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개장 상황]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 500지수(SPX)와 나스닥 100지수(IUXX)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같은 시각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선호가 뚜렷했다. 주요 지수의 강세는 금리 인하 기대와 장·단기 국채금리 동반 하락이 견인하고 있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현재의 정책금리는 경제에 과도하게 제약적”이라며 “기준금리를 최소 150bp, 많게는 175bp 낮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이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0.50%p)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연속적인 인하 사이클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4.25~4.50%)를 단번에 3%대 초중반으로 낮춰야 한다는 강경론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9월 25bp 인하 확률은 100%, 50bp 인하 확률도 1%로 소폭 상승했다. 연말까지는 총 63bp, 2026년 말까지는 총 133bp 인하가 반영돼 있다.
■ 국채시장 동향과 물가 지표
동일 시각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4bp 하락한 4.248%를 기록했다. 단기물인 2년물 수익률 역시 3.689%로 4.2bp 밀려 장단기 금리동반 하락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전날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로 예상치에 부합하자 안도했고, 핵심 CPI(근원물가)가 3.1%로 소폭 강세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해석이 우세했다.
시장 친숙도가 낮은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Break-even Inflation Rate)은 명목 국채금리에서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를 뺀 값으로, 향후 10년 평균 기대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지표다. 현재 2.387% 수준으로 사실상 변화가 없으며, 이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2% 목표에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통화 완화 기대를 지지한다.
■ 백악관‧통상 이벤트: 무역·관세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11월까지 90일 추가 연장했다. 그러나 반도체에 대한 100% 관세,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는 계획은 유지해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높아져 2024년 2.3% 대비 일곱 배 가까이 뛸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시장은 관세 정책의 추가 세부안과 16일 예정된 알래스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탐색적 만남(Feel-out meeting)
”이라며 낮아진 기대감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돌파구를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 주목할 경제지표·이벤트(현지 시각 기준)
14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예상 22만5천 건), 7월 생산자물가(PPI) 지수(총 +2.5% y/y, 근원 +2.9% y/y)가 공개된다. 15일에는 7월 소매판매(+0.5% m/m 예상)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62.0 예상)가 발표될 예정이며, 같은 날 7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보합으로 전망된다. 연준 관료들의 연설 스케줄과 주요 기업 실적 가이던스 역시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지목된다.
■ 기업 실적 및 종목별 움직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82%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한 현재 EPS(주당순이익)는 전년 대비 9.1% 증가로, 사전 전망치(+2.8%)를 훨씬 상회하며 4년 만에 최대 폭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 중 82%가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전 종목이 상승권에 있으며, 아마존과 테슬라가 1% 이상 오르며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반도체주도 강세다. AMD, Align Technologies, ON Semiconductor가 3% 이상 상승하며 반도체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기대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한편 한즈브랜즈(Hanesbrands)는 캐나다 의류업체 질단 액티브웨어(Gildan Activewear)의 약 22억 달러 규모 인수 공식화로 7% 추가 급등했다. 전날 28% 폭등에 이은 연속 랠리다. 질단 역시 -3.7% 조정 후 12% 급반등해 M&A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에 비해 킨더케어 러닝(KinderCare Learning)은 2분기 실적 부진과 연간 가이던스 하향 탓에 20% 넘게 급락했고, AI 소프트웨어 회사 C3.ai는 오펜하이머의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 하향에도 일시적 반등세를 보였다.
■ 전문가 해석 및 향후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CPI가 예상 수준에 머문 가운데 고용 둔화 → 임금 압력 완화 → 물가 안정 → 연준의 공격적 완화
로 이어지는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5~7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월평균 3만5천 명 증가에 그친 점은 노동시장 냉각을 확인시켰다. 다만 핵심 CPI가 여전히 3%대임을 감안하면, 연준이 50bp ‘빅컷’에 즉각 나설지 여부는 추후 PPI·PCE(개인소비지출물가)와 임금 지표를 통해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무역 갈등 재점화다. 연쇄 관세 인상은 기업 마진 축소, 소비자 물가 상방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세가 전면 시행될 경우 인플레이션 재가열과 달러 강세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제동을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9월 FOMC 결단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방향이 증시를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와 관세 정책이 엇갈리는 정책 혼조 양상을 보이며 위험·안전자산 간 자금쏠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정책금리는 과도하게 경직적이며, 기준금리는 최소 150bp, 최대 175bp 낮아져야 합니다.”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 용어 설명
• bp(basis point): 0.01%p를 뜻하는 채권시장의 단위다.
• ‘빅컷(Big Cut)’: 기준금리를 50bp 이상 대폭 인하하는 조치를 말한다.
• ‘매그니피센트 7’: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엔비디아·테슬라를 지칭하는 월가 신조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