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7월 29~30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목표치보다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에 하방 압력을 가하기 위한 조치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감독 담당 부의장인 미셸 보우먼과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는 금리를 즉각 인하해야 노동시장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소수의견을 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고 지속적으로 비난해 왔는데, 이번 결정에도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사임 예정인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후임자를 지명해 연준의향 결정 과정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얻게 된다.
매파(Hawk) vs. 비둘기파(Dove)란?
연준 내부에서 ‘비둘기파’는 노동시장 둔화 위험을 중시해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성향을 보이고, ‘매파’는 인플레이션 재가속을 경계해 금리 인하에 신중하거나 반대한다. 이러한 구분은 공식 직책이 아니라 개별 발언과 성향을 토대로 언론과 시장에서 붙인 별칭이다.
주요 인사 발언1
미셸 보우먼 부의장 – “준비금리를 0.25%p 인하했더라면 경제 약화와 노동시장 손상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2025년 8월 1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 “지금처럼 관망 모드는 지나치게 신중하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정책이 뒤처질 수 있다.”(2025년 8월 1일)
제롬 파월 의장 – “너무 이른 인하로 인플레이션을 되살리거나, 너무 늦은 인하로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타격을 주지 않는 ‘효율적 통제’가 필요하다.”(2025년 7월 30일)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 “데이터가 목표 달성에 부합한다면 긴축 강도를 완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2025년 8월 1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 “재화 가격은 오르고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이는 연준뿐 아니라 모든 중앙은행이 맞닥뜨린 커다란 도전 과제다.”(2025년 8월 1일)
베스 햄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 “노동시장이 뚜렷이 약해지지 않는 한 당장 금리를 낮출 필요는 없다.”(2025년 7월 14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 “한 번 더 지켜보겠지만 영원히 기다릴 수는 없다.”(2025년 8월 1일)
이 외에도 수전 콜린스(보스턴), 라파엘 보스틱(애틀랜타), 토마스 바킨(리치먼드), 필립 제퍼슨 부의장, 마이클 바 이사, 로리 로건(댈러스) 등 다수 인사들이 공개 발언을 통해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 위험 간 균형”을 강조했다.
FOMC 의사결정 구조
연준 이사 7명(의장·부의장 포함)은 대통령 지명과 상원 인준을 거치며, 매 회의에서 항상 투표권을 가진다. 반면 12개 지역 연방은행 총재 중 투표권은 뉴욕 연은 총재를 포함해 연간 5명만 갖는다. 투표권은 매년 순환(rotating)된다.
정책 전망 및 점도표
연준이 6월 공개한 중간 점도표에 따르면 2025년 안에 총 0.50%p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19명의 정책위원 중 7명은 ‘동결 유지’를 전망했다. 차기 경제·금리 전망치는 9월 회의에서 다시 발표될 예정이다.
정책금리 목표 범위는 현재 4.25%~4.50%이며, 이는 2022년–2023년 공격적 인상 사이클 이후 역대 최고 수준 근방에 머물고 있다.
매파·비둘기파 분포 변화2
로이터는 새로운 발언과 상황을 반영해 인사 성향을 수시로 재분류한다. 최근 회의 전후 비둘기·중립·매파 숫자는 다음과 같다.
2025년 7월 기준 비둘기 4명, 중립 8명, 매파 7명으로, 2023년 말 대비 비둘기 비중이 다소 늘었다. 특히 ‘강경 매파’로 분류됐던 일부 인사가 최근 중립 또는 약매파로 이동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 해설: 왜 지금 논쟁이 뜨거운가?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긴축으로 물가 상승률은 피크 대비 크게 둔화됐지만, 서비스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이 목표(2%)를 여전히 상회한다. 동시에 소매판매·주택지표·고용지표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정책 오판(policy error)’을 피하기 위해 극도로 신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금리 선물(시카고상품거래소 FedWatch)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025년 말까지 두 차례(각 0.25%p) 인하를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으나, FOMC 내부 견해차가 뚜렷해 향후 통화정책이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경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1 인용문은 로이터가 집계한 공식 연설·인터뷰·회의 후 발언을 번역·정리한 것이다.
2 분포 그래프 역시 로이터 자체 분류 기준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