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시장에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8월 16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1,000건 급증한 235,000건(계절 조정 기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약 세 달 만의 최대 증가폭이며, 직전 고점이었던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장 컨센서스였던 225,000건(로이터 설문조사 기준)을 1만 건 이상 상회했다.
로이터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업수당 청구 증가가 고용시장 약화를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번 데이터는 ‘초기(Initial) 청구’를 기준으로 한다. 초기 청구란 근로자가 처음 실업수당을 신청할 때 집계되는 지표로, 해고 흐름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이어서 발표된 ‘계속(Continuing) 청구’ 건수는 8월 9일로 끝난 주에 전주 대비 30,000건 늘어난 197만 2,000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계속 청구의 증가는 재고용 속도가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경제학자들은 1높아진 계속 청구 흐름이 소비자 심리 설문에 나타난 ‘일자리 찾기 어려움’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한다. 일부 전문가는 “이 같은 추세라면 7월 4.2%였던 실업률이 8월 4.3%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반적인 고용 흐름을 보면 ‘저(低) 해고·부진한 채용’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 및 10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른 평균 관세에 대응해 인력 운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 석 달(5~7월) 평균 고용 증가폭은 35,000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크게 둔화됐다. 내수(Domestic Demand) 역시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확대됐다.
초기 청구·계속 청구 지표 해설
초기 청구는 ‘해고’라는 공급 측 변수를, 계속 청구는 ‘재고용’이라는 수요 측 변수를 간략히 보여준다. 일반 투자자·직장인에게는 노동시장 온도계로 활용되며,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계절 조정(Seasonal Adjustment) 왜 필요한가?
미국은 학업·휴가·유통 성수기 등 계절적 요인이 고용에 미치는 변동 폭이 크다. 월별·주별 데이터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실제 경제 흐름’과 괴리가 발생하기 때문에 통계 당국은 수십 년 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절 조정 모델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정책 판단에 필요한 순(純) 흐름’을 포착한다.
전문가 진단
존스허킨스 자산운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럴 윌리엄스는 “신규 청구 건수가 23만 건대 중반을 유지할 경우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보다는 ‘금리 동결+향후 인하 검토’ 전략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주식·채권 시장 변동성 확대보다는 수익률 곡선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고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9월 발표될 8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와의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요약하면, 235,000건이라는 3개월 만의 최대 증가세는 ‘해고 증가’의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 동시에 계속 청구도 200만 건에 육박하면서 ‘재취업 딜레이’가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8월 실업률 4.3% 전망이 힘을 얻고 있으며, 연준의 통화정책·금융시장 가격 지표에도 영향이 가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