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중석(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1. 서론: ‘22일차’가 던진 질문, “이번엔 얼마나 길어질 것인가”
2025년 10월 22일 기준, 미국 연방정부는 22일째 셧다운 상태다. 이는 2018‧2019년 35일 셧다운(역대 최장)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록이지만, 의회 교착·건강보험 보조금·국방 예산을 둘러싼 갈등 구조를 감안하면 기록 경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행정 공백’이 아니라 2025~2026년 미국 거시 환경을 구조적으로 바꿀 트리거가 될 것으로 본다.
본 칼럼은 (1) 거시지표·정책 사이클, (2) 금융시장‧섹터별 영향, (3) 기업 실적 및 투자전략, (4) 리스크 시나리오·기회 요인으로 나눠 1년 이상의 장기적 파급 효과를 심층 분석한다.
2. 거시경제: ‘데이터 블랙아웃’과 재정 쇼크의 이중고
2-1. 통계 공백이 경제 의사결정에 미치는 파급
셧다운이 시작되면 노동통계국(BLS)·상무부·USDA 등 ‘비필수’ 기관의 데이터 배포가 멈춘다. 이미 지난 3주간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9월 고용보고서, ▲무역수지, ▲소매판매, ▲주간 수출판매(곡물) 등이 지연됐다.
| 지표 | 평소 발표일 | 지연 시 영향 | 
|---|---|---|
| 비농업 고용(Non-farm Payroll) | 매월 첫 금요일 | 연준·기업의 임금/고용계획 불확실성 | 
| 소비자물가지수(CPI) | 매월 둘째 주 | 물가 전망치 ↑, 금리 파생상품 변동성 급등 | 
| 소매판매 | 매월 15일 전후 | 소비 추세 가늠 불가 → 소비재 기업 가이던스 저하 | 
| USDA 주간 Export Sales | 매주 목요일 | 곡물 선물 변동성 확대, 헤지펀드 포지션 왜곡 | 
데이터 공백은 모델 불확실성↑ → 리스크 프리미엄↑ → 자본비용↑으로 직결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발표 지연 4주 시, S&P500 변동성지수(VIX) +15%, 10년물 금리예측 오차 2배
로 확대될 수 있다고 추정한다.
2-2. 64만 명 무급휴직이 소비·고용에 미치는 1년치 효과
현재 640,000명의 ‘비필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furlough) 상태다. 이들이 받지 못하는 임금(평균 연 81,000달러)은 월 기준 43억 달러 규모로, 미 개인소비지출(PCE)의 0.10% 수준이다.
- 3개월 지속: 실업률 +0.2%p, 연율 GDP –0.4%p
- 6개월 지속: 실업률 +0.35%p, GDP –0.7%p, PCE –0.6%p
- 12개월 지속(극단): 실업률 4.7%→5.3%, GDP –1.2%p, 소비심리 지수 10pt 하락
즉, 6개월 이상 길어질 경우 ‘기술적 침체’ 재진입이 현실화한다.
2-3. 연준(Fed)의 정책 함수: 데이터 없이 금리 결정을?
금리 선물(FFR Futures)은 10월 28~29일 FOMC 25bp 인하를 97% 반영 중이지만, 핵심 인플레이션·고용지표 실측치가 부재한다면 정책 오류 확률이 높아진다. 과거 사례(2013년·2018년)에서도 연준은 “정보 공백기간에는 최근 추세를 단순외삽”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2025년은 서비스 인플레이션 고착 구간이어서 외삽의 리스크가 훨씬 크다.
제롬 파월 의장(가상 발언 시나리오) – “지표 확신이 없을 때 우리는 ‘보험적 인하’보다는 ‘데이터 복원 이후 결정’ 노선을 선호한다.”
따라서 금리 동결 장기화→채권 변동성↑→성장주 밸류에이션 재조정 가능성이 높다.
3. 금융시장: 3단계 충격 메커니즘
3-1. 1단계(0~2개월) ─ 유동성·심리 쇼크
뉴스 플로우에 민감한 반도체·밈 주식 중심으로 변동성이 폭발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의 가이던스 쇼크, 비욘드미트(BYND) 100% 급등 사례는 정책 불확실성과 실적 모멘텀 약화가 결합될 때 얼마나 극단적 시세가 가능한지 보여준다.
