려졌다.
Bank of America 대변인은 “위원회와 건설적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JPMorgan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정치적 배경과 파장
위원회 의장인 공화당 존 물러나(John Moolenaar) 하원의원은 올해 초부터 미국 대형 은행에 CATL IPO에서 손을 떼라고 압박해 왔다. 이는 미·중 간 무역, 기술, 사이버 보안, 지정학 전반에서 장기간 누적된 갈등이 금융 부문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 자본이 중국 군사력 강화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 — 존 물러나 위원장
IPO·언더라이팅 용어 설명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공개’로, 비상장사가 처음으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판매해 상장하는 절차다. 언더라이팅은 증권사가 발행 주식을 투자자에게 판매하기 전, 일정 물량을 인수하거나 판매를 보증하는 업무를 뜻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수수료와 시장 지위 확보를 위해 유망 기업의 IPO를 적극적으로 주관한다.
전문가 시각
이번 소환장은 월가 주요 은행이 중국 기업 딜을 추진할 때 정치·지정학 리스크를 정밀하게 따져야 함을 여실히 보여 준다. 만약 두 은행이 의회 조사에서 소극적 태도를 유지할 경우, 미국 내 평판 리스크(Reputational Risk)와 규제 리스크(Regulatory Risk)가 크게 불어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자료 제출 과정에서 중국과의 딜에 부정적 요소가 확인될 경우, 향후 중국 기업의 해외 자본 조달 창구가 좁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일정 및 시장 영향
위원회는 8월 8일까지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불응 시 의회 법적 절차를 통해 CEO 출석을 강제할 수 있다. 미 금융권에서는 “소환장 발부가 현실화된 이상, 은행들은 규제·정치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모든 문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투자 적격성 판단 요소로 부상했다”며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해외 IPO 참여 때 해당 리스크를 집중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중 긴장 속에서 금융 거래가 외교·안보 이슈와 얽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IPO 주관 논란을 넘어, 미국 기업과 자본이 해외 지정학 갈등의 최전선으로 소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