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 시장 감시 시스템 운영비 조건부 인하 승인

워싱턴발(Reuters)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콘솔리데이티드 오딧 트레일(Consolidated Audit Trail, CAT)로 알려진 종합 시장 감시 시스템의 운영비를 “신속하고 실질적인 방식”으로 인하할 수 있도록 조건부로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EC는 이날 발표에서 최근 법원 결정에 따라 2023년에 채택됐던 기존 자금 조달 모델이 무효화된 뒤, 운영 참가자들이 CAT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SEC는 이번 조치 및 앞서 시행된 추가 절감 조치로 2025년 CAT 시스템 운용비가 기존 예상치(1억9,600만 달러) 대비 2,500만~2,700만 달러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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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한가

CAT는 2010년 5월 ‘플래시 크래시’ 발생 이후 2012년 SEC가 도입을 의무화한 전 거래 데이터 기록·추적 시스템이다. 모든 주문·체결 정보를 일원화해 규제 당국이 잠재적 조작, 시세 조종 및 시장 교란 행위를 탐지할 수 있게 한다. 월가 자체 규제기관인 금융산업규제국(FINRA)가 시스템 운영을 감독한다.

CAT가 무엇인가? CAT는 증권사·거래소·투자자 주문 데이터를 밀리초 단위로 취합·보관하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다. 제정 당시 최대 연간 운영비는 5,500만 달러로 추산됐지만, 2024년에는 2억4,8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방대한 데이터 처리량, 보안 강화, 그리고 초기 설계 미흡 등이 비용 폭증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핵심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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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의장 폴 앳킨스(Paul Atkins)는 “위원회와 CAT 운영 참가자 모두 끝없는 비용 증가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시스템 개편 및 비용 절감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앳킨스 의장은 2023년 채택된 ‘구매자·판매자·거래소 3자 균등 부담’ 모델이 보수적 진영과 업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음을 언급했다. 이후 2024년 7월 연방 항소법원은 SEC가 비용 배분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며 해당 모델을 ‘자의적이고 변덕적(arbitrary and capricious)’이라고 판결했다.


정책·규제 맥락

보수 싱크탱크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는 CAT 폐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SEC는 2025년 규제 일정에서 CAT 효율성 평가를 예고하며 폐지보다는 전면 개선 방침을 시사했다.

SEC는 두 해 전, 이미 투자자·거래소·중개업자에게 비용을 균등 배분하되, 거래소들에겐 그간 투자비용 수억 달러를 수년간 회수할 길을 열어주는 절충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번 법원 판결로 해당 방안은 백지화됐고, SEC는 신규 자금 조달 체계 및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병행 추진 중이다.

시장 반응과 전망 SEC의 공세적 비용 절감 정책은 업계의 장기적 재무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데이터 보호·사이버보안 강화 예산 확보라는 과제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보안 투자가 병행되지 않으면 비용 절감 효과가 규제 리스크 확대라는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결정은 월가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단기적으로 완화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재원 배분 방식 재설계, 데이터 처리·보관 표준 개선, 정보 누출 방지책 마련 등의 후속 과제 해결 없이는 ‘끝없는 비용 인상’ 우려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