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 물가 지표 대기 속 차익 실현… S&P 500·다우·나스닥 모두 약세
주요 미국 주가지수가 11일(현지시간) 월요일 일제히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0.25% 내린 5,446.7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5% 떨어진 40,289.11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 역시 -0.36% 하락한 20,728.55포인트에 장을 끝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며 관망세를 보였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2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40% 하락하며 현물지수와 같은 흐름을 나타냈다.
장 초반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발언과 미·중 관세 휴전 연장 소식이 맞물려 S&P 500이 1주일 만에, 나스닥 100이 사상 최고치를 각각 경신했다. 하지만 차익 실현 매물과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가 우세해지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다.
Fed 인사 발언과 금리 인하 기대
연준 이사 미셸 보우먼은 토요일 연설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을 지지하며, 올해 총 세 차례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8%로, 10월 회의에서는 62%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노동시장 추가 악화와 대규모 정책 수정 위험을 피하려면 선제적 완화가 요구된다.” —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
Fed 인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부진한 미국 경제 지표 및 노동시장 둔화와 맞물려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거시·정책 변수: 미·중 관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CNBC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료를 하루 앞둔 대중(對中) 관세 휴전 조치를 90일 추가 연장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반도체 100% 관세 부과, 인도산 제품 관세 50% 인상 등 보호무역 기조는 유지돼 평균 미국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2025년 15.2%로 급등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적 회담(feel-out meeting)”이라며 성과 기대를 낮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영토 양보는 없다”고 못 박아, 전쟁 조기 종전 기대를 약화시켰다.
주요 경제 지표 및 전망
이번 주 시장이 주목하는 미국 경제 지표는 다음과 같다.
- 13일(화) 7월 CPI: 전년 동월 대비 2.8% (6월 2.7%) 예상, 근원 CPI 3.0% 예상
- 14일(목)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22만5,000건 예상
- 15일(금) 7월 소매판매: 전월 대비 0.5% 예상, 자동차 제외 0.3% 예상
- 동일 날짜 7월 제조업 생산: 전월 대비 0.0% 예상,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8월 잠정) 62.0 예상
전문가들은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하더라도 노동시장 냉각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준이 9월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채권·환율: 금리 인하 기대에 美 10년물 하락
시카고상품거래소 10년물 국채 9월물 가격(ZN)은 2틱 상승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79%로 0.4bp 하락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연준의 완화적 전환이 가시화되면 장·단기 금리 모두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채권시장은 혼조세였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96%로 0.6bp 올랐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565%로 3.6bp 내렸다.
비트코인·가상자산: 4주 만에 최고치
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 가격은 +1% 반등하며 4주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조사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기관·기업의 매수세가 지속되며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상장 투자수단이 보유 중인 물량이 1,130억 달러(약 149조 원)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글로벌(+1.4%), 마이크로스트래티지(+1.2%), 마라톤디지털홀딩스(+1.1%) 등 가상자산 연관주도 동반 상승했다.
개별 종목 동향
하락 종목
- 먼데이닷컴(MNDY) -29%: 연매출 가이던스 상향 부재로 성장 우려
- C3.ai(AI) -25%: DA 데이비드슨, 실적 부진 전망으로 ‘언더퍼폼’
- AAON -10%: 2분기 EPS 0.19달러로 컨센서스(0.32달러) 하회
- 업스타트(UPST) -7%: 5억 달러 전환사채 발행 계획
- 어틀라시안(TEAM) -5%: 실적 발표 후 목표가 평균 11% 하향
- 허쉬(HSY) -4%: 코코아 가격 6주래 최고치, 수요 우려
-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SKY) -3%: UFC 중계권 계약으로 77억 달러 지출
상승 종목
- TKO 그룹(TKO) +10%: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UFC 중계권 확보
- 엘프뷰티(ELF) +10%: 모건스탠리, 투자의견 ‘비중 확대’로 상향
- 일렉트로닉아츠(EA) +5%: ‘배틀필드6’ 베타 테스트 호평
- 알버말(ALB) +7%: 중국 리튬 광산 가동 중단으로 공급 차질 우려
- 마이크론(MU) +4%: 4분기 매출 전망 112억 달러(±1억 달러)로 상향
- 크라토스 방산(KTOS) +2%: 캐너코드, 목표가 74달러로 제시하며 신규 ‘매수’
- 사피엔스(SPNS) +8%: 모기업 포뮬라시스템, 20억 달러 규모 지분 매각 협상
2분기 실적 시즌 성과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S&P 500 기업 중 82%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기업의 82%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이익 증가율은 연율 +9.1%로 시즌 시작 전 전망(+2.8%)을 크게 웃돌아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용어 설명
E-미니 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운영하는 주가지수 선물의 일종으로, 정규 계약 대비 규모를 1/5 수준으로 축소해 개인·기관 모두 거래하기 쉽도록 만든 상품이다.
점도표(Dot Plot): FOMC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점(dot)으로 표시한 그래프. 투자자들은 점도표를 통해 연준의 금리 경로를 가늠한다.
비둘기파·매파: 통화정책 기조를 묘사하는 표현으로, 완화적 정책을 선호하면 ‘비둘기파’, 긴축을 선호하면 ‘매파’라고 부른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투자자들은 13일 CPI, 15일 소매판매·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발표를 통해 미국 경제의 물가·소비·심리 3대 축을 점검할 예정이다. 동시에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결과, 추가 관세 정책 발표 여부, 그리고 Fed 관계자들의 추가 발언이 단기 시장 변동성을 결정할 관건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고점 부근에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으나, 실적·정책·거시 지표가 뒷받침된다면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