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은행 유동성 규정 전면 재검토 약속

워싱턴 — 미 재무부와 은행 규제 당국이 기존의 유동성 규정(liquidity rules)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행 규정이 비효율적이며 대출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3월 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당국자들은 화요일에 규정 변경을 논의했다. 이들은 수정된 요건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은행들이 생존을 위해 사용하도록 설계된 도구를 실제로 활용하도록 보장하면서도 은행들이 따로 확보해야 하는 자금의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곧 유동성 규정 개편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워싱턴발 보도에서,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의 연설문을 대독한 조나단 맥커넌(Jonathan McKernan) 재무부 내국금융차관은 현재의 틀이 “과도하게 그리고 불필요하게 은행들의 대출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설은 규제 라운드테이블에서 전달됐다.

“현재의 프레임워크는 은행들이 본래 해야 할 일, 즉 대출을 수행하는 능력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베센트(대독된 연설)는 특히 연방준비제도 할인창구(Fed의 discount window)에 대한 담보를 사전에 배치(preposition collateral)할 경우 그에 대해 유동성 요건상 신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할인창구는 은행들에 빠른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오랫동안 마련된 도구이나, 은행 업계는 이를 이용할 경우 약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기피해 왔다. 당국이 할인창구에서의 담보를 잠재적 차입 능력으로 인정하면 이러한 낙인이 완화될 수 있고, 그 인정에 상한을 두면 은행들이 자체 대차대조표상에서 잠재적인 인출(런)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조치를 계속 취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베센트는 그 상한선(cap)을 스트레스 시기에는 조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유동성 위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규제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논의는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의 급작스러운 붕괴를 계기로 규제 당국이 유동성 규정 조정에 더욱 주목하게 된 배경과 맞닿아 있다. 해당 은행은 단 며칠 만에 대규모 예금 유출을 경험했으며, 이후 규제 당국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은행들이 접근할 수 있는 현금성 자원 확보 문제에 더욱 민감해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이와 관련한 변화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은행 업계는 규제 완화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대형 금융사를 대변하는 Bank Policy Institute는 성명에서 “유동성 규정의 적절한 보정은 은행들이 여유 유동성을 정부 지출이 아닌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 감독 부의 부의장인 미셸 보먼(Michelle Bowman)은 같은 날 발언에서 할인창구에 대한 “근본적 개혁(fundamental reform)”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할인창구 접근이 전국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마다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은 창구 접근을 위한 자체 규칙과 절차를 개발해 적용해 왔다.


용어 설명
일반 독자들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핵심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할인창구(discount window)는 연방준비제도가 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설비로, 은행이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중앙은행으로부터 담보를 제공하고 자금을 빌릴 수 있는 통로다. 그러나 할인창구 이용은 시장에 해당 은행의 재무 취약성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은행들이 이를 자주 이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유동성 규정은 은행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을 일정 수준 보유하도록 요구하는 규제로, 예금의 급격한 유출 등 비상시에 대비하도록 설계되었다.

전문적 분석 및 전망
이번 논의는 규제 당국이 유동성 규제의 실효성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을 재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용적으로 보면 할인창구 담보에 대한 인정을 통해 은행들은 보유 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생긴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은행의 대출 여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인정을 과도하게 넓히면 은행이 자체적으로 지켜야 할 내부 유동성 완충(buffers)이 약화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이 커질 위험도 존재한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규제 완화 시도 발표가 단기적으로 은행주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들이 보유 현금을 비즈니스 대출이나 투자로 전환할 여지가 커지면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규제 완화가 은행의 위험 감수 성향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 채권시장에서는 은행 업종의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반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감독 당국의 규제 신호는 예금주와 대형 기관투자가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자금 흐름에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정책적 고려 측면에서 보면, 당국은 유연성안전성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할인창구 담보 인정의 상한을 설정하고, 스트레스 시에는 그 상한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이러한 균형을 모색하는 일환으로 해석된다. 실제 규정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구체적 범위와 시점, 감독 기준이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결론
미 재무부와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은 조만간 은행 유동성 규정 전반에 대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향후 규제 변경안의 세부 내용, 상한선의 수준, 스트레스 시 적용 방식 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당국은 은행의 대출 기능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금융안전망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규제를 설계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와 관련한 규제 방향과 구체적 방안이 공개되는 시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