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가 인공지능 시대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 미래형 원자로를 대량 보급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고독성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전통적 해법인 ‘매우 깊은 구덩이’ 매설 방식으로 다시 의존하고 있다.
2026년 2월 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하지만 문제가 있다. 아직 깊은 지하 저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 원전과 기타 시설에 임시 보관 중인 약 10만 톤 규모의 방사성 폐기물 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는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사성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 부처가 지난주 공개한 정보요청서(Request for Information, RFI)에 따르면, 주(州)들이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보관할 지질학적 저장소(geological repository)를 유치하도록 자발적으로 신청하도록 유도하면서, 그 저장소를 새 원자로, 폐기물 재처리, 우라늄 농축, 데이터 센터 등을 포함하는 캠퍼스의 일부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DOE 원자력국 사무소 대변인은 이 계획이 정책의 큰 전환이라고 설명하며, 핵에너지 확대 계획과 폐기물의 영구 처분 문제를 결합하고 최종 결정을 지역사회에 위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결정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와 수천 개의 일자리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것을 패키지로 결합함으로써, 덜 바람직한 폐기물 시설 옆에 큰 당근이 놓이는 문제”라고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및 에너지부 출신의 전 관료 레이크 배럿(Lake Barrett)은 설명했다. 그는 유타주와 테네시주 등 일부 주가 이미 원전 투자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DOE 원자력국은 이번 정보요청서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으나, 개별 주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주(州)들은 응답 기한인 60일 내에 회신해야 한다. 유타주와 테네시주 관계자들은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정책 배경과 목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AI)과 전기화의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수십 년 만에 처음 급증함에 따라 미국의 원전 설비 용량을 2050년까지 400기가와트(GW)로 4배 확대하기를 원한다. DOE는 2025년에 11개의 첨단 원전 시험 설계(SMR 포함)를 패스트트랙 허가 대상으로 선정했고, 올해 7월 4일까지 3개 파일럿을 건설할 목표를 세웠다.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s)는 대부분 공장에서 사전 제작되어 기존 대형 원자로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조립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미국, 영국, 캐나다, 중국, 스웨덴 등)이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에 따르면, 새로운 SMR 설계들 중 어느 것도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의무가 부과되지 않고, 단지 관리 계획만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우스터 공대(Worcester Polytechnic Institute) 부교수이자 전 미국 핵폐기물 기술검토위원회(U.S. Nuclear Waste Technical Review Board) 위원이었던 세스 툴러(Seth Tuler)는 “전체 시스템을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설계를 급히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규제 감독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폐기물 관리 프로그램을 해칠 징조”라고 경고했다.
폐기물의 현황과 국제 사례
기사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미국, 캐나다, 유럽, 영국)의 고준위 폐기물은 현재 현장에 무기한 보관되고 있다. 우선 사용후핵연료 풀에서 냉각한 뒤 콘크리트·강철 캐스크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프랑스는 노르망디의 라 아그(La Hague)로 사용후연료를 보내 재처리(reprocessing)하고 있다.
미국 내 90여 기의 원자로는 연간 약 2,000톤의 폐기물을 기존 재고에 추가하고 있으며, DOE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미국 납세자들은 사용후연료 저장에 대해 전력회사에 $11.1억(11.1 billion)을 지급했다. 일부 폐기물은 인간에게 수십만 년 동안 해로울 수 있다.
DOE는 1983년부터 영구 저장시설 후보지를 물색하기 시작했고, 1987년 네바다주의 유카마운틴(Yucca Mountain)을 선정했다. 그러나 당시 집권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네바다 지역 의원들의 반대로 예산 지원을 중단했고, 이미 약 $150억(near $15 billion)이 투입된 상태였다.
