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핵협상 지속 속 국제유가 하락 마감

4월물 WTI 원유는 종가 기준으로 -0.21달러(-0.32%) 하락했고, 4월물 RBOB 휘발유+0.0079달러(+0.35%) 상승하며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2026년 2월 27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유가는 요동치는 장세 속에서 혼합 마감했다. 특히 원유는 한 주 만에 최저치까지 밀리기도 했으며, 이날 장중에는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 관련 소식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했다. 오만 중재자가 스위스에서의 협상과 관련해 “중요한 진전(significant progress)”을 밝혔다가, 기술 수준의 후속 협상이 다음 주에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자 아침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마감했다.

오만 외무장관은 핵논의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아이디어(creative and positive ideas)”이 교환됐다고 전했고, 이 소식으로 유가는 한때 급락했다. 그러나 이란 측이 미국과의 핵대화가 “매우 강도 높고 진지하게(very intensely and very seriously)” 진행됐다고 발표하고, 국영 매체가 농축 우라늄(enriched uranium)이 국가 밖으로 반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유가는 잠시 반등하는 등 등락을 이어갔다. 핵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바로 우라늄 농축분의 처리 방식으로, 미국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다른 국가로 옮기거나 희석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최근 일련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린 배경이다. 월요일에는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며 유가가 6.5개월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같은 날 미국의 레바논 주재 대사관은 “수십 명의 직원(dozens of its staff members)”을 예방 차원에서 철수시켰다고 발표했으며, 전직(당시)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금요일 이란에 대한 제한적 군사공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협상 압박을 가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협상 지속의 “최대(maximum)” 기간으로 약 10~15일을 언급했다. 다음 라운드의 미·이란 핵협상은 제네바에서 목요일로 예정되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외교적 돌파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Axios 보도), 만약 군사작전이 실행된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캠페인이 될 가능성이 높고 작업 기간이 수주에 이를 수 있으며 규모가 지난달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 작전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지적됐다. 미국 교통부(DOT)는 미 국기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영해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항해하라고 권고하는 해사(해상) 주의보를 최근 발령했다.

지정학적 영향과 공급 차질 우려도 여전히 유가의 주요 변수다. 이란은 OPEC의 4위 산유국이며, 미국의 공격은 일일 330만 배럴(bpd)의 생산을 교란할 수 있고,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도 시사된다. 또한, 지난주 제네바에서 열린 러-우 전쟁 종식 회의는 조기 종료됐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 요구(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장기적 합의가 어렵다고 밝히며 전쟁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우 전쟁의 장기화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키며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저장 및 공급 동향(수급 지표)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Vortexa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탱커에 떠있는 러시아·이란 원유는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에 달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이는 러시아와 이란 원유에 대한 봉쇄와 제재에 따른 결과다. 다만 Vortexa는 2월 20일로 끝난 한 주에 7일 이상 정체 중인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8.1% 감소한 8,473만 배럴(84.73 million bbl)이라고 보고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증가도 글로벌 공급 확대 요인이다. 로이터는 1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80만 bpd(800,000 bpd)로, 12월의 49.8만 bpd(498,000 bpd)에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국제·미국 기관의 전망 변화도 관찰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추정치를 지난달의 13.59 million bpd에서 13.60 million bpd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추정치는 95.37 → 96.00 쿼드릴리언(BTU)으로 상향했다(2월 10일 기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분 추정치를 지난달의 3.815 million bpd에서 3.7 million bpd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OPEC+는 2월 1일 발표에서 2026년 1분기까지 증산 중단 방침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bpd 증산을 발표했으나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약 220만 bpd(2.2 million bpd) 감산분을 복원하려는 의도를 밝혔으나 아직 복원하지 못한 물량이 120만 bpd(1.2 million bpd) 남아 있다. OPEC의 1월 산유량은 전월 대비 -230,000 bpd 감소한 28.83 million bpd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군사적 타격과 제재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수출 능력에도 제약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6개월간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했으며,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적어도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EU의 새로운 제재가 더해지면서 러시아 원유 수출은 추가로 억제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2월 20일 기준 주간 보고서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2.5% 수준, (2) 휘발유 재고는 +3.2% 수준, (3) 난방유·디젤 등 중유류(distillate) 재고는 -5.3%로 5년 평균을 하회한다고 밝혔다. 같은 주간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2% 하락한 13.702 million bpd로, 11월 7일 주의 최고치 13.862 million bpd에 근접한 수준이다.

또한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는 2월 20일로 끝난 주간 미국 가동 유정 수가 전주와 동일한 409개였다고 보고했다. 이는 4.25년(약 51개월) 저점인 406개(2025년 12월 19일 주)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며, 2.5년 전인 2022년 12월의 최고치 627개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용어 설명

WTI(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는 미국 기준 원유의 대표적 선물 지표다. RBOB는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로 미국 내 유통·정제된 휘발유 가격 움직임을 반영한다. Floating storage(해상 저장)은 유조선 등에 원유를 장기간 저장하는 것을 말하며, 수출 차질이나 재고 증가를 해석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bpd는 일일 배럴(barrels per day)을 의미한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 IEA는 국제에너지기구, Baker Hughes는 에너지 장비·서비스 업체로서 유정(리그) 수 집계로 생산 활동을 가늠하는 데 사용된다. Distillate는 난방유·디젤 등 정유 제품을 통칭한다.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미·이란 핵협상의 진전 여부와 중동 내 군사적 긴장 고조가 유가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타결 시에는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일부 해소되며 단기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거나 군사 충돌로 비화될 경우 이란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생산 차질 우려로 유가가 급등할 위험이 상존한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적 또는 전면 봉쇄될 경우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영향을 받고, 이는 공급 충격과 함께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현재 떠 있는 대량의 해상 저장과 베네수엘라 수출 증가, 미국의 견조한 생산 수준(약 13.7 million bpd)은 상방 압력을 일부 제한하는 요인이다. 또한 OPEC+의 증산 중단 기조와 IEA의 잉여분 축소는 중기적 공급 불균형 가능성을 시사하므로 유가는 하방보다는 상방 리스크를 안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재고 지표(예: EIA 주간보고서), 지정학적 뉴스(미·이란 협상, 호르무즈 해협 상황), 러-우 전쟁의 전개, OPEC+의 정책 변화, 그리고 탱커의 해상 저장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헤지 전략과 함께 정제 마진, 휘발유 및 중유류 수급 지표를 세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약하면, 2026년 2월 27일 기준 원유시장은 미·이란 핵협상 진전 기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해상 저장량 변화, 주요 산유국의 생산·수출 동향이 혼재하면서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