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4.00%~4.25%로 낮췄다. 이는 약 3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정이었으나, 회의 직후 공개된 세부 전망과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새로운 해석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25년 9월 1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향후 경기 둔화 위험과 물가 안정 목표를 모두 고려해 이같은 ‘리스크 관리형 인하’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1) ‘점도표’가 가리킨 중립 금리 *
연준 위원들의 개별 금리 전망을 시각화한 점도표(dot plot)는 올해 두 차례 추가 인하, 2026년 한 차례, 2027년 한 차례 등 총 네 번의 인하를 시사했다. 이를 모두 반영하면 정책금리는 약 3.0% 수준에서 ‘중립(neutral)’에 도달한다는 게 위원회 중앙값이다.
2) 엇갈린 시장 반응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발표 직후 급등했다가 장 막판 일부 상승 폭을 반납했음에도 260포인트 상승 마감했다. 반면 S&P 500과 나스닥은 각각 소폭 하락했다. 채권시장은 단기물 국채금리가 내려간 반면 장기물 금리가 올라 수익률 곡선 재평탄화가 나타났는데, 이는 향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3) ‘리스크 관리형’ 인하와 매파·비둘기 혼재
파월 의장은 “이번 움직임은 경제 전반의 위험 균형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FOMC는 올해 남은 10월·12월 회의에서 각각 0.25%p씩 두 번 더 내릴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2026·2027년은 연 1회 인하, 2028년에는 동결 전망을 내놓았다. 매파적 신호와 비둘기적 신호가 공존하면서 시장은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4) 정치적 기류와 신임 위원의 등장
이번 회의에는 스티븐 미란(신임 이사)이 처음 참여했다. 그는 전날 선서식을 치르고 곧바로 표결에 참여해, 단독으로 0.50%p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파월 의장은 “어떤 이사가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데이터에 기반한 강력한 논리로 설득해야 한다”며 내부 갈등 가능성을 일축했다.
5) 위원 간 시각차 — 가시화된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
‘올해 추가 인하를 한 번만 더 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은 10대 9로 밀려났다. 향후 연도별 전망도 넓은 분포 범위를 보이며, 정책 경로가 결코 단선적이지 않음을 드러냈다.
주요 발언(原文)
“Maybe they circled the wagons a little bit saying, ‘You know, this new guy Miran’s coming in, it’s obvious what his agenda is. Let’s pull together here and make sure he knows what we’re about and we’re all about the same thing.’” — Dan North, Allianz Trade North America 선임 이코노미스트
“We think that over the next few years the Fed’s primary challenge with their dual mandate of full employment and price stability will in fact be full employment… the hiring environment for people is becoming considerably less healthy.” — Rick Rieder, BlackRock 글로벌 채권 CIO
“Given the coming changes to Federal Reserve personnel next year, we urge all to take this forecast with more than a grain of salt.” — Joseph Brusuelas,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
용어 설명
* 점도표(dot plot) : FOMC 위원 19명의 향후 금리 전망을 점 형태로 표시한 표. 각 점은 해당 연도의 말 정책금리를 의미하며, 중앙값을 통해 시장은 대략적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한다.
†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 경제가 침체(스태그네이션) 국면에 머물러 있는데도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인플레이션)하는 복합 위기 상황을 뜻한다.
전문가 시각·심층 분석
첫째, 연준이 ‘중립금리 3%’를 노출함으로써 시장 기대를 어느 정도 선제적·점진적으로 조정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둘째, 단기·장기 금리 방향이 엇갈리는 현상은 금융 조건을 충분히 완화하지 못할 위험을 내포한다. 이는 연준이 추가 완화 조치를 서두를 여지를 남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셋째, 고용시장 냉각 조짐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목표치(2%)를 상회하면 연준은 딜레마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향후 위원 교체가 예정된 점 또한 정책 일관성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결국 이번 FOMC는 ‘예상된 인하’ 그 이상의 신호를 내놓았다. 점도표의 불확실성, 시장의 혼조, 고용 둔화 우려, 그리고 연준 내부 역학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며, 향후 몇 분기 통화정책 경로는 더욱 가파른 뉴스 이벤트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