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 제외 8월 소매지출 1.9% 증가…고소득·저소득 소비 양극화 심화

Bank of America(뱅크오브아메리카) 카드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8월 미국 자동차 판매를 제외한 소매지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월 기록한 1.1% 증가보다 0.8%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소비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세가 가시화됐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해당 분석은 Bank of America가 보유한 신용·직불카드 결제 데이터집계(aggregated)해 작성됐다. 카드 결제 내역은 실제 현금 흐름을 근거로 해 실물 소비 동향을 비교적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부 항목별로는 보석(jewelry) 부문이 전년 대비 8.6%, 뷰티(화장품) 부문이 9%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의류(clothing) 지출도 3.5%→4.4%로 개선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백투스쿨(Back-to-School)’ 시즌 수요가 견조했음을 시사했다.

주목

Bank of America 애널리스트는 “소득 수준에 따른 소비 분화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저소득층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고소득 가계는 의류 지출을 늘린 반면, 저소득 가계는 지출을 축소해 소비 양극화가 부각됐다. 소비자 물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계층일수록 지갑을 닫는 모습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유통 채널별 편차도 확연했다. 할인 의류(off-price) 매장은 7월 0.8%에서 8월 1.3%로 성장률이 높아진 반면, 백화점(department store) 지출은 −0.4%에서 −0.8%로 낙폭이 확대됐다. Bank of America는 “관세 부담이 커질 경우 소비자가 더 저렴한 채널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프프라이스 유통업체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전문 런닝화(specialty running) 소매점 매출은 7월 3.8%에서 8월 0.3%로 급격히 둔화됐다. 직접판매(direct-to-consumer; 제조사가 자체 온라인·오프라인 채널로 판매) 신발 지출은 −4.1%에서 −1.0%로 낙폭이 축소됐다. 그러나 스포츠화·스포츠웨어(athletic footwear & apparel) 전체 카테고리는 −1.1%에서 −2.4%로 하락세가 심화됐다.


용어 해설 및 맥락

Aggregated Card Data: 금융기관이 보유한 익명·집계 형태의 결제 데이터로, 개인정보를 제거한 뒤 소비 패턴을 분석한다.
Off-price Retailer: 정가 대비 할인율을 앞세우는 유통 채널(TJ맥스, 로스 등)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다.
Direct-to-Consumer(D2C):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통제력과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

주목

해당 용어들은 국내 투자자나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 소매·유통 산업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전문가 시각

카테고리별 성장률 차이는 소비 양극화·가격 민감도·인플레이션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해석할 수 있다. 뷰티·보석처럼 ‘작은 사치(affordable luxury)’ 성격이 강한 상품은 경기 변동에도 수요가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스포츠웨어·직접판매 신발 등 재량적 지출 품목은 경기 둔화와 재고 부담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또한 오프프라이스 채널의 약진은 소비자가 ‘다운트레이드(Down-trade)’를 선택함으로써 가격 인상분을 상쇄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는 기업 입장에선 가격 전가(pass-through) 전략이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자자에게는 유통·패션 관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필요성을 암시한다.

결국 8월 지표는 미국 소비심리의 탄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지출 증가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뒷받침하지만, 저소득층의 소비 위축은 경기 하방 리스크를 경고한다. 앞으로 발표될 9월 소매판매·개인소비지출(PCE) 지표에서 이러한 양극화가 지속되는지가 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