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심리 악화 속 뉴욕증시 소폭 하락 마감

뉴욕 증시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부진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20% 하락했고, 나스닥 100은 ‑0.43% 밀렸으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상승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22%,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44% 떨어졌다.

2025년 8월 17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차트(Barchart) 리포트에 따르면, 장중 투자자들은 금리·무역·국제 정상회담 등 굵직한 거시 변수를 예의주시했다. 특히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관세·유가·유럽 안보 등 글로벌 리스크가 재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소비 지표·금리 기대
미국 미시간대 8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58.6으로 전달 대비 3.1포인트 하락하며 월가 예상(62.0)을 밑돌았다. 설문 응답자의 58%가 ‘물가 부담으로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고,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9%, 5~10년 기대치는 3.9%로 뛰었다. 같은 날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로 컨센서스(+0.6%)를 밑돌았지만, 6월 수치가 +0.9%(종전 +0.6%)로 상향 수정되며 전반적 해석은 ‘중립적’으로 기울었다.

물가·연준 통화정책
전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3.3%(근원 +3.7%)로 예상치를 웃돌자, 시장은 연준이 9월에 50bp 인하할 가능성을 ‘사실상 소거’했다. 연방기금선물은 9월 25bp 인하 확률을 85%로 낮췄고,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도 40%로 후퇴했다. 시카고 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는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집요하다”며 또 한 번의 물가 지표를 확인한 뒤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채·금리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3bp 오른 4.318%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BEI)이 2.385%로 1.1bp 하락했음에도, 소비자심리지표 부진이 ‘연준의 매파적 입장 완화’ 기대를 상쇄하지 못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7.6bp 올라 2.788%, 영국 10년물 길트는 5.6bp 상승해 4.696%를 나타냈다.

무역·관세 리스크

“다음 주 또는 다다음 주에 철강과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겠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300%에 달하는 반도체 관세를 시사하면서도,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기업에는 예외를 줄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그는 중국과의 ‘90일 관세 휴전’을 11월까지 연장했고,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올린 바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예정된 조치들이 모두 시행되면 2024년 2.3%였던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5년 15.2%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기 둔화
같은 날 발표된 중국 7월 소매판매(+3.7% y/y)와 산업생산(+5.7%)은 예상치(+4.6%, +6.0%)를 밑돌았다. 실업률은 5.2%로 상승했고, 부동산 투자는 연초 대비 –12.0%로 낙폭이 확대됐다. 이는 글로벌 성장 우려를 자극, 미·중 수요 둔화를 동시에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기업 실적·섹터별 흐름
S&P500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시즌 전 전망치(+2.8%)를 크게 웃돌았다. 이미 82%의 기업이 실적을 공개했으며, 이 중 82%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날 ‘매그니피슨트 세븐’은 혼조를 보였다. 테슬라가 ‑1.49%로 가장 부진했고, 알파벳·메타는 소폭 상승, 아마존은 보합권에서 마쳤다. 다우지수 강세는 유나이티드헬스(+12%)와 세일즈포스(+3.9%)가 견인했다. 반면 반도체주Applied Materials(-14%), KLA(-8.4%), Lam Research(-7.3%) 등 대형 장비주 중심으로 급락했다. 단, 인텔은 ‘미 정부가 칩스법(Chips Act) 자금으로 지분투자를 검토’한다는 보도에 +2.7%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0.7% 하락, 암호화폐 관련주 라이엇 플랫폼스(-7.5%), 코인베이스(-2.2%)도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2분기 중 보건·주택건설주를 매수한 사실이 공시되며 유나이티드헬스, 레나, DR 호튼은 동반 강세를 보였다.

그 외 샌디스크는 가이던스 부진으로 ‑4.6%,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투자의견을 하향한 타깃은 ‑1.2% 하락했다. 앞으로 예정된 주요 실적 발표 일정은 18일 파이어아이·XP Inc.가 대기 중이다.


전문가 해설
기자는 이번 장세를 ‘물가·관세·금리의 3중 변수’가 교차하는 과도기로 해석한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심리 위축과 중국 지표 부진이 위험자산 선호를 둔화시키겠지만, 2분기 호실적은 하방을 완충하고 있다. 결국 연준의 9월 FOMC에서 실제 인하폭이 확인되기 전까지, S&P500은 4,800~5,100포인트 범위의 ‘뉴스 드리븐(news-driven)’ 박스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관세 정책의 세부안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리쇼어링·프렌드쇼어링)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참고: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지수선물로, 정규장 외 시간의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