재처리와 보안 우려
원자로 확산은 사용후연료의 재처리에 대한 관심을 되살렸다. 재처리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해 재사용하는 과정이다. DOE 원자력국 대변인은 “현대 기술, 특히 첨단 재활용 및 재처리는 처분해야 할 핵물질의 부피를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처리는 영구 처분의 필요성을 제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핵안보 전문가들은 재처리가 새 캠퍼스에 포함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전 DOE 관료인 로스 매츠킨-브리저(Ross Matzkin-Bridger)는 “시도될 때마다 실패했고, 보안·확산 위험을 초래하며 비용이 막대하고 폐기물 관리를 복잡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처리를 실시하는 몇몇 국가들의 재활용률이 0~2%에 불과해 약속된 90%에 크게 못 미친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영구 저장소 진행 상황
영구 저장소를 가동하는 것은 매우 느린 과정이다. 정부는 지역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지하수 흐름과 암석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최대 1,000미터 깊이의 지질학적 조사가 필요하다. 핀란드는 1983년부터 절차를 시작해 가장 진척이 빠르며, 올킬루오토(Olkiluoto)에 세계 최초의 영구 저장소를 여는 데 가깝다고 보도됐다. 핀란드의 포시바(Posiva)는 2024년 지하 400미터 이상의 시험용 캐니스터 이전을 시작했고, 올해 상업 운영 시작을 목표로 방사선 및 원자력 안전 당국의 운영허가 승인과 기술 점검을 기다리고 있다.
스웨덴은 2025년 1월에 영구 저장소 건설을 시작해 2030년대 후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온타리오에 부지를 합의해 2040년대 후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위스와 프랑스도 약 2050년경부터 저장소를 열기를 희망하고 있고, 영국은 2050년대 후반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 부지를 확정하지 못했다.
영구저장소가 지연될 경우의 현실
영구 저장소 건설이 지연되는 경우 고준위 폐기물은 현장에서 무기한 보관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전형적 사례로 듀니리(Dounreay)는 1994년 마지막 원자로가 폐쇄된 이후 해체와 안전조치에 지속해서 시간과 예산이 추가로 소요되고 있다. 듀니리에서는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대형 금속 용기에 채워 대형 저장실로 옮겨지고 있지만, 과거에 조사한 바와 같이 오랫동안 완전한 정리에는 많은 난제가 남아 있다. 몇십 년 전 사용후연료가 바다로 배출된 사례로 인해 2026년 1월까지도 지역 해변에서 ‘소규모’ 방사성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듀니리의 해체 완료 예상 시기는 기존의 2033년에서 2070년대로 연장되었다.
전문적 분석 및 전망
이번 DOE의 RFI 방식은 지역 유치자에게 막대한 경제적 인센티브(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수천 명의 고용)를 제공해 수용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단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원전·농축 및 재처리 설비의 건설이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리스크가 존재한다.
첫째, 지정된 부지의 정치적·사회적 저항은 여전히 큰 변수다. 과거 유카마운틴 사례처럼 지역 정치권의 반대는 프로젝트를 사실상 중단시킬 수 있다. 둘째, 재처리 기술의 상용화 지연 또는 실패는 기대되는 폐기물 감축 효과를 무산시킬 수 있으며, 재처리에 따른 비용·보안 문제는 추가 부담이 된다. 셋째, SMR 보급이 확대되더라도 단위 발전량당 폐기물의 양이 기존 대형 원전과 유사하거나 더 많을 수 있다는 연구(2022년 PNAS 게재)를 감안할 때, 폐기물 재고는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건설·운영 단계의 고용 창출은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충격을 주지만, 장기적 비용(폐기물 관리·감시·보안·환경복구)은 국가 예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전력 공급 측면에서는 원전 증설이 데이터센터 및 전기화 수요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으나, 사회적 합의가 확보되지 못하면 프로젝트 지연으로 인한 단기적 전력 공급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DOE의 접근은 실용적 인센티브를 통해 지역 동의를 얻고자 하는 현실적인 전략이지만, 기술적·정치적·안전적 과제는 여전히 크다. 영구 저장소의 건설·가동에는 수십 년의 시간과 수십억 달러의 비용, 그리고 지역사회의 신뢰 확보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