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외환시장에서 DXY(달러 인덱스)가 0.12% 하락하며 103선 초반으로 밀렸다. 미 연방정부가 문을 닫은 지 사흘째에 접어든 4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달러를 팔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
2025년 10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이는 단기적으로 미국 통화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완화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겹치며 심화됐다. 9월 ISM 서비스업 지수는 전월 대비 2.0포인트 급락한 50.0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51.7)를 밑돌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서비스 부문 물가지불지수는 예상을 깨고 69.4로 반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음을 시사했다.
한편, 시카고 연은 총재 오스턴 굴스비와 댈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이 잇달아 “성급한 추가 금리 인하는 경계해야 한다“고 밝히며 연준 내 매파(긴축 선호) 기류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강조했다. 두 인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목표치(2%)와 괴리가 크다”며 시장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유로화·엔화 동향
달러가 고전한 반면,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22%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회 위원 피에르 윈슈가 “현재 통화정책은 완벽한 조정(perfect calibration) 상태”라며 현 수준 금리가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기에 적절하다고 강조한 점이 호재였다. 다만 9월 유로존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0.6%로 9개월 내 최대 폭 감소하며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자극, 유로 상승 폭은 제한됐다.
엔/달러(USD/JPY)는 0.15% 올라 달러 강세처럼 보였지만, 이는 엔화가치 약세에 따른 결과였다. 일본 8월 실업률이 2.6%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완화적 금융환경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해 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675%로 17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으나, 이는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압력이 더 컸다.
귀금속 시장: 안전자산 매력 부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40.80달러(1.05%) 급등한 3,889.10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3,891.90달러·지난 1일 기록)에 근접했다. 같은 달물 은 선물도 3.45% 뛴 47.70달러로 1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미 정부 셧다운과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긴 것으로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 해임을 시사한 데다 백악관 경제자문 출신 스티븐 미런이 Fed 이사직을 겸임하려는 구상이 알려지면서 통화정책의 정치화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졌다. 금·은 ETF 보유량은 각각 3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관투자가가 장기 포트폴리오에서 귀금속 비중을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 지표·용어 해설
ISM 서비스업 지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경기선행지표로, 50을 기준으로 확장·수축 국면을 판별한다. PMI(구매관리자지수)와 유사하지만 서비스업에 특화돼 있어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 경기를 가늠하는 핵심 자료다.
DXY는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달러의 전반적인 강·약세 흐름을 진단한다.
또한 스왑시장에서 현재 연준의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25bp(0.25%p) 추가 금리 인하 확률을 97%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ECB는 같은 달 30일 회의에서 금리 인하 확률이 1%에 불과해 통화정책 방향성 차별화가 뚜렷하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열흘 이상 이어질 경우 4분기 미국 성장률을 0.2~0.3%p 끌어내릴 수 있다”며 “연준이 이미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시사한 상황에서 재정·통화 양측 리스크가 결합해 달러 약세·금 강세 구도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연준 내 매파 인사들의 발언처럼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안착하지 못하면, 시장의 금리 인하 베팅이 과도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따라서 10월 말 FOMC 결과와 이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달러 방향성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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