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플레 지표 대기 속 뉴욕증시 하락…S&P 500·다우·나스닥 모두 약세

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약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25%,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5%, 나스닥 100 지수는 ‑0.36% 떨어졌다. 동시에 9월물 E-mini S&P 500 선물은 ‑0.28%,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40% 하락하며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나타났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 같은 포지션 스퀘어링롱 청산(long liquidation)이 월요일 장중 내내 증시를 압박했다.

장 초반만 해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S&P 500은 1주일 만의 고점, 나스닥 100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특히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도비시) 발언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며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Fed 미셸 보우먼 이사는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올해 총 세 차례 금리를 내리길 원한다”고 말했다.

S&P 500 차트

또한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만료 예정이던 대(對)중국 관세 휴전을 90일 추가 연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은 장 초반 위험자산을 끌어올렸으나, 이후에는 차익 실현 수요가 커지면서 상승 폭이 반납됐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적(feel-out) 만남“이라고 표현하며 큰 돌파구 기대를 낮췄다.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양보 불가 입장을 재확인해 ‘조기 종전’ 기대를 식혔다.

완화적 연준 기조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증시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보우먼 이사의 발언 뒤 9월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이달 초 40%에서 현재 88%로 껑충 뛰었다FedWatch.

암호화폐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1% 넘게 오르며 4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조사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기관·기업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사들의 보유 가치는 1,130억 달러(약 150조 원)로 집계됐다.

관세 정책도 시장의 주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미국 내 생산 계획을 증명하면 면제를 허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인도(현재 25%)·전자제품·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 인상도 예고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시행 시 미국 평균 관세율이 2.3%(2024년) → 13.3% → 15.2%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 핵심 이벤트는 미국 7월 CPI·PPI 및 소매판매·실업수당 청구·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다. 시장 컨센서스는 7월 CPI 연율 2.8%(전월 2.7%), 근원 CPI 3.0%(전월 2.9%)를 제시한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22만5,000건,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가 예상된다.

Fed 선물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88%,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62%로 각각 반영 중이다.

어닝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S&P 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로 집계됐다. 이는 장 시작 전 예상치 2.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4년 만의 최고 성장률이다. 전체 82% 기업이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해외 증시 동향

유럽 유로스톡스50 지수는 1주 최고치에서 0.30%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개월 만의 최고치로 0.34%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산의 날’ 휴일로 휴장했다.

금리·채권 시장

미 국채 10년물 선물(9월물)은 2틱 상승하며 수익률이 4.279%로 0.4bp 하락했다. 보우먼 이사의 완화적 발언이 채권 가격을 지지했고, 스티븐 미런 차기 Fed 이사 지명 소식도 추가 매수세를 촉발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0.6bp 상승한 2.696%,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3.6bp 하락한 4.565%에 마감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E-mini 선물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만든 지수선물 계약으로, 정규 선물의 1/5 크기다. Fed funds futures는 연준의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예상치를 거래하는 상품으로, 시장의 금리 전망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개별 종목 동향

월요일닷컴(MNDY)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지 못해 29% 급락했다. 인공지능(AI) 플랫폼 C3.ai(AI)는 실적 전망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DA데이비슨이 투자의견을 ‘언더퍼폼’으로 낮추면서 25% 하락했다.

AAON은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0.19달러로 컨센서스(0.32달러)를 하회하며 10% 넘게 밀렸다. 업스타트(UPST)는 2032년 만기 전환사채 5억 달러 발행 계획을 밝힌 뒤 7%대 하락했다.

반면 TKO 그룹 홀딩스(TKO)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UFC 미국 독점 중계권(7년·77억 달러)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10% 급등했다. 엘프 뷰티(ELF)는 모건스탠리의 ‘비중 확대’(Overweight)로 10% 상승,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는 4분기 매출 전망 상향(112억 달러±1억 달러) 후 4% 올랐다.

비트코인 강세에 힘입어 암호화폐 관련주 코인베이스(COIN)·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마라 홀딩스(MARA)는 1% 이상 동반 상승했다.

비트코인 차트

알베말(Albemarle)은 중국 리튬 광산 가동 중단 소식으로 7% 올랐고, 크레이토스 디펜스(KTOS)는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매수’ 개시(목표가 74달러)로 2% 상승했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12일(화) 7월 CPI, 14일(목) 주간 실업수당·7월 PPI, 15일(금) 7월 소매판매·제조업 생산·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가 예정돼 있다. 같은 날 파파 존스(예시) 등 주요 기업 실적도 줄줄이 발표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물가 지표무역 이슈가 맞물려 연준의 9월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으면 ‘빅-컷’(큰 폭 인하) 기대가 재부상할 수 있으나, 관세 인상·원자재 가격 급등은 물가 상방 압력을 되살릴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