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 심리 하락에 뉴욕증시 혼조…반도체·에너지주는 강세, 일부 기술주는 약세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장중 혼조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0% 상승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8% 상승했으나, 나스닥100 지수는 0.20% 하락했다. 같은 시각 12월물 S&P500 E-미니 선물은 0.12% 오르고, 12월물 나스닥 E-미니 선물은 0.18% 내렸다.

2025년 9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8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근원 PCE 물가, 소비자심리지수 개정치,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 발언, 그리고 정부 셧다운(업무정지) 가능성 등 굵직한 재료에 반응했다.

우선 미 상무부가 발표한 8월 개인소비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0.5%)를 넘어섰다. 이는 5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같은 달 개인소득은 0.4% 늘어 컨센서스(0.3%)를 상회했다. 소비 확대가 경기 회복 기대를 키우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주목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인 8월 근원 PCE 물가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9% 상승해 예측치와 일치했다. 이는 물가 상승 속도가 통제 가능한 범위에 머물고 있다는 인식을 낳아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 최종치는 55.1로 확정되며 예비치(55.4)와 시장 전망을 모두 밑돌았다. 이는 4개월 만의 최저치로, 경기 모멘텀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다. 동시에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4.7%(기존 4.8%)로, 5~10년 기대는 3.7%(기존 3.9%)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리치먼드 연방은행의 톰 바킨 총재는 “올해 초 지배적이었던 불확실성이 기업 환경에서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고용이나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악화될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다소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해석돼 채권 가격 상승폭을 제한했다.

채권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1.6bp 내린 4.154%를 기록했다. 근원 PCE와 소비자심리 지표 모두 물가 압력을 완화시켰다는 평가가 금리 하락 요인이 됐지만, 개인소비 급증과 바킨 총재 발언이 하락폭을 제약했다.

주목

해외 증시는 유럽과 아시아가 엇갈렸다. 유로스톡스50은 5주 만의 최고치로 0.88% 상승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5% 하락, 일본 닛케이225는 0.87% 내렸다.


섹터별 움직임

반도체주월스트리트저널(WSJ)이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반도체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파운드리즈는 5% 넘게 올랐으며, 인텔 3% 이상, 텍사스인스트루먼트 0.67% 상승했다. 반면 AMD·마벨·브로드컴 등 일부 종목은 1~2%대 약세를 기록, 업종 내에서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에너지주도 국제유가(WTI)가 1.75개월 만의 고점을 경신하면서 동반 랠리를 펼쳤다. APA가 4% 이상, 데번·슐럼버거·다이아몬드백이 3% 넘게 뛰었고, 엑슨모빌·마라톤·발레로도 1% 이상 올랐다.

제약주 역시 상승했다. 제프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수입 관세 100% 부과 계획이 오히려 미국 내 설비를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라이릴리·머크·화이자·애브비가 모두 강세를 보였다.

반면 코스트코는 4분기 미국 내 비교매출이 5.1% 증가해 예상(5.21%)에 못 미치자 2% 넘게 하락, 나스닥100 내 낙폭 1위를 기록했다. 콘센트릭스 역시 4분기 조정 EPS 가이던스가 시장 전망을 하회하며 9% 이상 급락했다.


개별 종목 뉴스

FDA크리네틱스 파마슈티컬스의 말단비대증 치료제 Palsonify를 승인함에 따라 주가가 25% 폭등했다. 파카(Paccar)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생산 대형 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5% 이상 급등, S&P500 상승률 1위에 올랐다.

또한 보잉은 연방항공청(FAA)이 737 MAX 인도 제한을 완화할 것이라는 WSJ 보도로 3% 이상 뛰며 다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미리온 테크놀로지스는 JP모건의 “비중 확대” 신규 커버리지와 목표주가 28달러 제시에 7% 올랐다.


금리·정책 동향

선물시장은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6%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미 연방정부는 10월 1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경우 셧다운에 돌입하게 된다. 백악관은 “셧다운 시 대통령의 국정 우선순위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의 직원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유럽 국채시장에서는 10년물 독일 국채금리가 2.729%로 1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왔고,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도 4.718%로 3.9bp 하락했다. 이는 ECB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8월)이 2.8%로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이 이어진 결과다.

ECB 통화스와프 시장은 10월 30일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2%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가 짚어본 시장 의미

시장 참여자들은 소비 강세와 물가 안정이라는 긍정적 조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심리 악화와 정치적 위험(셧다운)이 증시 상단을 제한한다고 진단한다. 특히 소비지출이 견조하더라도, 심리 지표가 추세적으로 둔화할 경우 향후 경기 모멘텀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근원 PCE”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를 뜻한다. ※연준은 이 지표를 가장 중요한 물가 바로미터로 삼는다.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전자거래로 체결되는 소형 주가지수를 말하는데, 실시간으로 투자자 심리를 반영해 현물지수에 선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미국 내 설비투자를 촉진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기업 간 수혜·피해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종 전반의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일정

오는 10월 1일 미국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 시한이 종료되고, 28~29일에는 FOMC 회의가 예정돼 있다. 10월 중순부터 시작될 S&P500 3분기 실적 시즌도 지수 방향성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2%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으며, 3분기 전체 이익 성장률은 6.9%로 상향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적 모멘텀 강화가 주가 하방을 지지하지만, 매크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지수보다 개별 종목 접근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