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 저소득층 병원 대상 약품 선지급 환급 시범사업 진행 불허

미국 보스턴 소재 연방 항소법원(제1순회)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저소득층 환자 진료 병원에 대한 의약품 선(先)지급 후(後)환급 시범사업의 진행을 금지했다고 1월 7일 보도됐다.

2026년 1월 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에 기반을 둔 제1 미(美) 연방항소법원(1st U.S. Circuit Court of Appeals)은 메인(Maine) 연방법원이 미국병원협회(American Hospital Association)와 여러 의료 제공자가 제기한 가처분을 유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가처분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자원서비스국(HRSA)가 발표한 340B 리베이트 모델 시범사업(340B Rebate Model Pilot Program)의 시행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원고 측은 이 시범사업이 수십 년간 안전망 병원에 대해 적용되어 온 의약품 선(先)할인 관행을 일거에 바꾸는 성급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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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이 명령으로 HRSA의 시범프로그램 실행을 차단했으며, 원고 측은 이 프로그램이 병원들에 수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비용 부담을 안기고 의약품의 실제 구매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범사업의 대상이 되는 10개 의약품에는 폭넓게 사용되는 항응고제 Eliquis(이리퀴스)(제약사: PfizerBristol Myers Squibb), 경쟁 약물 Xarelto(자렐토)(제약사: Johnson & Johnson), 그리고 Januvia(자누비아)(제약사: Merck & Co)의 당뇨 치료제가 포함되어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은 2022년 제정된 법으로,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HHS)의 일부 기관인 HRSA 소관으로서 메디케어(Medicare)가 특정 고가 의약품에 대해 지불할 최대 공정가격을 협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메디케어는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또는 장애인 대상의 연방 건강보험 프로그램이다.

메디케이드(Medicaid)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함께 운영하는 저소득층 대상 건강보험 프로그램으로, 주(州) 메디케이드 프로그램들은 자격에 맞는 환자를 대신해 메디케어 협상 가격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기 위해 리베이트(환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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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에 영향을 받는 몇몇 의약품은 이미 연방 340B 의약품 가격 프로그램(340B Drug Pricing Program)의 적용을 받아 왔다. 340B 프로그램은 수십 년간 제약사가 메디케이드 및 메디케어 적용을 받기 위해 자사 의약품을 제공할 때 안전망 병원(예: 저소득층 진료 병원)에 대해 선(先)할인을 제공하도록 요구해 온 제도이다.

HRSA는 7월에 발표한 이 340B 리베이트 모델 시범사업이 제약사들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중복되는 가격 양보를 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사업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병원에 대해 제품의 도매가격(wholesale price)을 청구하고, 이후 실제 할인분을 반영한 리베이트 형식의 환급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미국병원협회(AHA)는 지난 달 소송을 제기하며 이 시범사업이 행정절차법(Administrative Procedure Act)을 위반해 채택되었고, 시범모델이 병원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메인주 연방지방법원의 랜스 워커(Lance Walker) 판사는 트럼프가 지명한 판사로서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2025년 12월 29일 가처분 명령을 내리고 원래 계획된 2026년 1월 1일 시행을 차단했다.

“에이전시가 수십 년에 걸쳐 유지되어 온 선(先)할인 관행을 중단할 경우, 자원이 부족한 농촌 및 저소득층 지역을 진료하는 병원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용어 설명(간단 정리)

HRSA(Health Resources and Services Administration)는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안전망 의료 제공자(예: 연방보건센터, 공립병원 등)에 대한 자원 배분과 보건 서비스 지원을 담당한다.
340B 프로그램은 제약사가 연방 의료 보조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의약품을 판매할 때 일정 비율의 가격 할인이나 기타 가격 혜택을 안전망 제공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메디케어(Medicare)는 주로 노인과 특정 장애인 대상의 연방 건강보험이고, 메디케이드(Medicaid)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연방 협력 프로그램이다.


정책적·경제적 영향 분석

이번 항소법원의 결정은 단기적으로 병원 현금흐름과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고 병원 측의 주장은 시범사업이 시행되면 병원들이 우선 도매가를 지급한 뒤 개별 제약사로부터 환급을 기다려야 하므로, 특히 자금력이 취약한 안전망 병원들은 운영자금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AHA가 제기한 ‘수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라는 주장은 이 같은 현금흐름 문제와 관련된 위험을 강조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제약사들은 시범프로그램을 통해 중복된 가격 양보를 회피함으로써 표면상 매출과 현금 흐름을 안정화할 수 있으나, 병원과의 관계 및 규제 리스크가 증대할 수 있다. 둘째, 병원들이 추가 비용을 환류시키기 위해 의료서비스 축소, 인력 감축, 진료 과목 축소 등의 비용절감 조치를 취할 경우 지역사회 의료 접근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셋째, 메디케이드 주(州) 프로그램의 예산 운용과 주정부 재정에도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병원들이 환급 지연으로 단기 비용을 증가시키면, 주정부의 보조 및 조정 요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번 사안은 행정절차법 준수에 관한 선례가 될 수 있다. 행정기관이 새로운 가격·지급 모델을 도입할 때는 규범적 책임과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법원의 신호는 향후 유사한 보건정책 도입 과정에 있어 보다 엄격한 법적·절차적 검토가 요구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향후 전망

이 사건은 항소법원의 판결이 내려졌으나 소송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HRSA와 연방정부는 항소를 통해 상급 법원에서 판결을 받아 정책을 재확인하려 할 수 있고, 반대편인 병원단체는 하급심의 가처분을 유지하도록 추가 증거를 제출하거나 항소심에서 승소를 목표로 할 것이다. 법적 불확실성은 정책 적용 시점을 재연기시키거나 수정된 대안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핵심 요지: 항소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340B 환급 시범사업 진행을 금지했으며, 이 결정은 안전망 병원의 재정 부담, 지역 의료 접근성, 제약사의 가격 전략, 그리고 향후 보건정책 도입 과정의 행정절차 준수 논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