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해설] 웨인 콜(Wayne Cole) 기자는 “이번 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시장을 안도시켰다”고 전했다. 헤드라인 수치는 다소 강했으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산정에 반영되는 일부 세부 항목이 예상보다 억제돼 월간 0.2% 상승, 전년 대비 2.9%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물가 흐름 덕분에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다. 다만 파생시장에서 50bp 대폭 인하 가능성은 7%에 불과하다.
“노동시장 지표가 가파르게 식어 든 상황을 고려하면 50bp 시나리오가 논의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실제 결정이 25bp로 귀결되더라도 일부 위원들이 50bp를 주장하며 소수 의견을 낸다면 시장에는 ‘비둘기파’(dovish)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① 시장 기대: 5번의 연속 완화
선물시장에서 연방기금(FF) 금리는 12월까지 71bp, 2026년 7월까지는 125bp 인하될 것으로 가격에 반영됐다. 이는 다섯 차례 회의에서 매번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베팅과 같다. 기자는 “연준은 더 이상 제로금리 구간이 아니므로 복수의 목표금리 범위(4.25~4.50%) 대신 단일 지표금리로 복귀해 시장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채권시장은 이미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주 만에 약 20bp 떨어져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선제적 1회 인하’ 효과를 반영했다. 랠리를 유지하려면 제롬 파월 의장이 데이터에 따라 “연속적 완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
② 아시아 증시: AI 테마로 ‘들썩’
미국 차입 비용이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아시아 유동성을 자극했다. 일본 닛케이 225, 한국 KOSPI, 대만 가권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코스피는 이번 주에만 6% 가까이 급등했다. 중국 대형주 CSI300 지수도 2022년 초 고점을 회복했다. 베이징 정부가 ‘자본주의적 과잉’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AI·반도체 관련주로 집중된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③ 달러화: 메이저 통화 대비 선방
금리 하락에도 달러 인덱스는 주중 낙폭이 미미하다. 다만 군중이 덜 몰린 교차통화에서는 약세가 두드러진다. 호주달러(AUD)는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노르웨이크로네(NOK)는 2023년 초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두 통화 모두 한 달여 만에 달러 대비 금리 스프레드가 40bp 이상 호전된 점이 차트 돌파를 만들었다.
④ 주요 이벤트 캘린더
9월 13일(금)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일정은 다음과 같다.
•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 호세 루이스 에스크리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올리 렌 발언
• 영국 7월 국내총생산(GDP) 및 제조업 생산
• 유럽연합(EU)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최종치
• 미국 9월 소비자심리지수
⑤ 전문가 해설: 낯선 용어 풀이
• 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 표시 단위로 1bp는 0.01%p다. 25bp는 0.25%p에 해당한다.
• 근원 PCE: 개인소비지출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척도다.
• 비둘기파(Dovish): 통화 완화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나 인물을 뜻한다. 매파(Hawkish)의 반대 개념이다.
⑥ 기자의 시각
노동지표가 빠르게 식어가는 와중에도 물가가 안정된다면, 연준은 ‘속도 조절’을 고민하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선제적 신호를 주어야 한다. 1년 넘게 압박을 받았던 모기지 차주와 신흥국 자본 유입 경로를 고려하면, 연속 인하 시그널이 글로벌 리스크 프리미엄을 빠르게 낮출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시장이 125bp를 이미 선반영한 만큼, 파월 의장이 데이터 의존적 문구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단기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