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에 달러 약세…금·은은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

달러 인덱스(DXY)가 3일 연속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영향으로 -0.12%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셧다운이 장기화할수록 미국 경제 성장률(GDP)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에 부정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9월 ISM 서비스업 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 것도 달러 매도 압력을 강화했다.

2025년 10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장중 낙폭을 키웠다가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오스탄 굴스비 총재와 댈러스 연은 로리 로건 총재가 잇따라 “지나친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달러 인덱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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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표 변동
• 9월 S&P 종합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잠정치 53.6에서 53.9로 상향 수정됐다.
• 9월 ISM 서비스업 지수는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50.0(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51.7을 하회했다.
• 같은 달 서비스업 물가지수(Prices Paid)는 69.2에서 69.4로 올라 물가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연준 인사 발언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재상승과 고용 지표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연준이 두 가지 책무 모두에서 어려움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로리 로건 총재는 “현 시점에서 추가 금리 인하는 신중해야 한다”며 물가가 고용 목표보다 연준 목표치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10월 28~29일 열리는 FOMC에서 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7%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유로, 달러 약세 덕에 상승

EUR/USD 환율은 +0.22%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의 피에르 원슈 위원이 “현재 정책 금리는 물가 목표 달성에 적절하다”고 밝히며 유로 강세에 힘을 보탰다. 다만 유로존 9월 PPI(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0.6%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해 상승폭은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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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ECB가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을 대부분 마무리했다고 판단하는 반면, 연준은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러한 통화정책 기조 차이는 유로화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고 있다.

유로/달러 차트


엔화, 실업률 상승·우에다 총재 비둘기 발언에 약세

USD/JPY 환율은 +0.15% 상승(엔화 약세)했다. 일본 8월 실업률이 2.6%로 1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됐다. 우에다 마사즈미 일본은행(BOJ) 총재가 “완화적 금융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점도 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다. 반면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금리는 1.675%(17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라 엔화 낙폭을 다소 제한했다.

토요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쇼트 커버링이 유입된 점도 변동성을 키웠다.

달러/엔 차트


안전자산 랠리: 금·은 14년래 최고치 경신

12월물 금 선물은 +1.05% 오른 40.80달러 상승 마감했고, 12월물 은 선물은 +3.45% 급등해 최근월물 기준 14년 만의 최고가를 찍었다. 셧다운 장기화, 무역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한다는 보도와,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이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는 의사를 내비친 점이 정책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러한 소식은 금 가격을 사상 최고치인 3,891.90달러/온스까지 끌어올렸다.

ETF 자금 유입도 흥행세를 뒷받침한다. 금 ETF 보유량은 3년 만의 최고치로 늘었고, 은 ETF 역시 같은 기간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 선물 차트


용어 해설

  • 달러 인덱스(DXY): 미국 달러를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주요 통화와 비교해 산출하는 지수.
  • ISM 서비스업 지수: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매월 발표하는 서비스업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판단한다.
  • PPI(생산자물가지수):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 물가 변동을 측정해 미래 소비자물가(CPI)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
  •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로, 미국의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 시각

기술적으로 달러 인덱스가 심리적 지지선인 100선 부근을 시험하고 있어 셧다운 장기화 여부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은 매수세가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금리 인하 기대치(97%)가 현실화되면 귀금속의 단기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ECB와 BOJ가 각각 금리 동결과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의 정책 차별화(trade divergence) 트레이딩이 올해 후반에도 주요 테마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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