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가 자정(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화·민주 양당이 예산 연장안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해 정부 운영 중단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2025년 9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이 다수를 점한 상원은 이미 한 차례 부결된 임시 지출 법안(Continuing Resolution)을 이날 재표결할 예정이지만, 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연말 만료 예정인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ACA 세액공제)을 연장하려고 하나, 공화당은 별도 법안으로 다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같은 날 보도에서 미 연방 각 부처는 자정까지 해법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필수 업무’를 제외한 연구·고객 서비스 등 다수 부서를 폐쇄하고 수천 명의 직원을 무급휴가로 돌린다는 비상계획을 공표했다. 항공사들은 관제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고, 노동부는 매월 발표하는 실업률 보고서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쟁점과 양당 전략
민주당은 29일 백악관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 2,400만 명에게 적용되는 건강보험 세금공제 연장에 관심을 보였다고 강조하며, 트럼프와 공화당 의회 지도부 간 균열을 노렸다.
“셧다운을 피할 수 있을지는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
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밝혔다.
이에 대해 JD 밴스 부통령은 회동 직후 “민주당이 ‘합리적인’ 제안을 일부 내놓은 것은 사실이나, 정부 폐쇄를 협상 카드로 써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어떠한 막판 합의도 상·하원 모두 통과해야 하나, 하원은 기한이 지난 10월 1일(수) 오전에서야 본회의를 열 계획이어서 시간적 여유가 없다.
‘셧다운’이란 무엇인가?
정부 셧다운(government shutdown)은 연방 의회가 기한 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정부 기관에 대한 지출 권한이 소멸할 때 발생한다. 이 기간 ‘필수 인력’을 제외한 공무원은 강제 무급휴가를, 민간 경제는 행정 공백·서비스 중단에 따른 비용을 떠안는다. 미국에서는 1976년 이후 20차례 이상 발생했다.
이번에 논의되는 예산 규모는 1조7,000억 달러로, 정부 전체 예산(7조 달러)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나머지 예산은 메디케어·사회보장 등 의무지출과 37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 부채 이자 상환에 쓰인다.
행정부 ‘감원’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셧다운 사태에서도 행정명령으로 비필수 인력 정리를 거론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난봄 각 부처에 셧다운 시 ‘비필수’ 직원 해고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의회가 할 일을 못 하면 행정부가 알아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셧다운은 피해야 한다”
고 사우스다코타주 공화당 상원의원 마이크 라운즈는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가 승인한 수십억 달러 규모 예산 집행을 거부한 전례도 있어, 민주당 내부에서는 “굳이 세출 법안에 찬성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원 의결에는 최소 민주당 7표가 필요하다.
중간선거 겨냥한 건강보험 전선
민주당은 건강보험 세금공제 연장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법제화된 조항을 행정명령으로 되돌리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요구했다. 또한 공영방송 예산 삭감 철회 등 부수안도 내세웠으나, 29일부로 일부 요구를 철회하며 협상 폭을 좁혔다.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워싱턴 권력 구조에서 소외된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가시적 성과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건강보험 이슈는 유권자 공감도가 높아 전략적 카드로 부상했다.
셧다운 회의론과 피해 규모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국가적 타격을 고려할 때 셧다운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정치적 책임 공방이 아니다. 수백만 미국인이 입을 피해가 문제”
라고 펜실베이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 존 페터먼은 지적했다.
실제 2018~2019년에 걸친 35일간의 셧다운으로 항만·공항 대기 증가, 중소기업 대출 지연, GDP 성장률 0.1%p 하락 등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번에도 노동부의 월간 고용보고서가 연기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전망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디폴트’(채무불이행)와 달리 즉각적 재정 파탄을 초래하진 않으나, 연방정부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불확실성을 퍼뜨린다고 진단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관여’가 협상 동학을 복잡하게 만들면서 마지막 순간 타결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반영해 S&P500 선물과 국채 수익률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자정 전 타결이 불발되면, 1일 0시부터 일부 공공서비스가 즉시 중단된다.
현재까지는 양당 모두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어 35일을 넘어선 최장 셧다운 기록이 다시 쓰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