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일부 정지)이 IPO(기업공개) 시장의 회복 흐름을 꺾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2025년 10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와 백악관이 예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연방정부는 전날부터 필수 인력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능을 정지했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골격 근무” 체제로 전환해 필수 업무 외의 IPO 서류 심사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셧다운은 SEC의 업무를 사실상 정지시키며, 이는 예비투자설명서(Prospectus) 검토 중단→코멘트 불가→상장 승인 보류라는 3단계 차단 효과를 낳는다”고 마이클 애슐리 슐먼(Running Point Capital Advisors 파트너 겸 CIO)은 설명했다.
SEC의 멈춤으로 제니퍼 가너가 공동 설립한 유아식품 스타트업 완스 어폰 어 팜(Once Upon a Farm)과 전기 수직이착륙(eVTOL) 항공기 제조사 베타 테크놀로지스(Beta Technologies), 그리고 생명보험 핀테크 에토스 테크놀로지스(Ethos Technologies) 등 다수 대어가 월가 데뷔를 눈앞에 두고도 “대기 모드”에 들어갔다.
지난 9월 29일 기준, 올해 미국 IPO 시장은 건수 263건·조달 금액 529억4천만 달러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LNG 대형업체 벤처글로벌, “후불결제” 서비스 클라르나,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 등이 최대 규모 상장에 이름을 올렸다.
용어 풀이: IPO·SEC란 무엇인가?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비상장 기업이 일반 투자자에게 최초로 주식을 공개·판매해 공개기업이 되는 절차다. 기업은 투자금 유치, 브랜드 가치 상승, 주주 지분 유동화 등의 이점을 얻는다.
SEC(미 증권거래위원회)는 1934년 증권거래법에 따라 설립된 투자자 보호·시장 투명성 감독기관이다. 상장심사, 회계감독, 불공정거래 조사 등을 담당한다. SEC의 심사·승인 없이 미국 내 증권 발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IPO 창구 “임시 폐쇄”가 몰고 올 세 가지 충격
첫째, 거래소·주관사 수수료 감소다. 상장 지연은 증권사들의 인수 수수료와 거래소의 상장 수수료 수취 시점을 뒤로 미룬다.
둘째, 시장 심리 악화다.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정책 불확실성”이 자본시장 전반에 확산돼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셋째, 기업 일정 재조정이다. 르네상스캐피털의 맷 케네디 전략가는 “이미 몇몇 기업이 일정 재고에 들어갔다”며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가을 상장 창구는 사실상 폐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사례가 주는 시사점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35일간 이어진 역대 최장 셧다운 당시, IPO 시장은 “개점 휴업” 상태였다. 다만 몇몇 기업은 SEC와의 사전 협의로 상장 가격을 미리 확정해 예외적으로 공모를 진행하기도 했다.
시장 분석가 루카스 뮐바우어(IPOX 리서치)는 “투자자 자금 유입 규모가 사상 최대치이고 상장 후 주가 성적도 양호하기 때문에, 셧다운 종료 시 빠른 회복세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수석전략가도 “가을은 전통적으로 IPO의 황금기”라며 “몇 주 길어질 경우 단기 심리 위축은 있겠지만, 근본적 수요는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시각: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필자가 취재·분석한 결과,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셧다운이 3주 이상 이어질 경우 이중 압력으로 기술·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할인 조정될 여지가 있다. 또한 월가 투자은행(IB)들은 인력 배정·마케팅 로드쇼를 즉각 재편성해야 하므로 비용 부담과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다.
반면 단기 공백은 저평가된 우량 후보군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셧다운이 끝나는 즉시 몰려드는 수요가 상장 첫날 가격 급등(IPO 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현재 예비심사를 마친 기업만 최소 50곳에 달한다. 특히 의료용품 대기업 메드라인(Medline), 소프트뱅크가 지원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 페이페이(PayPay), 기업 출장관리 플랫폼 나반(Navan)이 2025~2026년 라인업에 포진해 있다.
시장이 주목할 포인트는 ① 셧다운 기간 ② SEC 인력 복귀 속도 ③ 연준의 금리 결정이다. 세 변수가 맞물려 IPO 시장의 “진정한 해빙기”가 2026년으로 미뤄질지, 혹은 2025년 내 재개될지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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