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법원이 뉴욕시의 맨해튼 혼잡통행료(Congestion Pricing) 프로그램을 종료하려던 연방 정부의 시도를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추진해온 혼잡통행료 폐지 시도에 상당한 제동을 건 것이다.
2026년 3월 3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지방법원의 루이스 리먼(Lewis Liman) 판사는 화요일 판결문에서 연방 교통부(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USDOT)가 맨해튼 혼잡통행료 프로그램을 종료하려 한 2025년 2월의 조처가 불법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리먼 판사는 149페이지 분량의 의견서에서 “여기에서 문제 된 결정보다 더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운 의사결정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리먼 판사는 또한 2025년 5월에 발부했던 임시 금지 명령(temporary restraining order)을 근거로 연방정부가 프로그램과 관련해 뉴욕 프로젝트에 대한 연방 자금을 보류하지 못하도록 한 조처를 유지했다.
이 판결은 2025년 1월부터 시행된 미국 최초의 혼잡통행료 프로그램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갈등에 관한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맨해튼 60번가(60th Street) 남쪽 지역으로 진입하는 대부분의 승용차에 대해 출퇴근 시간대 등 혼잡 시간에 요금 $9을 부과하도록 설계되었다. 목적은 교통 혼잡을 줄이고 대중교통 개선을 위한 재원을 조달하는 데 있다.
프로그램의 첫해 성과로 뉴욕 주지사 캐시 호컬(Kathy Hochul)은 운행 차량이 2,700만 대 줄어들었고 통행 시간이 최대 왕복 각 15분까지 단축됐으며, $5억5천만(약 5억5천만 달러)의 수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입은 $150억(약 150억 달러) 규모의 채무 조달을 뒷받침하는 기초가 되어 주요 대중교통 자본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한편 리먼 판사는 2025년 4월 션 더피(Sean Duffy) 교통장관이 뉴욕시가 혼잡통행료 프로그램을 종료하지 않으면 뉴욕의 교통 관련 연방 자금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한 행위 역시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위협은 연방 행정기관이 주(州) 정책에 대해 자금을 지렛대로 압박할 수 있는 범위를 놓고 중요한 법적 선례를 남긴다.
"여기에서 문제 된 결정보다 더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운 의사결정을 상상하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혼잡통행료 종료를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뉴욕 주는 트럼프가 2025년 2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해당 정책 폐지를 자랑하는 글을 올리며 “LONG LIVE THE KING!“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점을 근거로 행정적·정치적 압박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백악관은 당시 왕관을 쓴 그의 합성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기도 했다.
USDOT는 즉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번 판결은 연방정부가 주와 지방정부의 정책을 자금 집행을 통해 무력화하려 한 시도가 법원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프로그램 승인 경위와 기술적 운용 방식
연방교통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기였던 2024년 11월에 이 혼잡통행료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승인은 해당 프로그램이 연방 고속도로(federal highways)에 부과되는 통행료를 포함하기 때문에 필수적이었다. 프로그램의 운용은 전자식 번호판 인식기(electronic license plate readers)로 모니터링되며 요금 징수와 위반 단속이 전자적으로 수행된다.
혼잡통행료 제도의 국제적 사례와 반대 논리
이 제도는 런던, 싱가포르 등에서 도입된 유사한 혼잡통행료 제도를 모델로 한다. 반대자들, 특히 더피 장관과 일부 정치권은 이 제도가 노동자층에게 비용부담을 전가하고 운전자들에게 무료 고속도로 옵션을 빼앗는다고 비판해왔다. 이러한 반대 논리는 정치적·사회적 논쟁을 촉발했고, 법적 대응과 행정적 압박으로 이어졌다.
용어 설명: 혼잡통행료와 전자식 번호판 인식
혼잡통행료(Congestion Pricing)는 도심 혼잡을 줄이기 위해 특정 시간대와 지역에 차량이 진입할 때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이다. 일반적으로 교통량 감소, 통행 시간 단축, 대기오염 저감, 대중교통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전자식 번호판 인식기는 차량 번호판을 자동으로 촬영·인식해 요금을 부과하거나 위반을 확인하는 기술로, 별도의 톨 게이트 없이도 통행료 징수가 가능하다.
경제적·정책적 파장 전망
이번 판결은 단기적으로 뉴욕시의 대중교통 자금 조달 및 장기적 인프라 투자 계획에 안정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첫해 $5억5천만의 수입은 이미 $150억 규모의 채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중단될 경우 이 채권의 신용구조와 자금 조달 비용에 영향이 생길 수 있다. 채무상환과 프로젝트 진행 속도는 연기되거나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교통·도시경제 측면에서 볼 때, 프로그래밍이 유지되면 통행시간 단축과 교통량 감소는 물류비용 절감, 근로자의 통근시간 단축, 대기오염 저감 등 실물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프로그램 폐지 시에는 통행량과 교통체증이 재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통상적인 통근 생산성 저하와 배송 지연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치·법률적 관점에서는 이번 판결이 연방 행정부가 자금 보류를 통해 주(州) 정책을 압박하는 사례에 대한 법원의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신(新)선례로 기능할 수 있다. 향후 유사한 행정적 위협이나 제재가 법정에서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향후 전망
이번 판결로 당장은 맨해튼의 혼잡통행료 제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방정부 일부 인사들이 정책을 계속 정치적 의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향후 행정적·입법적 도전은 계속될 수 있다. 또한 연방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실효성과 형평성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정책 조정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 인사이트: 도시 교통 전문가들은 혼잡통행료의 효과를 평가할 때 단순한 통행료 수입뿐 아니라 통행패턴 변화, 대중교통 이용률 증대, 환경적 편익, 저소득층에 대한 역효과(형평성 문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책 설계 시 요금 수준, 예외 규정, 대중교통 보완책, 수익의 투명한 사용 계획 등이 성공적 집행의 핵심 요소라는 점이 강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