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Treasury Department)가 20년 만기 국채를 총 160억 달러어치 발행해 공개 입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정은 국채 시장 참가자와 기관투자자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사안으로, 발행·입찰 결과에 따라 장‧단기 금리 흐름이 다시 한 번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재무부는 해당 물량에 대한 입찰 결과를 오는 수요일(현지 시간) 발표할 예정이다. 보도 시점 기준으로 세부 일정은 모두 확정됐으며, 각 주요 프라이머리 딜러와 대형 은행, 자산운용사가 실제 배정 물량 확보를 위해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20년물 발행 규모는 직전 달의 130억 달러 대비 30억 달러(약 23%)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20년물 입찰에서는 고정표면금리(고수익) 4.590%가 확정됐고, 응찰 배수(bid-to-cover ratio)는 2.59를 기록해 ‘평균 수준’의 수요가 확인된 바 있다. 2024년 동안 집계된 직전 10차례 평균 응찰 배수는 2.61로 파악된다.
응찰 배수는 “발행 1달러어치에 대해 총 몇 달러의 주문이 몰렸는지”를 보여 주는 핵심 지표다. 예컨대 응찰 배수가 2.0이라면, 1달러 발행물에 2달러어치 주문이 들어온 셈이므로 ‘2배 수요’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2.5 이상이면 강한 수요, 2.0 이하이면 다소 부진한 수요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8월 입찰 물량 증가가 장기물 수급에 단기적 부담을 줄 수 있으나,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가 견조한 만큼 최종 수요는 양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년 만기 국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 재무부가 장기 재정조달 다변화를 위해 부활시킨 종목이다. 10년물과 30년물 사이의 ‘미들 롱엔드(middle long end)’ 구간을 채워, 만기 구조가 더 고르게 분포되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연기금 등 장기 투자기관의 자산‧부채 관리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발행이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첫째, 일정 수준 이상의 탄탄한 응찰이 나오면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20년물 금리가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반대로 수요가 예상보다 약할 경우 4.6%대를 웃도는 고수익이 재차 제시되며 장기물 커브가 스티프닝(steepening)될 수 있다. 셋째, 입찰 결과는 향후 연준(FOMC)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에 대한 시장 심리를 간접적으로 가늠할 참고 지표가 된다는 점이다.
시장 참여자 관점에서 20년물은 10년물 대비 변동성이 크고 30년물 대비 거래 호가(스프레드)가 좁다는 특징을 보인다. 때문에 금리 스프레드(차익거래)를 노리는 헤지펀드나, 포트폴리오 듀레이션(만기 가중치) 조정을 꾀하는 연기금이 즐겨 활용한다. 이러한 수급적 특성은 응찰 결과 및 2차 시장 유통 금리에 즉각 반영된다.
미 재무부는 8월 20~22일 사이로 예정된 3·10·20년물 대규모 발행을 통해 총재정 조달 여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재정 적자 확대 및 제한적 부채한도(managed debt ceiling) 환경에서 장기물 발행 확대 전략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장기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국채 가격뿐 아니라 주식 밸류에이션과 회사채 스프레드에도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전반의 듀레이션 관리와 리스크 파라미터 조정이 요구된다.
* 편집자 주: 본문 중 전문가 언급은 나스닥닷컴이 전한 컨센서스 전망을 요약·인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