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이란 제재 회피 네트워크 18곳 무더기 제재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2025년 8월 7일 총 18개 기관·개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번 조치는 이란이 석유 판매 대금을 포함한 국제 금융 제재를 우회해 수익을 창출해 온 구조를 정조준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브리핑에서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정책과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의 고립이 심화되면서, 이란 정권은 숨을 장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고 말했다.

OFAC가 이번에 제재한 핵심 대상이란 중앙은행의 우회 결제 통로로 지목된 RUNC 익스체인지 시스템 컴퍼니다. 해당 회사는 이란판 국제은행간 통신망인 ‘국경 간 은행 메시징 시스템(CIMS)’을 개발해 스위프트(SWIFT) 차단을 피해 왔다. 회사 경영진 3명(알리 모르테자 비랑·모하마드 샤피푸르·세예드 마흐무드 레자 사자디)도 함께 제재 명단에 올랐다.


또 다른 타깃은 ‘키시 자유무역지구’에 설립된 사이러스 오프쇼어 뱅크다. 재무부는 이 은행이 실질적으로 제재 대상 금융기관인 파르시안은행의 차명 자회사라고 지적했다. 사이러스 은행은 석유 판매 수익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로 송금하는 통로로 활용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파사르가드 아리안 정보통신기술(FANAP)도 제재를 받았다. FANAP은 제재 상태인 파사르가드은행이 소유한 핀테크·소프트웨어 지주사로, 이란 내 주요 은행에 대안 결제 시스템감시 기술을 공급해 왔다. OFAC는 FANAP이 개발한 감시 솔루션이 “인터넷 접속 제한 및 의무 히잡 규정 위반 여성 추적”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제재의 직접적 효과로 지정 대상의 미국 내 자산은 즉시 동결되며, 미국인 및 미국 영토에서의 모든 거래가 금지된다. 사실상 글로벌 달러 결제도 불가능해져, 이들 기업·개인의 국제 금융망 접근성이 크게 저하될 전망이다.

OFAC(Overseas Foreign Assets Control)은 미 재무부 산하 조직으로, 테러·확산금융·인권유린 등과 관련된 국가나 단체·개인을 제재해 금융망 접근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OFAC가 명단에 올린 대상과 거래할 경우, 2차 제재(세컨더리 제재)에 노출될 수 있어 비(非)미국 기업들도 거래를 기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CIMS란 무엇인가? 국제은행간 통신망(SWIFT)이란 전 세계 200여 개국, 1만 1,000여 은행이 쓰는 표준 결제·메시징 시스템이다. 이란은 2012년부터 SWIFT에서 부분 차단돼 왔으며, CIMS(국경 간 은행 메시징 시스템)는 이를 우회하기 위해 고안된 대체 네트워크다. 그러나 이번 제재로 CIMS를 운영하는 RUNC 자체가 달러 결제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될 수 있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미국의 이번 조치는 이란 석유 수출을 실질적으로 제약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특히 SWIFT 차단 이후 2차·3차 결제망을 구축해 온 이란 금융권과 IT생태계를 정면 겨냥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크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이란이 편법으로 확보해 온 현금흐름이 끊기면, 중장기적으로 공급 물량이 줄어 국제유가를 지지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다만 중국·러시아 등 비(非)달러권 국가와의 무역이 확대될 경우, 미국 제재의 실효성은 일부 희석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정부와 IRGC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국영 통신사 IRNA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필요할 경우 자체 암호화폐 결제망 등 추가 대안을 가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전망으로는 △이란-중국 간 대체 결제수단 확대 △유럽 내 일부 은행의 철수 검토 △글로벌 원유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거론된다. 투자자들은 달러 강세 가능성과 위험자산 조정 리스크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