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은 노동시장 냉각이 경기 둔화로 이어질 위험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웃돈다고 판단하며, 올해 안에 추가로 두 차례 더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4.00%~4.25% 구간으로 낮췄다. 이번 인하 결정은 시장에서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었지만, 노동시장 위험으로 초점이 이동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준이 공개한 통화정책 성명에서는 “올해 상반기 경제활동 성장세가 완만해졌으며,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상승했으나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① 노동시장 둔화가 금리 인하의 직접 요인
“정책을 조정해야 할 때가 왔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파월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보다 노동시장 둔화가 더 큰 위험’이라고 지적하며 인하 전환을 시사했다. 실제로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만 2,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7만 5,000명)를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4.3%로 상승했다.
연준 이사진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미 상원은 회의 이틀 전인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스티븐 미런을 연준 이사로 인준했다. 미런 이사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돼, 미셸 보우먼·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기존 비둘기파 의결권을 강화했다.
② 향후 금리 경로: 연내 3.60%까지 하락 전망
연준 점도표(dot plot)는 올해 말 기준금리가 3.6%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6월 전망(연내 총 2회 인하)보다 완화적이다. 2026년에는 3.4%, 2027년에는 3.1%까지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공개됐다.
반면,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치는 2025년 3.1%(변동 없음), 2026년 2.6%(상향), 2027년 2.1%(동일)로 장기 목표치 2%에 점진적으로 수렴할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전망치는 2025년 4.5%로 유지되고, 2026년 4.4%, 2027년 4.3%으로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제시됐다.
③ 용어·기관 해설
FOMC는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미국 기준금리 결정 및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연준 내 최고 통화정책 기구다.
핵심 PCE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로,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중장기 물가 척도다.
‘비둘기파(Dovish)’는 통화완화를 지지하는 성향을, ‘매파(Hawkish)’는 물가 안정·긴축을 중시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파월 의장이 최근 ‘비둘기적 기조’로 기운 것은, 고용 둔화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④ 시장·전문가 반응
투자은행 맥쿼리는 “파월 의장은 잭슨홀 발언을 재확인하며 ‘균형의 이동’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S&P 500과 나스닥 선물은 금리 인하 발표 직후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의 방향 전환이 달러 인덱스와 금 가격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완화적 통화정책은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원자재 강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⑤ 전망과 과제
연준의 추가 인하 시그널에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안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국제유가 상승이나 공급망 재차 교란은 물가 하단을 지지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반대로 노동시장 약세가 심화될 경우, 연준은 ‘보다 빠른 완화’로 대응할 여지도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오는 19:30(한국시간 20일 04:30) 예정된 파월 의장 기자회견에서 구체적 조건부 가이던스가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이라는 표현의 뉘앙스 변화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핵심 단서로 꼽힌다.
※ 본 기사는 인베스팅닷컴 원문을 바탕으로, 전문 용어 해설과 맥락 설명을 추가해 한국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구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