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은 테슬라에게 2억43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유지했다. 이번 판결은 오토파일럿(Autopilot)을 장착한 모델 S 차량이 연루된 2019년 치명적 충돌 사건과 관련된 배심 평결을 뒤집어 달라는 테슬라의 요청을 연방 판사가 기각하면서 확인되었다.
2026년 2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미국 지방법원 판사 베스 블룸(Beth Bloom)은 금요일 공개한 판결문에서 재판 증거가 2025년 8월 배심 평결을 “충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판사는 테슬라가 평결을 무효화하기 위해 새롭게 제시한 주장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2019년 4월 25일, 플로리다주 키라르고(Key Largo)에서 발생했다. 당시 조지 맥기(George McGee)가 몰던 2019년형 테슬라 모델 S가 시속 약 62마일(약 100km/h)로 교차로를 통과하던 중, 맥기가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몸을 숙이며 한쪽으로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발생한 충돌이었다. 맥기의 차량은 갓길에 정차해 있고 차량 옆에 서 있던 나이벨 베나비데스 레온(Naibel Benavides Leon)과 딜런 앙굴로(Dillon Angulo)가 서 있던 SUV를 들이받았고, 베나비데스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앙굴로는 중상을 입었다.
배심은 테슬라에 사건 책임의 33%를 인정했다. 배심은 베나비데스 유산에 대해 1,950만 달러의 보상적 손해배상, 앙굴로에게 2,310만 달러의 보상적 손해배상과 함께 피해자들에게 나눠질 2억 달러의 징벌적(법정)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맥기는 원고들과 사전 합의를 통해 합의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 평결은 오토파일럿이 연루된 치명적 사고에 대해 연방법 배심이 내린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테슬라는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글로벌 전기차 기업으로, 그동안 많은 소송에 직면했으나 자사의 자율주행 또는 운전자 보조 기능과 관련된 소송이 재판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테슬라의 항변
테슬라는 판결 취소를 요구하면서 사고의 전적인 책임은 운전자 맥기에게 있으며, 맥기의 모델 S에는 결함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또 판결이 상식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자동차 제조사가 “부주의한 운전자들이 야기한 모든 피해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플로리다법상 테슬라가 “생명에 대한 무모한 무시(reckless disregard for human life)”를 보이지 않았으므로 징벌적 손해배상은 0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측은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부터 테슬라는 책임을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오토파일럿은 결함이 있었고, 테슬라는 이를 안전할 준비가 되기 전에 미국 도로에 내놓았다.”
— 아담 부멜(Adam Boumel), 베나비데스 유산 및 앙굴로 측 대리인 이메일
용어 설명: 오토파일럿과 징벌적 손해배상
오토파일럿(Autopilot)은 테슬라가 제공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상품명이다. 이는 차선 유지, 자동 가속·감속, 일부 상황에서의 자동 조향 보조 등 기능을 포함하지만, 테슬라는 운전자 감시와 개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명시해 왔다. 법원과 전문가들은 오토파일럿과 같은 시스템을 자율주행과 동일시하지 않으며, 현재 대부분의 제품은 완전한 자율주행 레벨(레벨 5)에 미치지 못한다고 본다.
징벌적(법정) 손해배상은 피고의 행위가 특히 중대하거나 고의적·명백한 과실을 포함할 때 피해자에게 추가로 부과되는 금전적 제재다. 이는 피해 보상을 넘어 행위자의 향후 유사 행위를 억제하는 목적을 가진다. 반면 보상적 손해배상은 구체적 손해 비용을 메우기 위한 배상이다.
법적·산업적 함의 및 향후 전망
이번 판결은 자동차 업계와 기술 규제 측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첫 연방법 배심 평결이라는 점은 다른 유사 사건의 소송 전략, 배심 설득 방안, 제조사 책임 범위 설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오토파일럿처럼 운전자의 관여가 전제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안전성 검증 및 제품 출시 시점과 관련한 기업의 내부 절차와 문서가 향후 소송에서 핵심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기적으로 테슬라의 법적 리스크(pricing of legal risk)를 재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 투자자들은 소송 관련 비용의 증가, 향후 유사 소송의 확산 가능성, 그리고 규제기관의 감독 강화 가능성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재산정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주가나 재무 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소송의 항소 결과, 향후 추가 소송의 확산 여부, 그리고 테슬라가 관련 기능 개선 및 내부 통제 강화에 얼마나 신속하고 명확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규제 측면에서는 이번 사건이 자율주행 및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에 대한 구체적 규제 도입을 촉진할 수 있다. 입법자와 규제 당국은 제조사의 안전성 주장과 실제 운전자 위험 관리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험·인증 기준, 라벨링 및 사용자 고지 의무 강화, 데이터 보존 및 공개 요구 등 정책적 수단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법률 실무적 관점
변호사들과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에서 배심의 사실 판단(factual finding)과 판사의 법적 판단이 결합된 방식에 주목한다. 판사는 증거가 배심 평결을 지지한다고 명시했으며, 이는 항소심에서 테슬라가 평결을 법적으로 뒤집기 위해 제시할 수 있는 논거의 폭을 좁히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항소심은 법리 적용과 절차적 쟁점을 재검토할 수 있으므로 최종 결론은 항소 절차의 진행 결과에 달려 있다.
사건 개요(요약)
2019년 4월 25일 플로리다 키라르고에서 발생한 사고로 베나비데스는 사망했으며, 앙굴로는 중상을 입었다. 배심은 테슬라에 33%의 책임을 인정하고 총 배상액 2억4300만 달러를 명령했다. 테슬라는 항소 예정이며, 이번 평결은 오토파일럿 관련 첫 연방법 배심 판결이라는 점에서 법적·산업적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전망으로는 항소심의 쟁점, 유사 소송의 확산 여부, 그리고 규제당국의 대응이 관건이다.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제품 안전성 개선, 그리고 명확한 사용자 고지 및 교육이 향후 분쟁의 핵심 대응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