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암호화폐 거래소 ‘가라텍스 유럽 OU(Garantex Europe OU)’를 다시 제재 명단에 올렸다. OFAC는 2019년 이후 가라텍스가 1억 달러(약 1,340억 원) 이상의 불법 자금 거래를 촉진했다고 판단했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는 가라텍스의 후속 거래소 ‘그리넥스(Grinex)’와 가라텍스 주요 임원 3명, 러시아·키르기스스탄 소재 연관 회사 6곳도 포함됐다.
“디지털 자산은 글로벌 혁신과 경제 성장의 핵심이지만, 미국은 이를 악용한 사이버 범죄와 제재 회피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존 K. 헐리(John K. Hurley)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차관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배경과 경과
OFAC는 2022년 4월 행정명령(Executive Order) 14024에 따라 가라텍스를 러시아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활동하는 기관으로 처음 지정했다. 이번 재지정은 2015년 제정된 행정명령 13694(사이버 제재 근거)에 따라 사이버 범죄 관련 제재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사 공조
이번 제재는 미 정부 기관 간 공조의 결과다. 2025년 3월 6일, 미국 비밀경호국(US Secret Service)은 독일·핀란드 당국과 협력해 가라텍스 웹 도메인을 압수하고, 가치 2,6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동결했다. 이튿날 미 법무부는 가라텍스 임원인 알렉산드르 미라 세르다(Aleksandr Mira Serda)와 알렉세이 베시오코프(Aleksej Besciokov)를 기소했으며, 베시오코프는 인도에서 체포됐다.
이후 가라텍스는 고객 계정과 자금을 신규 플랫폼인 그리넥스로 이전해 제재를 우회하려 시도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세르다 체포 정보에 최대 500만 달러, 기타 핵심 인사 정보에 최대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가라텍스·그리넥스의 운영 실태
가라텍스는 2019년 에스토니아에서 설립됐으나, 실제 운영은 주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뤄졌다. 조사 결과, 해당 거래소는 다크웹 시장 및 랜섬웨어 조직(콘티·블랙 바스타·락빗 등)과 연관된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스토니아는 2022년 2월, 자금세탁 방지 체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가라텍스의 영업 허가를 취소했다.
연루 기업 및 임원
OFAC는 가라텍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 혐의로 그리넥스도 함께 제재했다. 또한 고객 자금 회수를 돕는다며 루블 기반 디지털 자산 ‘A7A5 토큰’을 발행한 키르기스스탄 업체 ‘올드 벡터(Old Vector)’ 등 여러 회사를 지정했다.
가라텍스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멘델레예프(Sergey Mendeleev), 공동 소유주 겸 CCO 알렉산드르 미라 세르다, 공동 소유주 겸 지역 디렉터 파벨 카라바츠키(Pavel Karavatsky) 등 3명도 제재 대상이다. 멘델레예프가 설립한 InDeFi Bank와 Exved 역시 암호화폐 거래 및 제재 회피에 가담한 혐의로 포함됐다.
제재 효과 및 법적 의무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자산과 재산권이 전면 동결되며, 미국 시민·법인은 지정된 개인·기관과의 거래가 일반적으로 금지된다. 위반 시 형사·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
기술 용어 설명
OFAC는 ‘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의 약자로, 제재 대상 지정·집행을 담당하는 미 재무부 산하기관이다.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은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발동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 있는 명령으로, 제재 근거를 마련하는 수단으로 자주 활용된다. 랜섬웨어는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업계 파장 및 전망
암호화폐 산업은 자금세탁·제재 회피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미국 정부가 지속적·정밀한 제재를 통해 거래소뿐 아니라 토큰 발행사·외국 법인·개인까지 포괄적으로 차단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은 KYC(고객확인)·AML(자금세탁방지) 규정을 강화하고, 글로벌 규제 체계 준수 여부를 재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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