3-2. 2단계(3~6개월) ─ 실물·펀더멘털 전이
• 소비자: 모기지 신청지수 –5.2%(10/17 주간)와 같이 고금리에 셧다운 악재가 더해져 주택·자동차 구매 의지가 둔화.
• 기업: 정부 계약(DoD, GSA) 의존도가 높은 IT·방산·공공인프라 기업들은 매출 인식이 지연.
• 금융: 행정 공백으로 SEC·CFTC 심사 마비 → IPO·M&A 파이프라인 지연,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3-3. 3단계(6~12개월) ─ 신용·정책 리스크 확대
• 국채 신용등급: S&P·무디스는 2011년 패턴 상 “재정 협상 실패→등급전망 ‘Negative’” 경고 가능.
• 은행 대손충당금: 무급휴직·지방정부 보조금 지연으로 소비자·중소기업 연체율 상승.
• 지방재정: 연방교육·교통 보조금 고갈 시 주(州)채권 스프레드 확대.
4. 섹터·산업별 장기 지형도
4-1. 방산주: ‘지연은 기회’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노스럽 등은 매출 인식 시점만 늦춰질 뿐, 장기 수주잔고(B/L)가 견고하다. 오히려 지정학 리스크 확대와 함께 방산 예산이 추경 형태로 ‘몰아주기’ 될 공산이 크다.
4-2. 헬스케어: 보험 보조금 불확실성이 리레이팅 리스크
민주당이 요구하는 ACA 세액공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몰리나 헬스케어 급락(–17%)은 ‘리스크 프리미엄 재계산’ 사례다.
4-3. 반도체·테크:
데이터 공백 → 수급 모델 오차 상승 → 공급망 발주 조정 지연. TXN·인텔·온세미 실적 가이던스 쇼크는 사이클 하방 압력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
4-4. 농산물·원자재:
USDA·EIA 통계 공백이 투기적 포지션 왜곡을 초래. 옥수수·대두는 백워데이션 심화, 코코아·원유는 공급 쇼크 프리미엄 겹쳐 변동성 쌍봉 패턴이 예상된다.
5. 기업 실적·밸류에이션에 반영될 ‘셧다운 프리미엄’
팩트셋에 따르면 3분기 S&P500 어닝 서프라이즈율 85%에도 불구, 이익 증가율은 7.2%로 2년 만 최저다. 셧다운 장기화는:
- 매출 성장률 추가 –0.5%p 압력
- EPS 컨센서스 2025년 –3% 하향
- 멀티플 (PER) 1pt 디레이팅(19.5→18.5배) 가능
6. 투자 전략: “데이터 공백의 시대, 무엇을 살피고 무엇을 담을 것인가”
6-1. Data-Proxy Basket 구축
지표 없는 구간에서는 고빈도 매출 데이터(카드사, 로컬 광고, 트럭 운송량)를 대체지표로 활용. 핀테크(비자, 마스터카드), 물류 데이터 플랫폼(Descartes, Project44)이 대체지표 수혜.
6-2. 고정현금흐름 주도주
IBM처럼 배당+자유현금흐름 가시성 높은 기업은 변동성 방파제. 반면 성장 스토리(테슬라 로보택시·옵티머스)만으로 밸류를 받던 종목은 할인요인.
6-3. 옵션 헷지 전략
데이터 공백→VIX 평준화 레벨 20 상회 예상. VIX 쿠버(Call 25, Put 15 콤보), 상대배당락 ETF(HDV 등) 매수 + QQQ 풋 병행.
7. 시나리오별 12개월 로드맵
| 시나리오 | 셧다운 기간 | 2026E GDP | S&P500 목표 | 10y 금리 | 
|---|---|---|---|---|
| Base(60%) | ~3개월 | +1.5% | 5,100p | 3.8% | 
| Bear(30%) | 6~9개월 | +0.7% | 4,300p | 3.2% | 
| Tail-Risk(10%) | >12개월+등급 강등 | –0.3% | 3,600p | 2.7% | 
8. 결론 및 필자 제언
셧다운은 데이터→정책→실물→시장 순으로 3단계 충격을 준다. 과거와 달리 서비스 인플레이션과 지정학 리스크가 중첩돼 ‘완충 장치’가 약하다. 투자자는 (1) 대체 데이터 활용, (2) 현금흐름 중심 포트폴리오, (3) 옵션·섹터 로테이션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국회 정치 일정이 경제를 좌우하는 ‘정치경제 시대’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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