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운영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다. 그는 현 체계가 금융시장 유동성 관리와 정책 전달에서 복잡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며, ‘충분준비금(ample-reserves) 체제’가 흔들리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다.
2025년 11월 2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이 매우 복잡해졌다”며 “연준은 사물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다. 그는 “연준이 우리를 새로운 체제, 즉 충분준비금 체제로 데려왔는데, 준비금이 정말로 ‘충분’한지에 관해 이 체제가 여기저기서 해이해지고(fraying) 있는 듯 보인다”고 밝혔다다. 다만 그가 말한 ‘해이해짐’의 구체적 의미는 설명하지 않았다다.
연준은 6조5,600억 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와 시스템 유동성 관리 방식과 관련해 도전적인 머니마켓(단기자금시장) 환경에 직면해 왔다다. 직전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은 12월 초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다. 이는 10월 말 회의 전후로 금융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조여들며 연방기금금리(연준의 물가·고용 목표를 위한 주요 정책금리) 관리가 어려워진 데 따른 조치다다.
해당 기간 단기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적격 금융기관들은 상설 레포 기구(SRF)를 통해 연준에서 눈에 띄는 규모의 현금을 빌렸다다. SRF는 단기금리에 상단(ceiling)을 씌우는 도구다다. 동시에, 역레포(reverse repo) 기구로의 간헐적 대규모 자금 유입도 발생했는데, 이는 머니마켓 금리에 하단(floor)을 설정하는 장치다다.
연준 대차대조표와 운영체계에 대한 비판
베센트 장관은 그간 연준 비판을 지속해 왔으며, 특히 대규모 대차대조표에 우려를 표했다다. 연준 자산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매입한 채권(미국 국채·MBS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이는 경기 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과 맞물려 있다다. 베센트와 일부 연준 인사들을 포함한 비판론에 따르면, 거대한 자산 보유는 시장 가격 형성을 왜곡하고, 기간 프리미엄과 수익률곡선의 기울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다.
실제 캔자스시티 연준의 제프리 슈미드 총재는 11월 14일 연설에서 “큰 대차대조표는 연준의 시장 내 발자국(footprint)을 키우고, 만기 ‘듀레이션’ 가격과 수익률곡선을 왜곡하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경계를 흐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다. 또한 현 체계에서의 유동성 관리는 유동성 공급에 대해 연준이 금융기관에 상당한 이자를 지불하게 만들어, 과거 막대한 이익을 기록하던 연준이 현재 2,400억 달러 손실 상태로 전환되는 데 기여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다. 다만 이 손실은 연준의 운영 능력에 직접적 제약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이 강조된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충분준비금 체계는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다. 금리 조정이 비교적 ‘자동 조절’로 작동해 위기 이전(약 20년 전 시작된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상시 개입이 필요치 않다는 점이 이유다다. 동시에, 연준 내부에서는 현 체제를 종료하려는 어떤 시도도 ‘충격적’일 수 있음을 경고해 왔다다. 이는 연준 보유의 국채·MBS를 대규모 공격적으로 매각해야 하고, 그 결과 실물 차입 비용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다.
연말 유동성 변동성 경고
연말로 갈수록 머니마켓 유동성은 통상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계절적 특성을 보인다다. 뱅크 폴리시 인스티튜트(Bank Policy Institute)의 빌 넬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금요일과 월요일에 예정된 대규모 국채 결제가 단기자금시장 유동성에 긴장을 초래할 것으로 지적했다다. 그는 연준이 시장 유동성 개입을 사전 공지해 시스템 내 현금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함으로써 금리 변동성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다.
12월 말은 분기·회계연도 마감이 겹치며 추가 변동성이 예상된다다. 통상 연말 최종 거래일에는 일부 대출기관이 공급을 줄이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연준 유동성 시설 사용이 대규모로 증가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다.
유동성 관리는 특히 SRF(상설 레포)의 활용 행태 때문에 더 까다로울 수 있다다. SRF는 최근 들어 정기적 사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민간시장에서의 조달 금리보다 SRF 차입 금리가 더 낮을 때조차 시장의 기대만큼 공격적으로 활용되지는 않고 있다다. 일부 관측통들은 SRF 이용은 곤경 신호로 비칠 수 있다는 ‘낙인(stigma)’ 우려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시설 이용을 꺼릴 수 있다고 본다다.
뉴욕 연은의 통화정책 집행 책임자 로베르토 페를리는 11월 12일 한 콘퍼런스에서 “중앙은행의 관점에서 볼 때, 경제적으로 타당한 순간에는 SRF 사용이 바람직하며 완전히 예상된 일”이라고 말했다다.
최근 공개된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SRF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다. 여기에는 중앙청산(central clearing) 메커니즘으로의 이전도 포함되며, 이를 통해 시설 이용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다.
앞으로의 유동성 관리 과제
단기 이슈를 넘어, 연준은 적정 수준의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머지않아 보유자산을 다시 늘려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해 왔다다. 이러한 움직임은 ‘추가 부양’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으며, 보유자산 축소를 선호하는 베센트 장관의 입장과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다.
핵심 개념 풀이용어 설명
충분준비금(Ample-Reserves) 체제: 은행 시스템 전반에 여유 있는 초과지준을 공급해, 정책금리를 지급준비금 이자·역레포 금리 등 ‘관리 금리’로 안내하는 운영 프레임워크다다. 위기 이전의 희소준비금(Scarce Reserves) 체제는 준비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연준이 지속적으로 공개시장조작을 수행해야 했다다.
상설 레포 기구(SRF): 적격 담보(주로 미 국채·에이전시 MBS)를 제공하면 연준이 현금을 즉시 대출해 주는 상설 창구다다. 단기금리 급등 시 금리 상단을 제한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다.
역레포(RRP) 기구: 금융기관이 현금을 연준에 맡기고 단기적으로 증권을 빌려 받는 구조로, 지급되는 이자(역레포 금리)가 단기시장 금리의 하단을 형성한다다.
연방기금금리: 미국 은행 간 초단기 초과지준 거래 금리로, 연준의 물가·고용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정책금리다다.
해석과 시사점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최근 단기금융시장 변동성과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중단이라는 결정을 배경으로 한다다. 충분준비금 체제의 설계 논리는 넉넉한 준비금이 시장 금리 변동성을 흡수한다는 데 있으나, 올해 10월 말 전후로 나타난 SRF 차입 증가·역레포 자금 유입의 급증은 준비금 분포의 비균등 또는 비은행 섹터의 현금 수요 급등 같은 구조적 요인을 재조명하게 했다다. 정책적으로는 SRF의 낙인 완화와 중앙청산 도입 등 도구 자체의 개선과 더불어, 보유자산 재확대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는 상황이다다.
한편, 연말 결제 일정과 규제·회계 요인(분기/연도 말 레버리지 관리 등)이 계절적 유동성 경색을 심화하는 것은 매년 반복되는 패턴이다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필요 시 신속히 유동성을 공급해 연방기금금리와 관련 단기금리의 변동성을 억제할 수 있느냐에 모이고 있다다. 이는 정책 신뢰와 직결되며, 동시에 대차대조표의 적정 규모라는 구조적 논쟁을 다시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다.
요약하면, 베센트의 ‘단순화’ 요구는 복잡한 운영체계와 시장 기능 회복 사이의 균형을 재설정하라는 주문으로 볼 수 있다다. 다만, 현 체계를 급히 바꾸는 것은 시장 충격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는 도구의 미세 조정과 낙인 완화,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우선될 가능성이 크다다. 연준이 예고한 대차대조표 축소 중단과 SRF 활용성 제고는 그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