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22일(현지시간) 정오 무렵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일부 종목이 두 자릿수 급등 또는 급락을 연출했다. 이날 리테일 투자자가 집중 매수·매도에 나선 이른바 ‘밈주식’에서부터,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 제조·방산 기업까지 다양한 종목이 큰 폭으로 움직였다.
2025년 7월 2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코스닥 성격의 온라인 부동산 거래 플랫폼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Opendoor Technologies)와 미국 백화점 체인 콜스(Kohl’s)가 레딧의 유명 투자 커뮤니티 ‘WallStreetBets’에 언급되면서 변동성을 주도했다. 오픈도어 주가는 장 초반 한때 치솟았다가 최근가 기준 2% 하락했다. 그럼에도 이번 달 누적 상승률은 500%를 넘었다. 콜스는 특별한 기업 공시 없이도 37% 폭등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밈주식(meme stock)’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돼 개인투자자의 무차별 순매수로 급등하는 종목을 의미한다. 주가가 실적·펀더멘털보다 집단 심리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크고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에도 7% 가까이 급락했다. 조정 기준 EBIT은 30억4,000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역시 2분기 매출이 181억6,000만 달러로 LSEG 집계치(185억7,000만 달러)를 밑돌면서 6% 하락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46달러로, 애널리스트 추정치와 직접 비교가 어려웠다. 회사는 일부 방산 프로그램 관련 16억 달러 손실을 공시하며 “장기 프로젝트 재검토 과정에서 재무구조를 재평가했다”고 밝혔다.
의약품 임상시험을 위탁 수행하는 메드페이스(Medpace)는 2분기 GAAP 기준 EPS 3.10달러를 기록하며 48% 폭등했다. 매출은 6억330만 달러로 FactSet 추정치(5억3,880만 달러)를 큰 폭으로 웃돌았고, 연간 가이던스 역시 상향 조정했다.
의료 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큐비아(IQVIA)도 실적 호조와 함께 17% 급등했다. 회사는 연간 조정 EPS 전망치를 11.75~12.05달러로 좁혀 제시하며 투자자 신뢰를 높였다.
반면, 신용평가사 에퀴팩스(Equifax)는 3분기 EPS 가이던스(1.87~1.97달러)가 컨센서스(1.99달러)를 밑돌자 7% 약세를 기록했다. 스틸다이내믹스(Steel Dynamics)도 EPS 2.01달러로 시장 추정치(2.10달러)에 미달하며 3% 하락했다.
주택 경기 회복 기대를 받은 D.R.호턴(D.R. Horton)은 14% 급등했다. 3분기 EPS 3.36달러, 매출 92억3,000만 달러로 모두 예상치를 상회했다. 같은 업종의 펄티그룹(PulteGroup)도 EPS 3.03달러, 매출 44억 달러를 발표하며 8% 상승했다.
방산 업체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은 매출 103억5,000만 달러로 예상(100억7,000만 달러)을 상회해 8% 올랐다. 반면, 아질리시스(Agilysys)는 호텔·리조트용 소프트웨어 부문의 분기 EBITDA가 1,250만 달러에 그치면서 9% 떨어졌다.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사 NXP 세미컨덕터스는 자동차 수요 둔화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EPS 2.72달러·매출 29억3,000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주가는 2%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식료품 체인 앨버트슨스(Albertsons)는 UBS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가를 27달러로 제시하자 3% 올랐다. 지역은행 자이언스 뱅코퍼레이션(Zions Bancorporation) 역시 EPS 1.63달러로 예상치를 웃돌며 3% 상승했다. CEO 해리스 시먼스는 “하반기 성장 전망이 이전보다 조금 더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용어·개념 해설
GAAP은 미국 일반회계기준(US 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으로, 기업재무제표 작성 시 필수적으로 따르는 규칙 체계다. GAAP 수치는 보수적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일시적 비용을 제외한 조정(Adjusted) 실적과 차이가 날 수 있다.
EBIT은 이자와 세금 차감 전 이익을 뜻하며, 기업의 영업 실적을 비교적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시장 분석
최근 몇 달간 레딧발 매수 압력이 재점화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테마 과열로 투자심리가 예민해진 상황에서, SNS 트렌드가 개별주 주가를 극단적으로 흔든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방산·주택·헬스케어 등 업종별 실적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분기 보고 시즌 동안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한 기업은 급등하고, 미달한 기업은 즉각적인 매도가 이어지는 ‘실적 민감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이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와 섹터 다변화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이날 미 증시는 소수 종목의 극단적 변동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혼조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공급망 이슈, 인플레이션 경로 등 거시 변수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의 군중 심리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국면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